강한 키치감의 첩보 액션 └ 액션/모험





[아토믹 블론드].

[팅커테일러솔저스파이]식 전개와 메세지에
니콜라스윈딩레픈식 키치스타일을 끼얹고,
마무리로 [존윅]에서 다듬어진 액션씬을 추가한 그런 영화다.



냉전시대임을 모를까봐 아예 대놓고 차갑게 만든 색감과 그런 삭막한 느낌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폐스럽게 느껴지는 네온빛의 이상한 화려함, 그리고 제때를 아는 속도감있는 연출이 매력적인 영화다.

스토리를 관객에게 강조하고 설명하려는 노력보다, 스타일을 표현하는 데 집중한 영화라서 영화는 상당히 쿨한데 내용이해는 하기 어려운 작품이 되었다. 물론... 개연성이 없는 것과, 번역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단지, 영화가 설명을 구체적으로 하길 포기하고 스타일에만 집중하기에 관객이 알아서 이해해야 하는 영화가 되었을 뿐. 영화 속의 암시나 비유적표현, 돌려말한 떡밥들을 곱씹어봐야 그나마 내용을 따라갈 수 있다. 이게 상당히 불편하지만, 그래도 덕분에 느와르식 낭만과 스타일이 극대화된 감이 있다.

주인공이 진실을 추적하는 '미스터리'에 대한 즐거움은 표현되지 않았기에, 실마리를 통해 진실을 찾아가는 재미는 없다. 따라서 진실을 쫓아가는 여정은 재미가 없다. 그러다보니 작중 지루하지 말라고 다양한 액션씬이 등장한다.

이 액션씬 중에 나는 개인적으로 초반보다 후반의 액션씬이 더 좋았다. 초반에는 그녀의 프로페셔널함을 입증시키기 위해 그녀를 떠받드는 액션씬이었다면, 후반의 액션씬은 그녀가 처절하게 싸우는 액션씬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특히 베를린 장벽 붕괴 당일 터지는 액션씬은 이것을 롱테이크로 촬영해 처절함을 더 강화시켰다. 여기에 에디 마산의 자연스런 감초연기 덕분에 드라마와 입체감이 살아난다.



동시에 그녀의 처지를 액션씬으로 잘 승화시킨 면도 있다. 초반엔 그녀의 당당함과 프로스러움이 묻어나지만, 그녀조차 부조리와 배신자, 멍청한 관리들로 점칠된 스파이계의 불안전함을 깨닫지 못했다. 불안전함으로 거대해진 스파이계에서 홀로서기를 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가 스스로 썩은 동앗줄을 잡고 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그녀는 몸도 정신도 피폐해지는데, 이런 심적변화의 과정을 그 하나의 액션씬에 담았기 때문에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 영화다. 작품성은 있지만,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약간 불친절한 구석이 많기 때문. 이건 아마 내가 설명충, 상황을 강조시키는 장면이 있는 흔한 헐리웃 영화에 당분간 빠져있었기 때문에 순간의 눈치와 이해력으로 정황을 파악하는 능력을 자주 쓰지 않아 소실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다만 나같은 관객이 적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위의 사실을 숙지하고 영화를 선택하는 것을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함.

이 영화를 보겠다면 내 개인적 추천은, [팅커테일러솔저스파이]를 먼저 보는 것이다. 이 영화와 영화 속에서 암시를 주는 방식을 이해했다면, [아토믹 블론드]를 즐길 수 있는 능력과 눈치를 갖출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추가로 영화를 많이 본 분들이라면 반갑거나, '님이 거기서 왜 나와요' 스런 다양한 명품 조연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혹은 재발견이나. [미이라]에 나왔던 소피아 부텔라 분은 나에겐 반갑다기보단 '재발견' 쪽이었다. [미이라]에서 봤을땐 그냥 그런 연기자인 줄 알았는데, 여기서 불안한 눈빛, 어리숙함 가득한 스파이 연기를 보여주었기에, 이 이미지가 내 머리에 강하게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음악이 정말 많이 깔린다. 액션씬이나 주인공이 걸어가는 씬을 보여줄 때도 음악이 깔린다. 그래서 산만할 것 같지만 이걸 절제를 잘하면서 썼기 때문에 산만한 느낌이 전혀 없다. 무드를 잡아줄 때는 음악을 없애고 현장음으로 제대로 잡아주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이 영화에서 음악은 걸맞는 상황에 걸맞는 선곡을 써서, 오히려 키치적인 분위기를 만들기도 하고, 동시에 편집의 박자감을 느끼게 해주기도 하고, 아이러니함을 강조하기도 한다.

아마 영화의 OST가 나온다면 영화가 2시간이니 100분짜리 OST가 나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상당히 정말 많이 나온다. 그 중에는 귀에 익은 곡들도 있는데... 퀸의 under pressure나 99Luftballons같은 것. 화면 때깔이 워낙 좋아서 간혹 유명곡 깔릴 때는 뭔가 뮤직비디오스러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 역사 사이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는 설정에 분위기도 현실적이지만 부분적으로 이질적인 느낌을 주기에, 2시간 동안 다른 세계를 여행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아무튼 독특한 경험이었다.









PS.



영화를 설명하다 보니 샤를로즈 테론 찬양하는 것을 잊어먹었다.

진짜 대단하다. 쿨하고 Badass한 스파이 여자를 떠올리라면,
앞으로 이 영화 주인공인 로레인을 떠올릴 듯.

진짜 너무 멋지게 나온다. [매드맥스]의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었음.

그러니 페미니즘을 가진 여성이라면 VIP보고 빡치지 말고 이걸 보세요.

덧글

  • G-32호 2017/08/30 23:22 #

    어억 저 삭막해 보이는 인상..
  • 로그온티어 2017/08/31 13:41 #

    인상이 저래도 정작 보면 정말 멋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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