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인투 더 스파이더 버스] └ 액션/모험



요약하자면 스파이더맨 강제 정모.

팬들도 정모 분위기
'뉴 유니버스'라 말하긴 뻔하니까 북미판으로 제목 씀.

[심슨가족 더 무비]에서 호머 심슨은 심슨가족을 극장에서 보러온 사람들에게 이런 일침을 날립니다, 아니, 집에서 TV로 공짜로 볼 수 있는 심슨을 왜 극장와서 봐야 하는 거야? 당신들은 멍청이야, 당신도, 당신도, (극장 안의 관객을 가르키며) 그리고 당신도!

다시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얘기로 돌아와 볼까요? 별 거 없습니다. 스파이더맨을 아신다면, 이미 다 아실 이야기에요. 팬이라면 그 법칙을 알고 있겠죠. 결말도 뻔합니다. 스파이더맨 다운 안타까운 이야기가 흘러서 가슴이 저릿해지기도 하죠. 근데 왜 보러갑니까? 이미 팬이라면 다양한 세계로 수백번을 들었을 이야기를 말이죠. 이것도 그저 '잘 포장되어 있을 뿐'이지, 결국 스파이더맨이 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영화로는 이미 3번을 보셨을 이야기죠. 그래서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호머심슨이 말했듯이요, "왜 보러갑니까?"

솔직히 이글루스에 [스파이더맨:뉴유니버스] 얘기로 도배가 되어 있길래, 이 이야기를 안 쓰려고 했습니다. 하려고 해도 열기가 좀 식은 다음에, 다른 영화 이야기도 좀 나오고 그럴 때 살짝 올릴 생각이었어요. 솔직히 지나치게 많이 언급됬었지 않았습니까? 하루 전에 메인에 뜬 스파이더맨 이야기로 틱택토를 즐겼을 정도에요. 2빙고가 나오더군요. 그렇기에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지요. "왜 또 [스파이더맨:뉴유니버스] 이야기를 쓰는 겁니까? 이미 남들이 했던 얘기를 또 할 건데요?"














아무래도 또 좆같은 일이 벌어지려는 것 같아


위에 썼듯이, 당신이 스파이더맨을 안다면, 이 이야기를 알겁니다. 아니, 근데 모르는 게 있을 수도 있죠. 왜냐하면 제작자들의 마인드는 이랬거든요. 이미 극장에서는 스파이더맨에서 쓸 수 있는 카드를 다 쓴 상황입니다. 리부트도 했고, 설정을 바꾸기도 했죠. 유일하게 남은 카드는 평행우주로 스파이더맨을 다 불러내서 스파이더맨판 어벤저스를 만드는 겁니다. 근데 이건 너무 매니아스러운 거에요.

소니의 선택은 간단합니다.

"매니아스럽다고? 그럼 그냥 닥치고 매니악하게 가자구."

애니메이션은 상당히 정신없고, 너무 많은 것들이 등장합니다. 스파이더맨 평행우주를 잘 아는 분들이어야 영화를 즐길 수 있어요. 심지어 영화판까지. 마일즈가 두번째로 만나는 피터 파커의 회상장면을 보면 얄짤없이 그건 샘레이미판 스파이더맨입니다! 생체 거미줄 아니지만 알게뭐야!! 아무튼 크레딧에선 인터넷 밈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쿠키영상까지요.

히어로 영화지만, 히어로의 정신에 대해서는 그다지 설명하지 않습니다. 아니, 히어로 영화에 정의 이야기가 빠진다니 그게 무슨소리요! 라고 말하신다면... 사실 슈퍼히어로를 즐기는 방향이 정의를 따지는 것만 있지 않습니다. 물론 정의가 무엇이냐를 읽어보는 노벨급의 스토리의 히어로물도 있지만, 설정과 캐릭터를 즐기는 히어로물도 있지요. 흥미로운 캐릭터가 정해져있고, 그 캐릭터들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아이러니한 운명에 처하는 지를 즐기는 히어로물도 있는 겁니다. 아, 물론 자경단 짓 하면서 독자의 가슴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대목도 있긴 합니다.











