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로스(Outlaws) └ 액션/슈팅



루카스아츠에서 발매한 서부 배경의 둠 클론... 이라고만 치부하기엔 쪼금 아쉬운 게임. 사실 둠과는 성격이 약간 달라서, 둠 클론이라고 하기가 좀 뭐합니다. 그냥 그래픽이 둠일 뿐 (?)



[둠]이 속사로 개기며 다수의 적과 상대하는 스타일이었다면, [아웃로스]는 적의 심장을 관통할 한방을 노리는 게임입니다. 서부의 무기가 볼트액션 소총이나 리볼버로, 연사와는 거리가 먼 무기들만 있었기 때문이죠. 개틀링이 하나 나오지만, 최후반에 잠깐만 등장할 뿐이고, 그 조차도 설치해서 쓰는 방식이라 어드벤티지가 센 무기입니다.

무기가 다 이래서 그런지, [아웃로스]를 하다보면 놓친 적이 뒤에서 등장할 지언정, 적들이 사방에 스폰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무기들이 리코일 속도와 장전 속도가 느려서, 빠른 대처가 불가능하니, 그렇게 등장시켰다간 유저 복장만 터지게 될 테니까요. 적들이 한 방에 너무 많이 배치되어 있지 않으며, 이벤트로 인해 스폰되는 일도 없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한 점입니다. 어떤 적들은 자신의 위치를 고수하기도 하고요. 그렇기에 유저는 한 마리 한 마리 씩 죽이며 나아가는 플레이를 주로 하게 됩니다.



맵에는 많은 엄폐물이 등장하는데요. 맵이 미로같이 느껴질 정도로 많이 배치되어있는 방도 있습니다. [아웃로스]는 히트스캔 방식으로 전투가 진행되니, 엄폐물을 이용한 플레이가 중요해지기 때문입니다. 엄폐하다가 빠르게 튀어나오면서 총을 갈기거나 앉았다 일어났다 하면서 총을 쏘면서 적을 사냥하게 되는 플레이가 주가 됩니다. 한편으로, 만일 넓고 엄페물이 적은 곳이라면 저격 플레이가 주가 됩니다.

그러니까 [아웃로스]는 이렇게 서부극에서 보던 총격전을 벌이도록 디자인되어 있는 셈이죠. 한편으로 레벨도 서부하면 떠올릴 컨셉의 맵들을 배치해놓았기에, (목장, 마을, 협곡 등등) 게임을 플레이하다 엔딩을 보면 서부극을 몰아서 본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담으로 [아웃로스]를 만들던 루카스아츠 게임이 어드벤쳐를 만들던 회사다보니, 그 스타일을 레벨에 녹여낸 바람에 아이템 찾느라 자꾸 총질의 흐름이 깨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맵을 쥐잡듯이 뒤지는 픽셀헌팅의 요소를 레벨을 풀어나가는 퍼즐에 집어 넣어 버린 거죠. 특히 크로우바나 열쇠는 정말 잘 숨겨놨습니다. 찬장 위나 어딘가 뒤, 교묘하게 점프를 해서 (허밍 점프였던가) 올라가는 곳 등등, 맵을 쥐잡듯이 뒤져야 찾을 수 있는 경우가 은근히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레벨을 탐험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숨겨진 장치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라던가 특정 위치에 아이템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때는 관찰력이 중요합니다. 아이템을 사용해서 푸는 퍼즐이나 숨겨진 장치를 찾는 퍼즐은 맵 타일이 유독 특이한 부분을 찾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말 그대로 맵을 잘 관찰하며 뒤적거려야 합니다 (...) 근데 때로는 너무 구석진 데 있는 바람에 레벨을 풀어나갈 열쇠를 찾으려다가 숨은 장소 (시크릿) 를 찾아버리는 경우도 있어요.

