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ewell To The Fairground └ 락



추운 건 싫다. 그러니까 너무 추우면 고통스럽잖아. 하지만 이상하게 겨울이 좋다. 눈 내린 설원을 가만히 걷다보면 지난 1년간 묵묵히 쌓였던 상처와 외로움의 잔재가 느껴진다. 그래서 내가 밟고 있는 것이 눈인지 설움인지 모르겠어. 하지만 감상에 젖을 시간이 없다. 다시 찬바람이 불면 나는 추위를 피하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 더이상 움직이고 싶지 않아서 주저앉고 이대로 얼어 죽어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도, 현실의 찬바람과 몸의 반응이 나를 움직인다. 현실의 고통스러움에 나도 모르게 어딘가 불이 있는 곳을 찾아간다.

불이 있는 곳에는 나처럼 추위에 떠는 다른 사람들이 있다. 그 옆에 서면 잠깐 추위가 잊혀진다. 그리고 순간의 정다움. 여름에는 그토록 싫고 피하고 싶던 사람들이 정답고 그리웠다.

모두 아무렇지 않게 모닥불을 하염없이 바라보다 하나둘 떠난다. 아마 제각기 움직이는 목적이 있겠지. 나는 그중에 모닥불 앞에 가장 오래 앉아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누군가 오길 기다리며 의미없는 시간을 보내지만, 결국 누군가가 와도 의미없는 시간임은 분명하다. 끝내 나는 자리 털고 일어나 목적을 찾으러 간다. 다시 몰려든 추위는 나를 감상적으로 만들지만, 역설적으로 세상에 자꾸 눈을 뜨게 만든다. 세상에 펼처진 건 아프고 허무맹랑함 뿐이지만 이상하게 그 설움의 현란함과 허무함의 고요함의 조화에 가슴이 떨린다. 내게 무엇이 절실했는 지를 깨닫게 만든다. 결국 가만히 있지 못하고 걸어가게 만든다. 그게 겨울의 매력이다. 겨울이 한 해의 시작과 마지막을 장식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여전히 우린 눈에 불을 켜고
우리가 있던 선을 넘어보려 해
꿈은 차가워지고
서커스는 끝나지 않고
창공을 가로막는 행동 뿐
더이상 머무를 수 없어
안전지대와는 작별해
언제나 규칙대로 흐르진 않기에
이 죽은 마을을 떠나
얼어붙은 세상이 녹을 때까지
이 장소의 번쩍거림에
내 희망찬 꿈을 보았어
이제 난 벗어났어
별을 쫓아 전진할거야
우리가 닿는 곳은 우리 곳이 되니
하루종일 열을 올려야 하겠지

안전지대와는 작별해
언제나 규칙대로 흐르진 않기에
이 죽은 마을을 떠나
얼어붙은 세상이 녹을 때까지
남쪽으로 가자, 지금 내 손을 잡아
살을 에는 느낌이 들어
석양 진 눈 벌판을 달리고 있으니
그래도 난 너와 있을 거야, 언제나

계속 달려가
계속, 계속 달려가
집 같은 곳은 없어
집 같은 곳은 없어
계속 달려가
....


안전지대와는 작별해
언제나 규칙대로 흐르진 않기에
이 죽은 마을을 떠나
얼어붙은 세상이 녹을 때까지
남쪽으로 가자, 지금 내 손을 잡아
살을 에는 느낌이 들어
석양 진 눈 벌판을 달리고 있으니
그래도 난 너와 있을 거야, 언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