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예술성을 탐구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게이머의 신조



난 이 논란을 종결 짓고자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논란이 계속 되어야 한다고 쓰려는 것도 아니다. 난 그럴만한 자격은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물론 게임의 예술성을 논하기에 학식이 뛰어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게임이 예술이냐라는 것을 논할 때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과 근거가 어떤 생각에서 올라왔느냐를 제대로 생각하지 않고 써버리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어떤 게임을 했는데 어떤 순간이 감명깊었고 그 감명을 받았으니 게임은 예술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그런 사람에게 어떤 사람이 예술성 논란과 별개로, "난 거기서 그런 걸 느끼지 못했다."라고 평을 내리면, 반대되는 심상을 가진 사람에게 가서 그 가치를 몰라보는 이유에 대해 캐묻는다. 만일 그런 행위를 했다면 그건 게임에 예술성이 있느냐를 고찰하려고 한 게 아니라, 그냥 내가 그 게임에 대한 애정이 있고 그 이유가 있는데 아무도 그 게임의 가치를 몰라보니 아쉽다는 마음에서 달려드는 것일 수도 있다. 게임의 예술성을 인정하려면, 자신이 해보고 선호한 것 이외의 게임에서 경험해보고 이것은 어떤 가치가 있었는지... 등등을 파악하고 체크하고 정리하여 이야기를 해보는 게 훨씬 신빙성이 있는데, 어떤 사람은 자신이 많이 해 본 장르와 특정 게임만을 찝어서 근거로 들어 이야기를 한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케이스가 적다면 상당히 개인적이라 불리한 의견이 될 수 있다. 설득력있는 주장을 하기 위해 준비를 했다기 보다는, 감정적인 이유에서의 주장일 가능성이 크다.

게임을 한다는 것의 가치를 확장하기 위해서 예술성 논란에 뛰어드는 사람도 있다. 게임의 예술성을 인정하려면, 게임의 어떤 부분이 심미적이고 가치를 유발하는 대목이 무엇인지를 말해야 하는데... 단순히 게임에는 사운드가 있고, 그래픽이 있고 텍스트가 있으니 예술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영화도 사운드가 있고, 그래픽이 있고 텍스트가 있지만, 모두 예술적인 작품으로 치진 않는다. 그리고 게임만이 말할 수 있는 예술성이 있을 것인데, 그 부분에 관해서는 조명을 하지 못한다. 대체로 자신이 어떤 즐거움을 느꼈고, 어떤 느낌을 느꼈는 지를 쓰는데, 그건 예술성을 말하는 게 아니라 감상문 쓴 거다. 예술이 단순 심미, 심상, 철학을 탐독하는 활동이자 과정이라면, 어떤 요소에 그것이 있었고 그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 심도 깊이 들어갈 수 있어야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심도는 컨텐츠 안에서 직접적으로 단순 막 전문용어 남발하고 여러 철학가들의 사상을 거론해야 '심도깊다'라고 할 수가 없다. 그건 느낌이 아니라 텍스트니까. 하지만 그런 사상적 인용구들이 마구 남발되어서 사람의 골치를 썩게 만들고, 지식인들의 허영을 꼬집는 듯한 뉘앙스가 발견된다면 그건 예술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레퍼런스는 잘난 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경험의 가치를 깔끔히 대변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니까 언급하는 것 뿐이고.

반대로 게임은 예술이 아니다 진영에서는 예술이 무엇인지, 미술이나 영화등을 공부한 사람들의 경계가 묻어나는 경우도 있다. 게임의 예술성을 보는 과정은 타 컨텐츠의 예술성을 비하하는 행위도 아니고, 비교하려고 만든 논란도 아닌데. 동시에 게임의 예술성을 인정하면 여러가지가 깨져버리기 때문에 인정하지 않으려는 행동도 있다. 반면, 이런 걸 가지고 지식인들이 너무 자신만의 가치를 지키려고 한다고 불평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건 당연한 현실을 불평하는 셈이다. 깨져버리면 자신이 연구해왔던 것들의 방향을 선회해야 하거나 수포로 돌아가니 지키는 경향에서는 진보적이지 않은 학문탐구에 대한 나태적 행위에 대해 비판해야 하겠지만, 게임을 예술성으로 인정함으로써 어떤 기반이 깨졌을 때의 일어날 논란에 대비해 게임의 예술성을 인정할 수 있는 요소들이 애매모호하기 때문에 반대하는 경향도 있다. 그리고 이것은 모호한 것을 인정하기 위해 바닥을 깨버리고 건물을 억지로 부실공사시켜버린 셈이 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버리면 퇴행을 유발할 수 있으니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 뿐이다.

결과적으로 게임의 예술성 있느냐 마느냐의 논란의 과정은... 그렇게 게임의 예술성을 발견하는 과정은 그저 여러 인문학적 가치를 재발견하고 내세우는 이유들과 다를 것이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새로운 것에 대한 해석/재해석을 통해 가치를 발견함을 통해서 인문학이 발전되었으면 하는 것. 그런 움직임에서 게임도 예술적이냐? 가치가 있다면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이냐, 그리고 인문학에 어떤 깃발을 꽂게 되는가를 탐구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특정 장르나 단순히 게임의 특성 안에서는 논하기 힘들다. 게임의 가치를 변호하는 입장이 되어서가 아닌, 인문학적 방향에서 게임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우리의 생각을 발전시키는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덧글

  • OmegaSDM 2018/06/07 10:29 #

    게임을 하는 이유가 애초에 재밌으니까 한다는 식으로는 게임의 예술성을 찾기 어렵겠네요.
  • 로그온티어 2018/06/07 11:13 #

    예술이 재미없는 건 아니지만 재미가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요소는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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