여담이지만, 난이도 별로 아이템의 위치가 다릅니다. 전투 양상만 달라지는 게 아니라 레벨의 퍼즐도 살짝 달라지는 거죠. Good 난이도에서는 찾기 쉬운데 있지만, Ugly난이도에선 아이템이 찾기 어려운 데 있습니다 (...) 한마디로, FPS적 요소말고도 어드벤쳐와 퍼즐 요소도 정성들여 디자인 했다는 부분이 보이는 대목이죠. FPS 치곤 쓸데없을 정도로 정성들여서 탈인 거지

즉, FPS지만 어드벤쳐 속성이 은근히 강한 셈이죠. 그리고 아이템을 써서 레벨을 풀어나가는 것 말고, 비밀요소를 찾을 수도 있는데요. 이게 의외로 전투보다 비밀요소를 찾으러 다닐 때가 더 즐거울 때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루카스아츠 게임 특유의 개그와 재기발랄함, 엉뚱함을 비밀요소에서 발견할 수 있거든요. 이 게임의 개발자들이 어드벤쳐를 만든 경험이 있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이 게임의 비밀요소에서 루카스아츠 게임즈에서 나온 어드벤쳐 게임의 특유의 개그 아우라가 느껴진다는 건 사실입니다. 루카스아츠 필름스에서 만든 영화를 오마주하는 건 덤이고요. [레이더스] 패러디는 작중 2번 나옵니다.



그리고 영화적 연출에 목을 매는 루카스아츠 게임 답게, 당시 FPS 치고는 컷신이 아주 공들여져 있습니다 (...) 말하지만, 이 게임은 97년도에 나왔어요. FPS에 흥미로운 스토리를 넣으려는 추세가 98년 하프라이프부터 시작되었기에, 그 흐름을 타려고 이렇게 만든 작품은 아닙니다. 제 생각에 영화적 연출은 당시 루카스아츠 게임의 회사 내 철학이었던 것 같아요. 아무튼 그에 따라서 이렇게 공들인 애니메이션 컷신들이 게임 내내 등장하는데요. 덕분에 레벨을 클리어하는 보람이 생깁니다.

스토리도 단순한 추적극이고, 대화내용도 딱히 중요하달 게 없습니다. 하지만 묘하게 인상적이에요. 말하지만, 저는 이 게임에 대한 노스텔지어가 전혀 없습니다. 처음 봤을 때도 둠 클론이라고만 치부하고, 어드벤쳐 명가인 루카스아츠의 외도라고 부정적으로 봤었을 정도니까요. 다만, 인트로 하나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저 화면구도와 연출까지 극적인 인상을 담으려고 세심하게 노력한 인트로를 보세요. 말하지만, 결말도 묘하게 의미있는 결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 본 것처럼 훈훈한 결말이에요. 동시간대 [쉐도우 워리어]가 제트팩타고 날아가는 로웡을 보여주며 아스트랄함의 정점을 찍었다면, 이 게임은 심장을 울립니다.

그리고 게임 하는 도중에 흐르는 BGM이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이겁니다.



그러니까 '둠 클론'이 이렇게 세심하게 무드를 잡다니; 동시간대 나온 [쉐도우 워리어]나 [레드넥 렘페이지] 생각해보면 이건 완전 천지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니면 [일리아드]나... 모두 거칠고 폭력적이고 황당한 화장실 개그들로 점칠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웃로스]는 그렇게 경쾌하게 가지 않았습니다. 그게 대세였는데도 불구하고요. 대신 서부극의 정서를 아주 진지하게, 그것도 정밀하게 담아내려 노력합니다. 생각해보면 당시 (97년) 북미에서 발매되던 액션 게임들이 아케이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시절이었죠. 스토리는 다 어드벤쳐쪽으로 치우치던 때였으니. 그러니까 [아웃로스]는 [하프라이프] 이전에, 슈팅 게임이 하지 못했던 감성적인 요소들을 담으려고 노력했던 게임이었던 겁니다. 그것도 자신의 기술력 노하우를 최대한 발휘해서요.

