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트 └ 스릴러/드라마





아마도 던칸 존스는 [블레이드 러너]의 후속을 자신이 찍지 못했다는 것에 화가 났었나 봅니다. 화가 난 그는 어떠한 말 대신, 비슷한 사이버펑크 디스토피아 배경에 드라마,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를 찍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뮤트]입니다.

정말 던칸 존스가 [블레이드 러너] 후속을 맡지 못해 빡쳤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건 제가 쓴 그냥 한 말이에요. 다만, 이야기의 주제에 비해서 배경이 너무 [블레이드 러너]스러운 것이 여간 당황스러워서 말이죠. 심지어 처음부터 끝까지 [뮤트]의 배경은 주제나 플롯과 동떨어진 채로 놉니다. 주인공이 추적하는 방식도 아날로그스럽기 때문에 미래적 배경과 맞지 않고, 주제가 사이버펑크적 배경과 맞는 것도 아닙니다. 디스토피아적 배경은 영화의 초중반 전개가 취하는 하드보일드적 매력에 어울립니다만, 딱히 사이버펑크를 끼얹을 필요는 없었을 겁니다. 키치적인 의미 이상은 없던 겁니다. 고로 쓸 필요도 없었고, 오히려 요란하고 혼란스럽기만 했습니다.

심지어 플롯도 혼란스럽습니다. 뭘 말하고자 하고 싶은 지 확실하게 말을 하지 않습니다. 난해하단 뜻은 아닙니다. 이해는 갑니다. 다만, 많은 이야기가 [뮤트] 안에 담겨있는데 그것이 서로 하나의 주제로 향하지 않습니다. 떡밥을 회수하나, 방향성 잃은 회수법은 힘을 잃습니다. 다만, 후반부의 반전과 전개는 독특한 드라마를 보여줍니다...만, 이 아이러니한 설정도 보통의 심리로는 이해불가능한 사이카오틱한 캐릭터의 행동 아래 긿을 잃습니다. 독특했습니다만, 감정을 일으키는 화학작용까진 가지 않습니다.

다만 이 혼란스런 영화에서 살아나는 것은 말 못하는 벙어리 주인공, 그 한명 뿐입니다. 그는 무언으로 극을 이끕니다. [쉐이프 오브 워터]처럼 수화조차 잘 쓰지 않습니다. 그냥 척 바라보며 감정을 전달하고, 무언가를 종이에 적거나,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행동을 할 뿐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인 알렉산데르 스카르스고르드가 훌륭하게 해냅니다.

동시에 벙어리라는 설정은 주인공을 더욱 주변으로부터 고립시키는 설정이 됩니다. 던칸 존스의 장기 중 하나가 '고립되고 고독한 남자에 대한 페이소스'를 표현하는 것이기에, 이 부분이 가장 지켜볼 점이기도 합니다. 감독이 자신의 장기자랑을 위해 이 설정을 차용한 것이기에 이 부분에 대한 재미는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 SF적 배경까지 써가며 억지로 주인공을 고립시켜야만 했던 방법론에서 해방되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드디어 던칸 존스는 캐릭터를 오픈월드에 내던져도 고립되고 고독해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낼 상상력을 거머쥔 것이죠.

...완성도를 희생해서요.

마지막으로 여친을 찾기 위해 사립탐정처럼 행동하는 게 정말 하드보일드 사립탐정물 등을 영상화시킨 느낌이 나기에 그런 점에서는 아마 즐길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그러면 또 그 감흥을 두 남자가 망칩니다. 네, 영화를 보시면 아실 바로 그 두 남자요. 딱히 추적극이 흥미진진했던 것도 아니고, 세계관은 이상하기만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