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웜짐3D └ 액션/슈팅



6시간 전에, 저는 고민했어요. 이 리뷰를 어떻게 시작해야 좋을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이 게임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면 정말 너무 많고, 많은 쪽으로 이야기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디자이너의 태도부터 게임산업까지 이야기해야 해요. 그만큼 이 게임은 너무 많고 다양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진짜, 심각하게 말하자면, 이건 진짜 심각한 문제에요. 들어볼 만 합니다. 아니 꼭 들어야 해요. 이 리뷰를, 게이머라면, 당신은 꼭 들어야 합니다.











타이틀 스크린 부터 보죠.



와우.

그거 아세요? 이 메뉴 스크린은 제가 해본 수백개의 게임중에 가장 쿨한 스크린입니다. 사실 이거보다 못만든 스크린이 있긴 합니다...만, 게임 자체가 병신이고 못 만들었다면, 그게 그 수준이네 라고 퉁쳤을 겁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의외로 잘 디자인 된 곳이 많습니다. 당황스럽지만, [어스웜짐] 특유의 황당한 분위기를 이해한다면 곧 익숙해질 부분이고, 레벨디자인이 나쁘지 않게 되어 있어요. 소문대로 그렇게 나쁜 게임은 아닙니다. 이건 추후에 설명하죠.

하지만 보세요. 뭐가 보이나요? 저는 오만함의 온상이 보입니다. 아무리 개발기간에 쫓겼어도, 울며 겨자먹기로 포장을 하는 중이라고 쳐도, 저따구로 메뉴를 만들어놓고 팔아먹진 않을 겁니다. 하려고 해도 위에서 짜를 거에요. "좀 더 화려하게 만들어줘," 왜냐하면 타이틀 스크린을 멋지게 잡아놓으면 좋은 인상을 주거든요. 스샷을 찍어서 풀어놓고, '이 게임은 매우 재밌는 것을 내포하고 있는 게임임.'이라고 홍보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이랬어요. 여러분, 그 유명한 [어스웜짐] 시리즈의 마지막은 이랬습니다. 그냥 던졌다고요. 감독이 시리즈 감독과 다른데, 아무리 그래도 예우는 해줘야 했지 않습니까. 근데 이건 말이죠. "나 좆나 게임 잘 만들어놨어, 니 새끼들도 그걸 알고 있고, 근데 더 할말 필요해? 옛다 타이틀스크린" 이겁니다. 사실, 이건 N64버전의 타이틀 스크린과 다르긴 합니다. 그 타이틀스크린은 제 [둠]같았어요. 뒤에 게임플레이하는 장면 나오고 그 위에 메뉴가 팝업되는 식이요. 결국 포팅하는 사람 문제일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총 책임자가 감독일 텐데 포팅 버전에 관여를 하지 않았다고요? 그래도 게으른 거죠. 윗선에서 이건 터치하지 말라고 선을 그은 게 아니라면요. 근데 만일 그러면 윗선도 좆나 무능하긴 하네요. 저걸 메뉴 스크린으로 내놓을 생각을 했다고.

그거 알아요?
그 똥망작이라고 유명한 [다이카타나]도 메뉴를 이렇게 던지진 않았어요.







게임은 나쁘지 않습니다. 디자인이 꽤나 잘 되어 있어요. 3D답게 점프 퍼즐이 주가 되는데, 살짝 조사를 해야하는 어드벤쳐적 요소도 있습니다. 초판부터 햄스터를 채찍질 해서 문을 여는 대목이 있는데요, 의외로 재밌었습니다. 만들긴 단순하단 걸 알지만 아이디어가 좋긴 하잖아요. 3D 공간을 잘 활용하기도 했는데, 유저의 맹점에 찾아야 할 것을 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스파이 캐릭터를 빠른 시간내에 찾아야 하는 미션이 있었는데, 얘가 늘 맹점에 서있어서 상당히 짜증났습니다. 근데 생각해보면, 얘는 스파이잖아요. 이렇게 숨어 있는 게 당연한 겁니다.

외계 감옥 레벨에서는 크게 도약하는 캔을 먹고 높게 점프하는데 그냥 먹고 점프하는 게 아니라, 3,2,1 하면서 카운트다운을 세며 텀을 낸 다음에 점프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 전에 미리 점프하거나, 2단 점프를 통한 점프 가속으로 더 나아가야 하는데, 정말 한 걸음 차이로 플랫폼에 겨우 착지하는 순간들이 이어집니다. 상당히 아찔하죠. 하지만 실수만 안하면 떨어어진 않습니다. 한 마디로, 세밀하게 점프퍼즐을 디자인 했다는 말이죠.

