툼레이더와 피쳐폰게임 게이머의 신조

AVGN에서 툼레이더 리뷰 한 것 보고 달았던 덧글이지만...

참 묘해요. 현재 인터넷 게임 데이터베이스는 해당 제작자 측에서 공식 릴리즈 확인이 될 수 있는 것만 올리기 때문에, 선이 닿지 않는 전 세계에 발매된 게임들은 확인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이를테면, 독일이나 이탈리아 게임은 하드코어게이밍101을 통해 알아낸 경우가 있어요. 그밖에 한국 피쳐폰 게임은 모바일게임 리스트가 제대로 구성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나무위키가 데이터를 채워주고 있긴 했지만 대체로 히트작 위주고, 정리도 되어있지 않아서 어떤 것이 피쳐폰 작품이고 어떤 것이 스마트폰작품인지 알 수 없게 되어있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언급하기도 꺼릴만한 저능아같은 모바일게임도 많긴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리스트는 짜보고 기억해볼만한 것도 있단 말이죠.

기억을 되새겨보면, 피쳐폰 게임 세계는 당시 PC게임 생태계보다 더 다채로웠습니다. 여기서 수요조사가 되었으니 지금의 모바일 게임에서 리듬게임과 잠입액션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저는 믿어요. 물론 그때도 RPG가 지배하는 양상이 컸지만, 호러액션서바이벌 게임인 [바이러스], 잠입액션 게임 [천주] (물론 이것은 일본 모바일판을 수입해온 거지만), 국산 잠입 횡스크롤 액션 게임인 사일런트 어쩌구하는 게임도 있었고, 령 제로 같은 FPS 게임도 있었으며, 하드 기기를 극대화로 써먹은 TPS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피쳐폰 게임개발은 기획자주의적인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성역이었다고 이야기될 만큼 다양했습니다.

아무튼 그 추억에 빠지며 AVGN의 모바일 게임 파트를 보다가 제 기억을 관통하는 게임이 하나 생각났습니다. 한국 모바일 게임인 [툼레이더]요. 네, 우리나라랑 에이도스랑 협약맺고 만들었는지는 의심스럽습니다만, 그래도 있긴 했었어요. 형태는 에이도스 공식 모바일 3부작 툼레이더 같아 보입니다. 2D 플랫포머거든요. 하지만 사이드 스크롤이 아닌 페르시아왕자처럼 그리드 맵방식이었고, 한국인 캐릭터가 있었으며 텍스트 박스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보스전이 좆같이 어려웠죠. 네, 보스전에서 탄환과 약을 다 소진해버리기 때문에 이 게임은 보스전까지 얼마나 탄약과 약을 아끼느냐의 게임이 되었습니다.



*브금 툭*

그래서, 이런 게임들이 있지만... 솔직히 기억하는 분이 많나요? 그렇진 않은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서도 언급되거나 아니면 스크린샷등의 존재 여부가 인증될 수 있는 게임들은 대체로 명작게임 뿐이에요. 당시 피쳐폰 게임 시작이 어느 정도 컸기 때문에 정말 다양하고 많은 게임이 나왔지만 그중 80퍼센트는 잊혀진 겁니다.

게임을 새로 시작할 때마다 공간을 탐험을 한다는 느낌이 드는 저에게 이런 '수상한 공백'은 늘 모험심을 부추기게 만들곤 합니다. 저는 다양한 게임을 하면서 그 정서나 놀라운 점에 감탄하는 일이 많았는데요. 간혹 언급이 잘 되지 않은 게임에서 특유의 게임성을 발견하면, 그것은 잊혀진 던전에서 보석을 챙기는 느낌이 들곤 했습니다. 현실 툼레이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라고 해야겠죠. 그래서 늘 그런 사실들이 저를 파고들게 만듭니다.

그런 게 있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있어요. 언어의 장벽과 잊혀진 데이터 말소의 장벽에 의해 사라진 게임들이 있습니다. 기억을 새겨보면 유럽에서 나온 명작들은 아는데 거기서 나온 잡다구리한 게임들은 모르는 경우가 많잖아요. 물론 언급할 가치가 있나 싶은 작품도 있겠지만, 그럴만하지만 잊혀진 작품도 있을 겁니다. 누군가는 혼신을 쏟아부어 만들었을 게임이었을텐데요.

저도 만든 게임들이 있었지만 자료실 붕괴로 다 날아가서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런 것과 같죠.

이게 현실인 겁니다. 간혹 이런 사실을 상상하다보면 이런 생각도 들어요. 어딘가 살고 있는 개발자를 찾아가서, "당신이 []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왔습니다." 라고 말하면 그 분은 "오오오... 난 이순간을 기다려왔네, 오랫동안 잊혀진 이 유물을 보여줄 발굴자를... 그를 위해 마누라에게서 이것만은 지켜냈지..."라면서 먼지쌓인 선반에 있던 고대유물을 꺼내는 거죠. 그럼 전 그걸 보며 이렇게 외치는 겁니다. "이건 도서관에 있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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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전에 도서관 언급해서 갑자기 떠오른 드립을 위한 추억여행겸 포스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