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프: 데들리 쉐도우 └ 액션/슈팅



[씨프:다크프로젝트]의 베베꼬인 레벨을 구성하는 상상력,
[씨프:메탈에이지]의 정교한 요새를 뚫는 느낌이 장점이라면,

[씨프:데들리 쉐도우]는 시리즈의 스토리를 오딧세이아 테마로 묶어 트릴로지를 완성시켰다는 것과, 탐험적인 요소를 더 많이 추가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도시를 본격적으로 돌아다니면서 도시의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게 장점인 겁니다. [씨프:데들리 쉐도우]가 개럿의 방황의 끝을 그리고 있기에, 게임 자체가 완결편같은 느낌이 들면서, 이런 도시 탐험적 요소들이 시리즈 팬들을 위한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정교하지 못한 시스템이 안 서비스 하지만 (...)

시스템과 레벨디자인하니 말인데,
솔직히 프로젝트 감독이 워렌 스펙터인 줄은 지금 알았습니다. 그 [데엑]의 워렌 스펙터요. 게임에 대한 모든 게 이해가더군요. 탐험에 대한 디자인요소는 꽤 좋지만, 잠입에 대한 디자인요소는 별로거든요. 뭔가 많이 너프해졌달까.

1. 씨프의 대표적 무기들을 뺀 건 아무리봐도 기술적 문제 때문에 뺀 것 같습니다.
특히 검과 로프화살... 전작에서 검과 검술은 운용을 매우 어렵게 해서, 되도록이면 전투보단 잠입에 치중하게 만들도록 했는데요. 그러자 검의 운용이 어렵다는 것을 깨달은 유저가 검을 연구하면서 소드마스터를 찍는 상황이 속속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되자, 검은 쓰기 어렵지만 그렇기에 검을 쓰는 게 가치있는 것이 되었습니다. 하드코어 게이머들의 의욕을 고취시키는 요소 중 하나가 된 거죠. 하지만 데들리 쉐도우에서는 검을 뺐는데요. 로프화살이나 밧줄 개념도 없는 걸 보면 확실히 새 엔진이 버티지 못해서 넣지 못한 듯 합니다.


2. 게임이 도전적이지 않은 것.
전작들의 난이도는 씨프와 여러모로 깊게 관여하고 있는 요소 중 하나였습니다. 해괴한 도전과제를 내세우며, 파고들기성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매니아의 자부심과 개럿의 자존심(자신감)을 동화시켜 개럿이란 캐릭터성을 게이머에게 납득시키는 장치로도 활용가능합니다. 하지만 데들리 쉐도우의 도전과제는 다소 너프합니다. 루팅하러 다니는 것만 신경쓰면 그 외의 것은 아무래도 좋을 정도입니다 (...) 심지어 따지고 보면 어드벤쳐 요소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아져서 그렇지 [씨프:데들리 쉐도우]보다 리부트 버전이 훨씬 어렵습니다. 그 가볍다던 리부트가 쉽다고요.

죽이는 것을 서슴찮게 할 수 있고, 업그레이드만 하면 뭐든 블랙잭으로 때려잡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회만 잘 포착하면 그냥 다 기절시키고 다니면서 편안히 루팅하러 다닐 수 있을 정도입니다. 다만, 이건 워렌 스펙터의 본인 철학 때문에 이렇게 만들어졌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씨프] 시리즈를 하면서 잠입만 하니 질린다고 여러가지를 할 수 있는 [데이어스 엑스]를 만든 게 워렌이기에, 전투 지향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게 만든 거죠. 왜 검이 잘렸나 하면, 1에 썼듯 기술적 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편으로 난이도 하락과 괴랄한 도전과제가 없는 게 개럿의 변화된 캐릭터성을 상징해주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론, 이제 좀 철이 들은 모양새로 느껴졌었습니다. 약간 병적인 허세가 있었던 캐릭터에서 세상을 바라보며 정치에도 좀 관심을 가지는 평범한 아저씨가 된 개럿을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거죠. 캐릭터성 붕괴라고 볼 수 있겠지만, [데들리 쉐도우]가 정말 탄탄해 보였던 모든 것이 무너지는 심각한 스토리인지라, 이 와중에 "내 맘대로 할 거임"이라고 날뛰는 개럿을 그렸다면 게임이 더 시궁창이 됬을 겁니다(...)


3. 탐험적 요소의 강화
도시를 탐험하면서 루팅할 수 있기에, 분량이 늘어났고 탐험을 좋아하는 유저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스토리와 관련없지만 도시 내에 일어나는 다양한 일과 상황에 자연히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이 좋기도 하고요. 특히, 퀘스트라고 명명하지 않는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그냥 NPC의 대화를 엿듣거나 누군가가 남긴 노트를 읽어서 어떤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 지를 확인하고, 개입하고 싶으면 개입하지만 안해도 됩니다. 따로 중요하다고 표시를 하거나, 수집적 요소로 만들지도 않았어요. 그냥 도시에서 자신이 개입하고 싶은 일에 개입하며 루팅하고 팔고 하면서 생활하는, 자유로운 플레이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플레이어 스스로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거죠. 전 그 점이 좋았어요.

다만 미션을 플레이하기 위해 도시를 탐사하는 게 우선적인 목표가 되기 때문에 이 점이 불편한 요소로 다가옵니다. 왜냐하면 씨프의 매력이 '비밀의 방에 잠입해서 정말 좋아보이는 것을 훔치는 것'인데, 정보를 찾기 위해 수색을 해야 하니까... 물론 어디로가서 수색하라고 일러주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찮은 것은 사실입니다. 도시의 구역 사이를 이동할 때, 로딩이 따로 뜨기 때문에 로딩스크린을 자주 보게 되여 흐름이 끊어지는 느낌이 너무 크기도 하구요.


4. 버그는.........
씨프 시리즈 종특이니 별 말 안하겠습니다 (...)
유저가 고치는 게임류인지라.
아니 그 좋은 게임성을 불안정성으로 무너뜨리면 (...)


5. 은근한 리부트와의 접점 발견
다시 해보니 리부트와의 접점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구성이라던가 레벨 컨셉들이 은근히 비슷한 것이 있어요. 근데 왜 3편을 레퍼런스 삼았는 지 모르겠음 (...) 3편은 말 그대로 변형작이고, 씨프의 원형을 보고 싶다면, 1편인 다크 프로젝트 보는 게 좋은데, 레퍼런스가 돌연변이인 3편이니;











오랜만에 씨프하면서
'아 난 이런 걸 만들고 싶었었지'라는 생각에 빠져보기도 하고,
아무튼 좋은 순간들이었습니다.

끗.







ps.
생각해보니 PC패키지가 있었을 때, 저는 데들리 쉐도우 패키지를 상당히 좋아했습니다. 아담한 상자크기와 깔끔하고 운치있는 표지 때문이었습니다. 할려고 꺼내는 건 아니지만 자주 꺼내보게 되는 패키지 중 하나였기도 했어요.


덧글

  • G-32호 2018/04/18 00:40 #

    리부트보다 쉬우면 캐쥬얼 게임이 된건가요..

    아니 시프가 캐쥬얼 게임이 되다니 아니이게무쓴쏘리요
  • 로그온티어 2018/04/18 06:35 #

    그냥 내가 잘하는 것일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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