레벨 자체는 선형 구조가 아닙니다. 하나의 월드에서 닫힌 문을 열어가며 새로운 맵을 발굴하거나 맵에서 갈 수 없었던 곳을 가게 되는 등으로 조금씩 맵을 탐구, 탐험하는 형태를 지니고 있는데요. 여기서 다양한 도전을 통해 황금문어만 얻어가면 되기 떄문에 어떤 것을 먼저 도전하든, 상관없습니다. 그냥 발견하는 대로 플레이해도 되요. 동시에, 게임의 레벨에 진입하는 문도 황금문어를 얻은 수에 따라 들어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스테이지를 완벽히 클리어하진 않아도 레벨로 진입해도 됩니다. 저는 이런 너프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좋아해요. 굳이 완벽하게 깨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겁니다. 어차피 게이머가 게임에 흥미가 있다면 그때 완벽히 플레이하려고 할 테니까요.

다만 생각해보면, 레벨을 풀어나가기 위해 필요한 메인 보상과 다른 부가 보상을 만들기 귀찮았다는 말도 됩니다. 어떤 것들은 레벨을 풀어나가는 보상과는 별개가 되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죠. 아마 초창기에 그렇게 만들어놨지만, 딱히 이것에 관해 어떤 보상을 줘야 할 지 생각이 안나서 그냥 이렇게 게임을 만들어버렸을 지도 모릅니다. 그냥 귀찮았거나 무능했거나, 둘 중 하나인데, 중요한 부분에 대한 질문을 넘겨버렸으니 이건 무능한 것에 가까울 지도 모르겠군요.

각 레벨마다 구슬을 100개 모아야 하는데요. 이 구슬은 도전과제와 같은 겁니다. 레벨을 나가면 처음부터 다시 모아야 하거든요. 그리고 구슬을 해당 레벨에서 가장 많이 모은 것을 레벨 기록으로 칩니다. 그리고 게임 내 전체 레벨 클리어 기록을 총합해서 구슬 모은 수를 종합하여, 게이머의 지능지수를 측정하는 요소도 있지요. 이 점은 재밌습니다. 이것때문에 레벨 진행 상황에 대한 세이브를 하려면 레벨 밖의 레벨 선택 레벨로 나가야 하는 등의 애로사항이 생겼지만.

구슬의 위치는 그냥 흔한 곳부터, 도전을 해야 하는 곳, 시각적으로 찾기 힘든 곳까지 배치도니 위치가 다양합니다. 그리고 게임 클리어 루트까지 포진해 있어, 결과적으로 레벨의 곳곳을 돌아다녀야 얻을 수 있습니다. 그것도 죽지 않고요. 네, 죽으면 모든 구슬 획득 상황이 초기화됩니다. 오, 죽기 전에 레벨의 곳곳을 돌아다녀야 하고 구슬 있는 곳을 외서 다 먹어야 스코어링을 할 수 있겠구나. 오케이.

그런데 문제는 저장되지 않은 레벨진행상황도 초기화된단 겁니다.

그 순간, 양 뇌를 의심했어요. 그럴거면 목숨은 왜 있는 겁니까? 그래서 목숨을 다 잃으면 아예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건가라는 의구심과 불안감이 들었는데, 다행이도 그건 아니었습니다. 그러니까 의문인거죠. 라이프 시스템이 없어도 됩니다. 그냥 1인 목숨으로 진행하는 게임으로 해도 뭐 나쁘진 않은 거죠. 하지만 그래놓고선 이미지상 라이프 시스템이 있는 겁니다. 보여주기용으로요.




좀 더 깊게 가봅시다.

우선 옵션 저장이 제대로 안되요. 게임을 다시 시작하면 옵션을 새로 써야 합니다. 그냥 옵션은 게임 시작할 때마다 바꿔줘야 합니다. 심지어 옵션 중에 효과음 끄는 옵션이 없습니다. 사운드 옵션 가면 Tune과 Smell이 있는데 Smell은 효과음 옵션이 아니에요. 그나저나 Smell이 뭡니까? 유저 편의성에 대한 문제에다 대고 지금 장난칩니까? 게임 안에서의 장난은 모르겠는데, 게임의 편의성을 위해 셋팅을 해야 하는 메뉴에서 장난질을 치는 건 지나치게 유저를 무시하는 생각이죠.

