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탈출 └ 일상의발견

영리해요. 영리한 예능입니다.

우선 이 예능은 두뇌유희를 노린 예능은 아닙니다. 두뇌유희보다는 호기심을 자극하고, 그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는 것에 있습니다. 게임으로 치자면 퍼즐이 아닌 어드벤쳐에 뜻이 있는 셈입니다. 두 개가 비슷해보이지만, 위처럼 복잡한 것을 풀어냈다는 즐거움보다 호기심의 충족에 만족감이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게임 구조가 점점 새로운 공간을 발견해나가는 형식을 지니기 때문입니다. (결정적 목표는 탈출이지만) 그 공간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퍼즐을 풀거나 무언가를 도전한다는 부차적 행위가 들어갈 뿐, 사실 목표는 이런 어드벤쳐에 있습니다.

이전의 런닝맨이나 무한도전 추격전과 비슷해보입니다. 왜냐하면 캐릭터극을 표방한 리얼버라이어티이기 때문이죠. 잘 보시면 그저 관찰예능인 것 같지만, 캐릭터와 캐릭터간에 유대를 할 만한 접점들을 잡아두고 간다는 점이 있습니다. 추리 매니아 신동, 작가적 시점을 지닌 유병재, 운과 직관에 뛰어남을 보이는 김종민, 힘으로 해결하는 노장, 파이터, 젊은 기믹 (이름 기억 안남)까지...

단순히 캐릭터 뿐 아니라 이 캐릭터들의 능력치까지 고려한 점이 특징입니다. 무한도전도 못한 짓을 대탈출이 해낸 거죠. 작가의 이런 계산대로 레벨의 밸런스디자인을 했으며, 부분적으로는 생각이 맞지 않았지만, 아예 전반적으로 틀려먹은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작가진들의 생각이 적중하는 점이 1~2화에서 두 세번은 있었고, 클라이막스도 완벽했으니까요. 출연진들이 국면적으로 연기를 했다더라도, 이야기의 흐름과 떡밥회수력이 완벽했기 때문에 그 장면이 연출이라도 클라이막스가 충분히 카타르시스를 담보하고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이후 좀비편에서는 더 좋았는데, 잘 하는 사람들을 방에다 가둬놓았고 열등생(?)들이 다른 방에서 감금된 잘 하는 사람들을 탈출 시킬 수 있는 구조를 짜놨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1~2화에서 잘하는 사람들이 너무 비중을 앗아가는 점에 대한 패치입니다. 캐릭터극을 표방한 예능 버라이어티이기 때문에 각 인물들의 비중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사실은, 계속 서로 언급하며 캐릭터를 만들려는 출연진들의 행동이유도 바로 그겁니다. 다만 그게 레벨에 있는 예측불허한 상황과 겹쳐져서 캐릭터 연기를 하다가 어쩌다 본심이 튀어나온다는 게 웃음포인트죠.

전반적으로 출연진들의 행실을 관찰하는 맛에 매력이 있는 예능입니다. 최신 트렌드인 관찰예능을 블록버스터급의 배경과 섞어내어 흥미진진함을 유발하고 있으며, 호기심을 따르고 충족시키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의미가 있는 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찰한 듯한 모습이 보입니다. 다만, 이런 작품은 아이디어와 캐릭터성의 진부함과의 승부가 되기 때문에 앞으로 시즌제로 운영되는 게 좋지 않은가 싶기도 합니다. 시청률이 좀 안나오는 점은 아쉽습니다.

여담으로 밸런스 디자인이나 레벨 디자인에 있어서 좋은 아이디어를 얻어 가실 수 있을 것이니, 게임개발에 종사하는 분들은
필견하시길 바랍니다.










넷플릭스가 제작해야 했을 예능은 [범인은 바로 너]가 아니라 이 작품이었으면 좋았을텐데...


덧글

  • 고라파덕 2018/07/17 16:31 #

    오 재밌나요? 출연진들이 안끌려서 안보고 있었는데 1-2회 정도는 한번 찾아볼까봐요!
  • 로그온티어 2018/07/17 22:41 #

    근데, 출연진의 기믹을 이용한 캐릭터를 활용한 예능이기 때문에 출연진이 안 끌리셨다면 재미가 좀 반감될 수 있습니다(...)
  • G-32호 2018/07/17 23:11 #

    으음 예능이라고 하면 그게 그거 같아서 영 그랬는데 볼만한 물건인건가요..
  • 로그온티어 2018/07/17 23:15 #

    관찰예능이랑 비밀공간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 분들이면 볼만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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