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온스 └ 호러/미스터리



10대 학생인 도라는 자신이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할로윈 밤에 알게 됩니다. 때마침 그날밤은 붉은 달이 뜨는 밤. 기괴한 복장을 한 아이들이 나타나서 도라의 남자친구의 잘린 머리를 보여주자, 도라는 겁에 질려 경찰을 부릅니다. 하지만 그도 무색하게 초현실적인 일들이 펼쳐지면서 기괴한 복장을 한 아이들이 도라를 쫓기 시작합니다. 도라의 아이를 원한다면서요.

[헬리온스]는 감독의 전작인 [폰티풀]과 같이, 이성보다는 추상적으로 나아가는 영화입니다. 다른 점이라면 추상적 표현의 정도에 있습니다. [폰티풀]은 그나마 어느 정도 현실과의 고리가 있었기에 재난영화처럼 보이는 구석이라도 있었는데, [헬리온스]는 아예 초현실적 현상을 연출에서든 전개에서든, 전 방향에 깔아두어 완벽하게 이질적인 공간으로 관객을 몰아넣습니다.

붉은 달빛이 일구어내는 백야현상을 일으키고, 아이들의 기괴한 행동, 주인공의 환상 등으로, 보다보면 아예 다른 차원의 세상을 떠도는 듯한 느낌을 받게 만들었습니다. 중간에 이성의 상징인 타인... 코먼 경관이나 닥터 헨리가 등장하지 않았으면 정말 광기어린 세상에 내던져진 느낌이 강해졌을 겁니다. 아마 그러면 추상적 풍경에 흠뻑 젖게 만드는 것이 목적인 [헬리온스]의 목적이 달성되었겠지만, 몹시 피로했을 겁니다. 정작 이 주인공들이 전혀 도움은 되지 않지만, [헬리온스]의 초현실적 배경의 광기가 보여주는 피로를 어느 정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하니까요. 동시에 경찰인 코먼은 정의, 닥터는 이성을 상징하기에 이 둘이 악마아이들에게 죽었다는 사실이 시사하는 점이 묘한 것도 추가해서요.



VHS화질로 기이한 복장을 한 아이들이 서있는 특이한 연출, 아이들이 부르는 저주의 노래가 BGM으로 깔릴 때는 [저주받은 도시]와 같은 존카펜터의 컬트영화작품을 보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정말 정말 음지에 숨어있던 어느 작가주의나 사이코가 만든 VHS 영화같거나요. 그 심상의 강렬함은 상당합니다. 만일 플롯의 개연성을 중시한다면 대체 저게 뭔가 싶으시겠지만, 초현실을 바탕으로 하는 공포영화가 주는 심연의 심상에 집중하시는 분들은 그 장면들의 매력에 푹 빠져 보시게 될 겁니다.

[헬리온스]는 임신을 해버린 10대 소녀가 꿈꾸는 악몽과도 같습니다. 불안이 일으킨 지옥을 형상화한 셈이죠. 딱 헬리온스가 그 뜻입니다. 지옥이요. 어쩌면 임신을 해버려 스스로를 쓰레기로 바라보는 자아나, 갑작스레 생겨나버린 아이에 대한 원망, 그리고 아이를 책임져야 한다는 걱정들이 일으킨 지옥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악마의 씨]와 같은 오컬트로 해석하셔도 좋구요.

간단히 다시 말하자면 [헬리온스]는 초현실주의 호러의 걸작이나, 플롯과 주제 표현의 구멍이 상당해서 비주얼과 심상을 중시하지 않고 보면 완성도가 저급으로 느껴질 수 있는 영화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PS.
[터미네이터2]의 로버트 패트릭이 코먼 경관으로 나옵니다.


덧글

  • bullgorm 2018/02/08 23:46 #

    T-1000을 쓰러트리는 아이들이라니..
  • 로그온티어 2018/02/09 00:03 #

    이크 어쩌다 스포일해버렸군요
  • bullgorm 2018/02/09 01:11 #

    도라=스카이넷
    태아=기계로서의 자아
    아이들=존 코너, 사라 코너, 그리고 레지스탕스..

    그러니까 스카이넷이 꾸는 악몽이로군요..
  • 로그온티어 2018/02/09 01:39 #

    쿨럭쿨럭;;;
  • Megane 2018/02/09 00:11 #

    저는 두 번은 못 보겠던...쿨럭.
  • 로그온티어 2018/02/09 00:21 #

    내용이 좀 끔찍하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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