물론 옵션에다 장난쳐도 됩니다. 기능구현을 제대로 했고, 메뉴를 불성의하게 중구난방으로 만들 지 않았다면, 메뉴 개그는 통했을 거고 저도 도발적이고, 참신했다고 생각했을 거에요.

근데 옵션은 저장이 안 되고, 개판으로 대충 메뉴를 만들어놓고, 필요한 기능들은 안 집어 넣은 불성의함. 이 상황에서 농담을 치겠다고 들어서면 무례한 거죠. 농담은 충분한 배려와 이해에서 칠 수 있는 건데, 이런 상황에서 치는 농담이면 그 사람은 그냥 지구를 떠나야 하는 겁니다. 이건 농담이 아니라, 회사 꼴이 좆망이라 다들 정리해고 당하게 생겼는데 그 회사 내에서 아재개그 치는 무눈치한 대리와도 같은 지랄첨가물이라고요.



아이템들은 정말 3D초보적인 렌더패스 (용어가 제대로 생각 안 나는데) 버그가 나서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듭니다. 아무리 거길 가도 못 먹는다면 두 눈의 입체감각을 무시하지 말고, 개발자들의 멍청한 렌더패스 처리를 탓하세요. 아니 그러니까, 저게 뭡니까? 아무리 폴리곤을 아끼고 싶어서 플랫이미지로 때웠다 쳐도, 물론 그건 이해갑니다만, 그래도 그럴 거면 처리를 잘 해서 적어도 입체적으로는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끔은 했어야죠.

그리고 가끔 엘리베이터가 나오는데, 닫힐 때 주의하세요. 잘 끼입니다. 그리고 점프할 때 간혹 아이템 효과가 캔슬되는 버그가 있습니다. 이런 가벼운 증상들이 계속 튀어나오는 이유는 간단 합니다. QA(품질지원) 자체에 신경을 안 쓴 겁니다. QA로 테스터들을 불러 제대로 했다면 테스터들에게 입닫고 게임이 괜찮다고 말해라라고 협박 아닌 뇌물을 주지 않은 이상, 이게 그냥 지나칠 문제로 거론되긴 어려웠을 거라고요. 왜냐하면 컨트롤을 어렵게 한 건 아니고, 그냥 문 틈에서 늦게 나왔을 뿐인데, 그냥 아이템 효과가 나타나기 직전에 점프를 했을 뿐인데... 이런 상황은 흔하잖습니까? 근데 버그가 일어난다고.

당연한 듯이 카메라 끼임 버그가 나타나기도 하고.

이 게임 시작하시는 분들은 수동적 카메라 조작과 불편한 조작에 대해 불만을 갖으시는데, 제가 맹세컨데 이 게임의 문제는 그런 불편한 컨트롤에 있지 않습니다. 이 게임은 편한 편이에요. 그리고 불편한 조작을 타계하기 위해 나름대로 손을 쓴 부분들이 있습니다. 이를 테면, 적을 바라보고 있다면 그 적을 자동으로 조준하는 부분 말이죠. 만일 적이 그 순간 움직이면 총알은 그 위치로 갈 것이고, 적은 그 사격 라인에서 벗어난 상황이니 총에 안 맞는 일이 일어나기에, 적이 가만히 있을 때를 노리고 쏴야하는 전략을 유도하는 등으로 전투 밸런스를 잡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컨트롤 문제는 문제가 아닌 겁니다.
바보야 문제는 시스템 안정성이야 (...)















그리고 안정성에 있어서 가장 결정적인 문제가 터집니다.

게임 중에 정지스크린이 뜨거든요. 그 내요은 바로..



Jump if you want to Play the game.

Jump if you want to Play the game.

Jump if you want to Play the game.

Jump if you want to Play the fucking game!??!!



Ahhhhhhhhhhhh!! Not the Jump button! Not the Jump! Ahhhhhhh!!!










전 처음에 저게 뭔가 했어요. 게임을 하다보면 이런 문구가 뜨는데 알 길이 없는 겁니다. 처음 당했을 땐 이게 뭔가하고 당황했습니다. 두번째 플레이할 때는 이유를 몰라서 당황하고, 세번째 이후부터는 지금 플레이하는 순간에 갑툭튀할까봐 두려워한 채로 플레이하게 됩니다.

