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툰 리뷰 └ 교양채널R

난 레바툰의 성공과 나도 레바툰을 좋아하는 것을 느끼면서 이제 세상이 변태화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팬미팅에서 레바는 '니들이 변태인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그렇다, 팬들은 변태다. 레바툰을 보며 불쾌하거나 내 성향이 아니라고 딴 거 보기보다, 그가 직설적으로 내뱉는 다양한 성적드립에 미소를 띄는 것을 보면 팬들은 변태가 확실하다.

나는 새로운 세대가 신조어를 만드는 것에 대해 이상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신조어를 만드는 이유는 이전 세대와 달라보이기 위한 것 + 의도를 숨기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남에게 나의 무언가를 보여준다는 것이 거리껴지는 세상이다. 아니, 성기를 보여준다는 말이 아니라 내 성향말이다. 나는 어떤 성향이고, 어떤 것에 심취해 있다는 것을 숨기거나 굳이 보여주지 않고 산다.

회사원들은 무리에 속하기 위해 노력한다. 자신이 홀로서기에 부적절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무리가 제일 안전하니까. 다만, 무리에 들기 위해서는 취향이나 성향을 통일해야 한다. 점심은 짜장면, 다같이 야근. 다같이 무엇을. 다같이 하자. 자신이 싫은 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이 사회생활의 근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명백히 전체주의적인 시각이다. 개인의 자유가 없잖아. 공동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사는 것도 위기에서나 한 두번이지, 인생 내내 끌려다녀야 한다면 그건 뭔가 문제가 있는 거다.

그리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다. 공동체의 시선에서 자신이 옳은 지 끊임없이 검열한다. 물론 공중도덕을 위해서 이를 검열하는 자의식에 에너지를 쏟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개인사까지 침범한다는 게 문제다. 자신의 정신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사회적 시선을 의식하는 경우가 바로 그거다.

대표적인 게 성생활. 솔직히 말해 요즘은 누가 에세머고 젠타이매니아고 부남자고 부녀자고 상관없는 세상이 맞다. 하지만 이것이 오프라인에서 드러날 경우, 갑자기 터지는 어색한 순간이 있다. 내 보수적인 시각이나, 타인의 보수적인 시각에서 순간 '저건 너무 이상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터져 나온다. 왠지 사회에서 동떨어진 녀석 같다. 그냥 개인의 성생활이자 취향이고, 타인이 관여할 일이 아닌데 마음은 어느새 거리를 두고 있다. 단체가 나를 비정상으로 보고 나를 밀어낼까봐. 다신 사회에 합류하지 못 할까봐. 집단의 성향 속에 자신을 묻는 것이다.

레바툰은 그런 숨은 변태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들을 보란 듯이 드러낸다. 순간적으로 DC의 정신이 드러난다. 나도 변태, 너도 변태. 우리끼린 변태니까 끝까지 즐기보자는 의식이 한 컷 한 컷 속에 새겨져있다. 동시에 스스로의 변태스러움에 자괴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게 또 공감을 이룩한다. 동시에 사회에 암암리에 숨어있는 변태적인 성향을 직접적으로 고발하기도 한다.

레바툰이 일상에서 사회적 현상을 변태스러운 풍자로 다루는 것을 보면서 상스럽다기 보다는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스스로를 수그려 욕망을 죽이고 단체에 조용히 묻어나갈 때, 스스로 변태를 선언하며, 혹은 그걸 숨기려는 가식을 보임으로 자신을 돌려까며 사회에 숨겨진 변태욕을 아주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생각해보면 그냥 냅둘 수 있는 것에 기어이 화를 내고, 강요하는 이 세상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 세상은 제정신이 아닌 것 같거든.

어쩌면 사대주의나 권위의식과 지나친 정치적 올바름에 빠져 스스로를 공동체에 내던져 버리고 억눌린 욕망 속에 곪아가는 내면을 나몰라라 하는 게 아닐까. 그러면서 생각과 성격이 점점 꼬이고 꼬여서 다른 방향으로 욕망을 분출하기 시작하는데, 그 중 하나가 갑질일 것이다.

레바툰 속의 팩트를 넘어선 과장스러움과 현실적인 공감의 경계에 서있는 풍자를 보면 내가 변태인지 세상이 변태인지 모를 회의주의에 빠지게 된다. 그러면서 어쩌면 우리는 모두 변태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하다면 우리의 변태성을 숨기지 않고 스스로 지각하고 스스로의 삶과 욕망을 찾아 사는 게 서로에게도 편하고 가장 행복한 길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만 그런 현실이 있었다면, 레바툰은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덧글

  • Vincent 2017/10/12 10:13 #

    예 그 변태가 바로 접니다.
  • 로그온티어 2017/10/12 23:30 #

    보수적시선을 가지고 사람들의 취향의 저열함을 따지고, 그로써 인성의 계급을 나누죠. 이런 의미를 중요시하는 사람들은 변태로 보고 비하합니다만, 저는 그런 의미로 쓴 게 아닙니다.
  • G-32호 2017/10/12 19:15 #

    갑자기 레바 본인이 한 말이 생각나네요.

    '아 병신짓도 오래하니 직업이 되네
  • Vincent 2017/10/12 19:36 #

    ???: 그래, 나 남창이다!
  • 로그온티어 2017/10/12 23:28 #

    g32 - 뭐든지 가능한 시대죠
    vincent - ....;;;
  • Vincent 2017/10/13 16:09 #

    //로그온티어 레바 본인이 실제로 한 말 입니다;; 그냥 드립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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