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건 럭키 └ 코미디





이 영화는,

007이 양아치 금고털이범으로 나오고, 에일리언을 상대한 여자가 동네 무료 진료 의사로 나오고, 다크 사이드에 입문한 예비 베이더가 동네 바텐더로 나오며, 캡틴의 친구가 젊은 완벽주의 레이서로 나오며,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 색골 곰탱이가 스페인 억양 충만한 레이서로 나오고, 지아이조 멤버가 해고 당한 일용직 일꾼으로 나오는 영화입니다. 아, 전미를 울린 식물인간 복서가 스컬리처럼 나오는 것도 잊으면 안됩니다.









이 길고 장황한 설명은 농담이 아닙니다. 이게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을 설명한 것이자, 이게 이 영화의 진실된 가치거든요. 솔직히 각자 다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한가닥 하셨던 분들이라 이런 평범한 배경에 쉽게 동화되지 않을 법도 한데, 로건 럭키 속에서는 평범한 사람들로 나옵니다. 배우 이름을 알고 검색해보지 않으면 가끔 정말 거기 있던 사람같이 느껴질 정도로, 배우가 배경에 충실하게 녹아듭니다. 몇몇 재능있는 배우는 아예 억양까지 바꿔버렸기에 영화를 보는 순간엔 배우개그가 머릿속에서 안 떠오르고 그냥 거기 살던 캐릭터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차분하고 미자극적인 연출과 최대한 현실성과 맞물려 자연스럽게 보이려는 시도들, 거기에 소소한 위트가 겸해져 부드럽게 경쾌한 분위기를 작품 내내 이어갑니다. 극도로 일상적인 배경은 친근하고 편하고, 연출에 기교도 후반부 빼고선 미미해서, 보다보면 어떤 고향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 소문을 가만히 듣는 느낌을 유지합니다. 그래서 지루할 수도 있지만, 위에 썼듯이 지루할까 싶으면 배우들의 호연이 눈길을 끕니다.



참 이상한 영화라고 할 수 있어요. 날고 기는 배우들을 평범한 배경에 던져놨는데, 오히려 배우의 매력을 가장 크게 살려내는 영화라니. 거기에 하이스트 무비 답게 적당한 긴장감도 있습니다. 하이스트 무비라면 꼭 들어가는 클리셰는 다 들어가 있지만, 묘하게 쫄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배우들을 현실에 있을 법한 인물들로 묘사하고 오락을 위한 기교를 자제한 연출 덕분입니다. 영화는 특유의 템포와 분위기를 만들어,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처럼 관객을 설득시켜 몰입시키는 데요. 때문에 영화지만 영화처럼 느껴지지 않는 중간 현실이 만들어집니다. 영화 속 현장감에 동화되어 은근한 스릴을 느끼는 겁니다.

말하자면, 로건 럭키는 좋은 식당에서 파는 탕같은 영화입니다. 간이 심심하지만 국물을 잘 우려서 냈기에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어떤 탕국말이죠. 그래서 스트레스 받긴 싫지만 그냥 뭔가 영화를 보고 싶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담 드라이버의 연기에 반했습니다.
무덤덤한 듯 조용하고 강직한 성격으로 나오는데,
정말 동네에서 그렇게 사는 사람처럼 보여서;;














PS.
로건 럭키에 나오는 "은행을 터는 가장 최고의 방법 10가지" 중에서..

은행을 터는 10가지 최고 방안
1) 은행 털기를 결심한다
2) 계획을 짠다
3) 계획을 백업한다
4) 보안에 유의한다
5) 파트너를 조심히 고른다
6) 예상치 못할 일을 예상한다
7) 좆같은 일은 일어난다
8) 욕심 부리지 않는다
9) 좆같은 일이 일어날 것을 기억해라
10) 박수칠 때 떠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