어떤 맥락도 없이, 어떤 이유도 없이, 어떤 해결 방법도 없습니다. 그냥 공포영화의 순리가 여기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해결 방법도 없는 막연한 것이 툭 튀어나오며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그거요. 만일 그걸 노렸다면 [어스웜짐3D]는 훌륭한 호러게임입니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거 하고 있을 순간에 툭 튀어나오거든요. 그리고 무력감을 줍니다. 이 정지스크린은 너무 강력하거든요.

얼마나 강력하냐면
그냥 뜨면, 게임을 종료해야 합니다.

"게임을 계속하려면 점프버튼 누르라몈ㅋㅋㅋㅋㅋㅋㅋ 영어못읽냐?"

싶으시다면 이 게임 사서 설치하고 저거 뜨면 점프버튼 눌러보세요. 내가 저능아인지 점프버튼이 뭔지 모르는 제작자들이 저능아인지 확인해보라고. 비꼬기는 그만하죠, 그냥 점프버튼을 눌러도 패스가 안 됩니다. 게임 자체 내에서 이유도 설명하지 않아요. 게임 하는데 컨트롤러를 쓰던 것도 아니니, 컨트롤러 버그도 아닙니다. 복돌 방지인가? 근데 난 GOG에서 정당하게 샀다고! 그것도 세일할 때 2달러에!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포럼에서도 잔뜩 물음표 뜬 사람들이 많아요. 인터넷 공략 중에 영상공략으로 끝까지 간 사람이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유없이 저게 뜨거든요. 가끔은 오래 플레이해도 안 뜨는 상황이 있지만, 대체로는 저게 뜹니다! 이게 뭐란 말이죠. 이게 뭐란 말입니까, 개발자 붙잡고 저게 뭔지에 관해 물어보고 싶어요. 대체 왜 뜨는 건지, 어떤 기능땜에 뜨는 건지에 관해서 묻고싶은 겁니다.















그러니까 대체 뭡니까. 무슨 생각들을 하신 거에요?

그리고 이렇게 버그가 잔뜩 터지고 불성의한 게임을 스팀이나 GOG 등지에서 버젓이 파는 이유가 뭡니까. 안 해본 사람들 향해 푼돈이라도 벌어보겠단 겁니까. 네, 그건 좋아요. 과거 게임을 다시 끌어오는 건 좋다고. 하지만 돈벌이라도 상도덕이 있어야지, 고장난 물건을 멀쩡한 것인양 파는데 그게 사기가 아니고 뭡니까. 그것도 치명적인 진행버그를 가지고 팔고 있다고.

스팀과 GOG의 고전게임 끌어올리기엔 찬성했습니다. 저는 스팀이 다양한 게임을 조명하고, 예전같으면 플래시 게임 수준으로도 인정받지 못했을 인디게임도 입장패스시켜주는 스팀의 관대함을 이해했다고요. 깊이가 깊진 않지만, 그래도 다양성을 위해 통과하는, 잊혀질 수 있을 아이디어를 다시 끌어올려 보다 다양한 즐거움을 게이머에게 선사하려는 그 취지는 이해한다고.

[어스웜짐3D]는 말하지만 그렇게 나쁜 게임이 아닙니다. 액션 플랫포머 어드벤쳐로서 독자적인 영역인 사이키델릭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그게 [어스웜짐] 특유의 분위기였기도 하고요. 하지만 편의성이나 안정성에서 모두 좆망을 찍습니다. 후처리를 게을리 해버렸어요. 근데 그걸 또 안 고치고 그대로 게임을 다시 팔아버리는 겁니다!





팔아먹으려고만 하는 장사속은 이해합니다. 저는 세상에 부정적이지 않아요. 팔아먹든 말든 알아서 해요. 다만, 냉정히 말해서, 이런 일이 반복되면 플랫폼, 위험합니다. 지금은 마이너한 일에 속하지만, 이런 식으로 퀄리티 보장에 대한 사실이 엉키면 장사속이고 뭐고 난장판이 될거고 대거로 유저들이 자진 탈퇴하는 상태까지 올 거라고요. 스팀은 라이브러리 폐쇄로 협박이나 할 수 있겠지만, GOG는 뭘 걸 겁니까? 지금 개발중인 사이버펑크2077을 인질로 걸 겁니까?;

뭔 배짱으로 이런 걸 아직도 파냐고요.

정말이지...

그들 뱃속에 새겨야 해요.
아예 개복을 해서 그들 내장에 이 메세지를 새겨야 합니다.
엑스레이를 찍을 때마다 바로 보일 정도로요.

"게임을 성의없이 만들지 않는다"
"그걸 팔지 않는다"

그러고 싶어요.
그게 지금 제 심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