뭔데뭔데 나도좀알자


그래서, 사실 이 영화는 사실 설정과 캐릭터 드라마를 즐기는 영화입니다. 시리어스하진 않고, 그냥 즐기면 되요. 팬이라면 아예 파티분위기 수준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말했죠, 매니악 하다고. 이미 알 사람은 다아는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춰진 이야기이기 때문에 엄청 생략한 부분이 많습니다.

다만 생략했기 때문에 이 애니메이션이 즐거운 거에요. 다만 이미 질릴 대로 알 팬들에게만요. 그냥 제작진은 그 설정을 가지고 놀고, 기존의 히어로 영화와는 다른 애니메이션이니까, 아예 스타일리시하게 갑니다. 너도 이 이야기를 알고 있지, 나도 알고 있어? 뻔한 이야기를 왜 꼭 뻔한 식으로 해야 해? 그냥, 즐기자구. 한편으로 클리셰를 질릴대로 아는 스파이더맨들이 클리셰를 읊는 부분에서 왠지 [마지막 보이스카웃] 류의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클리셰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서 가지고 노는 영화들이었죠. 이 영화도, 사실 직접적으로 가지고 놀진 않습니다. 플롯을 비꼬진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주변 농담으로 클리셰임을 가볍게 환기시키며, 클리셰의 느끼함을 환기합니다.

사실 뻔한 이야기지만, 마일즈가 원래 스파이더맨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가지고 영화가 슬쩍 장난을 치기도 하는데, 이 점에서는 샤말란이 각본에 개입했나 싶을 정도로 비슷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뻔한 이야기를 교묘하게 꼬아서 뻔하지 않게 하는 게 샤말란 영화의 장점이었기 때문이죠. ....호평받은 작품들에만 한해서 이야기하는 겁니다.

아무튼 그것도 설정놀음이라고 볼 수 있겠죠. 그리고 캐릭터 놀음도 아-주 제대로 합니다. 너무 제대로 합니다. 산만합니다. 근데 알게 뭐에요. 저는 1분1초가 소중했습니다. 내 눈이 아직 멀지 않았음에 신께 감사했어요. 제 말은 기독교 신이 아니라 원 어보브 올 말하는 겁니다. 분명 하늘에서 팬들을 굽이 살피며 재치섞인 독설을 퍼붓고 있을 그 분 말이죠.








강제 정모
야 홈커밍 애는 왜 안 나왔대? 신참이 까져가지곤.
걔는 디즈니랑 협상 안되서 안 나왔대. 얼마 전에 미안하다고 편지보냈드라.


네, 아무튼 그런 애니메이션이에요.

존중을 담아 하나 더 언급하자면, 마일즈 모랄레즈가 흑인이란 사실을 가지고 애니메이션 전체 스타일도 그에 맞춰서 바꾸었단 겁니다. 흑인문화에 대한 존중이 애니메이션 전체에 깔려있어요. 간혹 등장하는 오색찬란한 현란한 이펙트들이 만화식 이펙트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팝아트 색상입니다. 실크스크린, 혹은 에어스프레이... 주로 그래피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느낌의 이펙트와 색상이기도 합니다. 훌륭한 수준의 힙합, R&B음악이 분위기에 맞게 흘러나오고 마일즈의 아티스트 기질을 이용해 그래피티를 그리는 씬도 있습니다.

그냥 스파이더맨을 어떻게 만들까 수준의 고민을 넘어서 팬들에 대한 이해도 수준을 고려할 뿐 아니라, 문화에 대한 존중에 혼을 담은 액션까지 담았으니 이 정도면 정말 잘해준 겁니다. 분명 다른 것을 해보자는 고민도 상당했을 겁니다. 이렇게 가지 않고 준수하게 가서 돈을 더 벌 수도 있었어요. 하지만 그들은 존중을 담아 작품을 세공했습니다. 저는 (예비) 컨텐츠 크리에이터로서 그 존중을 하기를 어렵다는 걸 알기에, 저는 그 존중을 존중합니다. 그리고 이 말은 제 뇌에서 꺼낼 수 있는 최고의 찬사입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이 영화를 보기위해 1년을 기다렸습니다.

