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프 하우스 (2012) └ 액션/모험





초짜 스파이가 음모에 휘말리다 전문가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액션영화.

저번에 리뷰했던 [트레이닝 데이]와 비슷한 맥락이지만 좀 달랐습니다. 생각해보니, 덴젤워싱턴이 맡은 캐릭터가 성격이 제대로 삐뚤어진 고참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다만, [트레이닝데이]가 중간의 비리를 읽어내는 작품이라면 [세이프 하우스]는 국가의 비리를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국가의 비리를 이야기하지만,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서 무작정 죽이는 컨텐츠에서 보편적으로 소비되는 '탐욕의 비리'가 아닙니다. 첩보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마련하기 위해 멀쩡한 사람도 죽이는 국가의 매정함에 대한 비리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한낱 루키인 웨스턴(라이언 레이놀즈)이 휘말려들고, 그가 폰( pawn)으로서 이용 당하는 이야기를 전개를 하면서 매정함을 더욱 실감하게 만듭니다.

그래서인지, 어떻게보면 결말 직전까지는 코스믹호러처럼 느껴졌습니다. 국가와 단체에서, 개인의 신념과 상태가 얼마나 무가치한가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버리기 때문이죠. 외교적 문제 때문에 편히 끝낼 수 있을 일을 뺑뺑이 돌고, 주인공을 모함해서 상황을 빨리 매듭지으려는 노력을 하려고 합니다.

사실... 만일 웨스턴이 슈퍼 스파이나 그럴 기질이 있었으면 '쟤가 뭐 어떻게든 다 처리해주겠지'라며, 신뢰를 가지고 편하게 볼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웨스턴은 사건이 벌어지기 전까지, '현장보내줘요'라며 징징대던 말 그대로 슈퍼 신입입니다. 심지어 첫 총격전에서는 겁먹은 표정을 지으며 취조실에 숨은 채로 당혹스러워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전혀 기대가 안 되는 거에요. 정말 재밌는 게, 웨스턴의 행동이나 태도를 보면... 그는 거진 엑스트라급 캐릭터처럼 느껴집니다. 국가에 대한 신념이 엄청나서 눈치가 없고 주변을 잘 살피지 않고, 현장 경험이나 변수를 예측하기도 힘들어 해서 무조건 몸으로 때웁니다. 수사에 대한 감각이 있긴 하지만, 그건 나중에야 발휘되는 편이죠. 그렇다 보니 복잡하고 거대한 국가의 음모에 휘말리는 비교적 평범한 개인으로서의 사투로 포장되며, 그 갭이 심하다 보니 코스믹호러까지 느껴지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웨스턴이 답답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진 않습니다. 그의 행동은 정말 처음 상황을 겪는 사람들의 행동을 그대로 따르지만, 그래도 자기 몫은 해내려고 노력하는 기지가 있거든요. 어벙거리는 행동들도, 기존의 액션영화 속 스타들... 혹은 슈퍼 스파이에 비해서 능수능란하지 않게 보이지 않을 뿐이지, 나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여기서 라이언 레이놀즈의 연기가 빛을 발합니다. 사력을 다해 음모에서 자신을 구하고, 애국심을 가지고 임무도 성공하려고 애쓰는 인물을 잘 연기했기 때문에, 이 캐릭터가 설득력 있고 매력적으로 다가와요. 여친도 사귀고 낯선 상황에 당황도 하는 시민으로의 평범함과, (그러니까 아직 온전한 첩보요원으로 다뤄지기 전의 시민적인 모습) 첩보요원으로서의 긍지나 사력을 보여주는 모습까지... 끝내는 007스럽게 성장하는 멋짐까지 보여주는... 그 캐릭터의 넓은 스펙트럼을 레이놀즈는 자신의 몸, 한 몸에 집어넣으려고 애를 씁니다. 그 노력의 결과, 끝내 성공해요. 흔한 엑스트라의 불안한 느낌에서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활동하는 완전한 첩보원으로까지 성장하는 그 매력이 너무 대단해서, 성격 꼬인 프로의 모습을 연기한 덴젤 워싱턴의 연기도 보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덴젤의 연기가 묻힙니다.

세이프 하우스는 좋은 각본과 좋은 연기자를 두었지만, 영화가 재밌다고는 할 수가 없었어요. 좋은 재료를 가지고 너무 평범한 방식으로 조리해버렸기 때문입니다. 매력을 더 살릴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어요. 하지만 뭐 어떻습니까. 일단 이야기랑 배우를 건졌으니까요.








PS.
지금의 데드풀도 멋지지만, 제 딴에는, 라이언 레이놀즈의 이 시절의 모습도 멋졌습니다. 베리드도 이 시기에 나왔죠. 정확히는 그린랜턴으로 망하기 전의 모습이긴 한데 (...) 아무튼 데드풀에만 전념하지 말고, 인생연기라고 할 만한 작품을 하나 만들어 주었으면 합니다. [세이프 하우스]의 웨스턴에 비해 [데드풀]은 너무 평면적이거든요. 그리고, [베리드]로 인생연기로 끝내기엔 너무 갑갑하잖아요.

뭐 [데드풀3]로 트릴로지 마감하고 나면 다시 색다른 연기를 해내는 연기자로 나오지 않을까...

그나저나, 브루스 윌리스가 은퇴하고 [다이하드]가 리부트되면
100% 이분이 존 맥클레인입니다!

덧글

  • G-32호 2018/11/18 20:29 #

    그린렌턴이 사람을 다 버려놨어..
  • 로그온티어 2018/11/18 21:42 #

    과연 그린렌턴이 다가 될까... (피카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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