다만 BGM을 그냥 쓴 점이 좀 아쉽습니다. 그냥 BGM 3개가 교차되는 식으로 게임 BGM을 써먹거든요. 그게 좀 아쉽습니다. 상황에 따라 교체되게 했다면 좋았을텐데. 심지어 얘네는 이보다 옛날부터 페이딩 기술을 써먹던 사람들이었던지라... 전투할 때 전투테마가 일다가, 평화로울 때 저 음악이 흘러나왔다면 훨씬 감성을 터치할 수 있었을텐데 그게 아쉽습니다.

뭐 그렇단 말이고.







마지막으로 난이도에 관해서... 난이도가 3개가 있는데, 쉬움은 Good, 노멀은 Bad, 어려움은 Ugly로 명칭이 되어 있습니다. 어떤 오마주인 지는 아실테고... 일단 Good은 데미지가 크게 와닿게 오지 않기 때문에 막 해도 되는 난이도입니다. 보통은 쉬움 난이도도 조금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그냥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적들을 하나씩 아무렇게나 조진다는 기분으로 플레이해도 무방한 난이도입니다. 퍼즐 난이도도 얕고 말이죠. Bad난이도는 둠처럼 플레이 해야 합니다. 게걸음이나 바니합으로 사격선을 회피하며 적을 조져야 합니다. 여기까진 평범하죠.

Ugly가 제일 흥미로운데요. [레인보우 식스]를 하는 느낌이 납니다. 생각해보면, 이 게임이 [레인보우 식스] 이전에 나온 게임인데; 적이 캐릭터의 총의 한 두방에 죽듯이, 주인공도 한 두방에 죽기 때문에 어찌보면 죽창식으로 공평(?)한데요. 그렇기에 은엄폐 전략이 매우 중요해집니다. 적들의 위치와 전략적 유리점을 잘 파악해야 해요. 경우에 따라서 빠른 제압 전략을 써야 하고, 공간이 넓다면 저격 포지션을 잡을 위치를 선정하고 저격을 시도해야 합니다. 리볼버가 연사력이 있지만 원거리에서 조질 수는 없으니 CQB 스타일로 갈 때 유리해지는데요. 리볼버가 화력이 부족하지만 확률로 크리가 뜨는건지, 아니면 크리티컬 판정을 내는 사격 포인트가 따로 있는 건지 몰라도, 크리티컬이 뜨면 리볼버도 쓸만합니다. 다만, 안정적인 화력 위주을 뽑아내는 근거리 전투를 원한다면 샷건을 써야하죠. 가끔 적들이 한 장소에서 캠핑을 해서 (이게 확률적입니다. 캠핑하던 적이 어느 판에선 캠핑하고 있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유저가 손을 쓰기도 전에 샷건이나 라이플같은 화력좋은 무기로 한방에 골로 보내기도 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장소를 보고 다이너마이트로 제압해야 합니다. 이것 아니면 제압할 수가 없어요. 타 FPS 게임들 처럼 적들이 이벤트 트리거에 따라 소환되는 게 아니라, 맵에 배치되어 있으며 그 갯수가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레인보우 식스]처럼 맵을 보고 적들을 조지면서 맵을 쓸어버리는 맛이 납니다.

보스전은 그냥 엄폐하고 쏘고만 하면 다라서 오히려 보스전이 심심해지는 감이 있어요. Ugly난이동에서는 오히려, 다수의 적들이 포진해있는 레벨을 돌파하기 위해 궁리를 짜내는 부분이 오히려 살아나기에, 레벨을 플레이하는 부분이 흥미로워집니다.

그러니까 그냥 스트레스 해소는 Good 난이도,
둠 비슷하게 하려면 Bad 난이도,
레인보우식스 비슷하게 쫄깃하게 게임하려면 Ugly 난이도
로 플레이 하면 되는 거죠 (...)

그리고 이런 특성이 있기 때문에 둠, 둠 클론과 다르다는 말입니다. 해보면 알아요. Bad나 Ugly 난이도를 해보시면 이 게임의 진가를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