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스토리 (2017) └ 스릴러/드라마





유령 나온다고 해서 공포영화일 것 같지만 아닙니다. 묘하게 음산하게 시작하지만, 로맨스로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주인공이 유령입니다. 죽어도 끝나지 못한 사랑이 주인공을 성불시키지 못하고, 아내 주변을 배회하게 만듭니다. [사랑과 영혼] 같이요. 영화의 속도감이 지나치게 느린 특성을 보면, 이것은 안드레이 타르고브스키가 만든 [사랑과 영혼]일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서면 주제가 변합니다. 사실 중후반에서는 주제가 매우 티가 나게 변하기 때문에, 로맨스는 초반 플롯을 움직이며 주인공의 동기를 해명하는 부분 이상의 일은 하지 않습니다.

특유의 허무주의관을 가지고 나중에는 시간여행까지 하면서 과연 죽음 앞에 삶은 진정으로 허무한 것인지에 관해 설명합니다. 다만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암시적으로 표현하기에 느끼하지 않습니다. 과정을 생략한 암시로 설명하며 시간의 무상함을 표현하면서, 가끔은 이 기법을 통해 깔끔한 위트를 보여줍니다.



[고스트 스토리]는 강조주의적인 영화와는 다르게 상황을 관조하듯이 나아갑니다. 무언가가 그 장면에 있다는 듯이, 상황을 꾸준히 보여주며 관객이 생각하게 만듭니다. 이런 표현기법때문에 안드레이 타르고브스키 감독 영화가 떠올랐던 겁니다. 내용 덕택에 [인터스텔라]를 떠올리시는 분도 있겠지만, 그것과는 다른 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만일 삶과 죽음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드라마는 조용하지만 강렬한 작품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상당히 직설적으로 죽음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묘한 우울감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우울감을 떨치기 위해 감독은 공포영화를 독특하게 오마주한 장면들로 개그를 시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장면의 내면에는 방황하는 유령 주인공의 심정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그 또한 의미심장합니다.



죽음과 잊혀짐은 인간이 태생부터 지니고 있고 벗어날 수 없는 공포입니다. 그것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며, 그렇게 끝나버렸다는 점이 경우에 따라 관객에게는 공포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허망하게 사라지는, 그 운명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주변 선배 유령(?)의 모습에서 암시하며 불안감을 주기도 합니다. 태생적으로 벗어날 수 없는 운명(죽음)이 주는 불안을 일으키는 영화이기에, 어느 순간부터는 [유전]과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케이시 애플렉과 루니 마라의 차분하고 집중력있는 연기력 덕택에 초반만 봐서는, 사랑과 상실을 말없이 표현하고 있는 영화가 되기도 합니다. 케이시 애플렉은 초반 이후부터 보자기를 둘러쓰기에 감정선을 알기 힘들 것 같지만, 그래도 따라갈 수 있습니다. 죽음 이후라는 상황이 전제되어 있는 와중에, 적당한 시점의 선택, 유령의 움직임과 포즈에서 감정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보자기 둘러쓴 할로윈에서나 볼 법한 가짜 유령 코스프레가 떠올라서 웃길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압도적인 분위기와 드라마 때문에 이런 저예산 효과가 이상한 쪽으로 빛을 발합니다. 매우 신기한 영화에요.
















PS.



그나저나 유령 주인공이 저 기둥에 아내가 남긴 쪽지 꺼내려고
끼적끼적 대는 거 너무 귀여워 미치는 줄 알았...

짤이나 트레일러 보면 그냥 기둥에 손대고 오만감정에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쪽지 꺼내려고 기둥을 긁고 있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도구는 못 쓰고 손가락이나 손톱도 없으니 천으로 끼적끼적 대는데
그래서는 안되지만, 귀여움을 참을 수가 없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덧글

  • 2018/06/18 22:4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6/18 23:0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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