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네트워크 (2010) └ 스릴러/드라마





한줄평 : 핀쳐가 타란티노를 인수하는 순간.

저거 이상 더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데블스 에드버킷]의 알파치노 마냥 허영심이라던가 도덕심의 가식을 헤집어 놓는 성향은 이 작품에도 들어가 있거든요. 그리고 헤집어 놓아서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더라도, 특유의 성숙한 스타일과 어법 덕택에 단순 중2병 작품처럼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이번엔 백만장자의, 이공과 계열들의 우상 중 하나를 아주 철저하게 깝니다. 까내리는 게 아니라, 그냥 까요. 마치 백만장자들은 모두 뒤가 구린 속성이 있어라는 특유의 사고방식을 지닌 백만장자가 아니지만 뒤가 구린 뭔가가 있는 관객들처럼, 그냥 상위 1%를 깝니다. 그리고 위에 썼듯이, 핀쳐의 성숙한 스타일 덕택에 이것은 어수룩해 보이지 않습니다. 열등감에 까내리는 것 같아 보이지도 않아요. 오히려 근대시대 유럽의 고급 신사가 다가와서 장갑으로 뺨을 후려치는 정도로 느껴집니다.

...솔직히 현대에 와선 그게 더 변태같아 보이죠. 장갑으로 뺨을 때린다고? 차라리 손바닥으로 시원하게 후려치는 게 요즘의 방식이죠. 물론 실제로 핀쳐의 마인드가 구식이라서 장갑으로 후려친 게 아닙니다. 그게 변태적일 거란 건 핀쳐도 알아요. 과거 중세시대의 고문방식에서 육체가 손상가지 않을 만큼 순화된 것이 BDSM인 것처럼, 이 작품도 그럴 뿐입니다. 제 말은, 그냥 장갑으로 뺨 때리는 순간들을 즐기라는 말입니다. 핀쳐 영화는 늘 그랬으니까요.









PS.
이걸로 핀쳐 영화는 다 섭렵했습니다만, 참 묘하네요. 저는 취향이 자주 옮겨지는 지라 한 사람이 낸 작품들을 모두 섭렵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취향을 고착화시키는 사람은 지루하고, 취향을 바꾸는 사람은 바꾸기 이전의 작품이 맘에 안들거나 아니면 바꾼 후의 작품이 맘에 안들어서요. 하지만 핀쳐 작품은 전후 스타일 모두 좋아합니다. 호불호 갈렸던 [벤자민 버튼]도 좋아해요. 그가 만든 뮤직비디오도 자 체크했을 정도로... 이게 광팬의 심정인건가? 코드도 맞아요. 쿠엔틴 타란티노가 가끔 너무 덕스러워서 싫을 때가 있는데, 이 사람은 깔끔하고 드라이해서 좋습니다. 이 좋아하는 심정을 말하자면, 그가 악마라고 하면 저는 악마 숭배자가 되더라도 핀쳐 작품을 볼 거에요. 지옥에 떨어지면 그의 영화 DVD를 안고 떨어질 겁니다.

PS2.
저커버그가 중간 이후부터 스냅샷인지 스내쳐인지 하는 회사 전 CEO에게 휘둘리는 장면이 있는데, 배우가 애덤 드라이버랑 똑같아서 그런지 몰라도, [스타워즈:깨어난포스]가 떠오르더군요. 저커버그는 아직 다크사이드에 입문할까 말까하는 어리버리한 녀석이고, Sexyback 가수는 저커버그를 다크사이드로 가게 부추깁니다. 결국 저커버그는 애덤 드라이버가 해리슨 포드를 CG검으로 찌른 것처럼 스파이더맨의 지분을 0.03퍼센트로 내려 가난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다만, 이 상황의 결과는 다릅니다. 현실에서는 다시 공동경영자를 살렸다는 훈훈한 결말로 이어지지만, [스타워즈]는 절망적이란 사실입니다. 한 솔로도 죽고, 루크도 죽고, 공주도 죽은, 남은 나머지 애매한 신삥들과 PC충만 남은 스타워즈만 남았다고요. PC충 양산을 방관하던 페이스북의 나비효과인 셈입니다.(?) 뭐 괜찮을거에요, 저커버그는 트레키일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