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모순 └ 제작기록



쇠강철 전시에서 맘에 드는 문장을 발견했었습니다. 거긴 대장장이가 주인공인 게임을 만드려고 생각중인 게 있어서 일부 고증을 위해 찾아간 곳이었어요. 뭐 개인작품에 뭔 고증이겠냐지만, 나름 신경을 씁니다. 그 신경을 알아본 친구가 저를 네트워크 교수와 만나게 해준 일도 있었죠. 대단히 고마운 일이었습니다만... 고증을 너무 신경쓰면 작품을 못 만든다는 것만 깨달은 만남이었습니다.

아무튼 전 이 대목을 보고 감탄했습니다. 당연하고 늘 듣던 소리지만, 늘 들을 때마다 '그런거겠지'하고 넘기던 말들인데, 저 날따라 이 한마디가 정말 와닿더군요. 왜 그런 지는.... 잘은 모르겠어요. 하지만 와닿았습니다.



"전쟁은 특정 집단이 정치, 경제적인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전쟁이라는 외적인 갈등은 파괴의 상징이었지만, 내적으로는 통합을 이끌어 냅니다. 그뿐만 아니라 전쟁은 철제 갑옷 같은 방어영 무기에 대항하기 위해 더 향상된 공격용 무기를 만들게 합니다. 강한 창을 막기 위해 더 강한 방패를, 강한 방패를 뚫기 위해 더 강한 창을..."

외적 파괴를 통해 내부적 통합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가장 와닿았습니다. 전쟁으로 발명한 것들로 지금의 삶이 편해졌고, 여러 철학과 도덕성에 대한 고찰이 진행되게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이런 모순을 발견할 수 있으니까요. 지금은 UN이 잘 지키고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전쟁은 불가피할 지도 모른다는 섬뜩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경쟁심과 위기심과 증오심은 여전히 곳곳에 도사리고 있으니까요. 만일 일어난다면 결국 어쩔 수 없이 수용하고 자신만은 살아남길 기도하는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리고 살아남았다면 이후에 더 살기 좋게 변화된 세상을 보며 끔찍한 모순을 발견하고 우울해질지도 모르죠.


덧글

  • G-32호 2017/10/13 21:50 #

    저 철의 모순이 지금은 핵의 모순으로 발전했다는게 참..
  • 로그온티어 2017/10/14 02:29 #

    어느쪽이든, 이런 모순 싫은데 말이죠
  • 진냥 2017/10/14 08:35 #

    저도 이 전시 정말 인상깊게 보았습니다! 인류의 역사가 전쟁의 역사임을 미루어본다면, 저 '철의 모순'은 인간의 모순인지도 모르겠네요. 가혹한 현실입니다...ㅠㅠ
  • 로그온티어 2017/10/14 12:42 #

    왠지 인간 자체가 자기현실을 가혹하게 만드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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