[캐빈 인 더 우즈] 때보단 덜 기다린 영화지만, (그건 7년을 기다림.) 우리나라에서는 못볼 영화라고 생각했기에 이 경험이 너무 소중했어요. 일단 1년 전에 트레일러 봤을 때 우와 했지만, 너무 설정이 매니악했고 제대로 스타일을 발휘하는 쪽으로 가기에, 난다긴다해도 국내에선 심드렁한 반응이 나올 것이 뻔하니까 개봉 안 해줄 작품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이렇게 개봉해주네요. 그것도 번역가도 괜찮은 분 달아서... 어쩐지 자막 센스가 넘치나 했더니... 역시... 압도적 감사! (눈물)

그래도 2번은 안 볼 겁니다. 현재 지갑 사정을 뚫고 고민고민하다 본 영화라서요. 분명 이 영화는 죽을 때까지 마음에 담을 영화는 아닙니다. 제가 죽을 때까지 마음에 담을 캐릭터는 스파이더맨이라서요. 단지, 이 극장용 애니가 그 스파이더맨 팬에게 상당한 대우를 해줬다는 것에 감사할 뿐입니다.

....뭐 볼 수도 있죠.
근데 그럼 진짜 제 인생 최초로 같은 영화를 2번 극장에서 보러간 케이스가 될 겁니다 (...)








아무튼,

그래서 호머심슨 얘기로 돌아와 볼까요?

"뻔한 이야기를 왜 극장와서 보는데?"

이유야 뻔하죠.

팬심에 보는 겁니다!

그리고 이 애니는 그 팬들에 대한 아주 현란한 화답입니다.














PS.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크레딧에 DONALD FLICK이란 이름이 나오는데 농담인 줄 알았습니다.
DONALD FUCK으로 봤거든요. LI를 u로 본겁니다. 너무 절묘해서 예의치 않게 터졌네요.

PS2.
저기 데드풀 캐릭터 하나 있었다면 더 정신없었을 겁니다. 재밌는 건, 데드풀 캐릭터는 평행 우주 하나에서 찝어서 데려와도 영화가 기가막히게 현란하게 정신없었을 거에요.

PS3.

다이스키! (...)
빵터졌음 진짜. 예상은 했지만; 역시... 시크한 느와르의 일침은 덤.
그나저나 위 짤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미 저 모에함에 빠진 팬들이 짤을 소소히 양산중입니다 (...)
과히 최대수혜자가 아님.

PS4.
니콜라스 케이지가 느와르 캐릭터를 완벽하게 캐리했습니다.
너무 익숙한 보이스라 깨긴 하지만, 그래도 하드보일드리쉬 한 게 너무 어울렸어요.
그 목소리로 시크하게 일침하는데 절묘해서 자꾸 빵터짐.

PS5.
스파이더맨 팬들 정모분위기라 썼는데, 마블 히어로 팬들은 일반 혼모노와는 다르답니다. 스파이더맨 팬들은 더 다르죠. 저도 옆 좌석에서 핸드폰 계속 해서 눈이 부시기에 빡침에 다 뒤엎고 싶었지만 스파이더맨이 가르쳐준 교훈대로 조용히 질서를 지켰습니다. 큰 분노엔 큰 책임이 따르거든요. (그게 아니지 임마) 그리고 조곤히 언급했죠, 핸드폰 하지 마세요. 그러거나 말거나 옆 사람은 핸드폰 하더랬지만, 어쨌거나 저는 관람 분위기를 엉키게 하고 싶지 않았기에 큰 분노없이 가만히 있었습니다. 이거 보세요. 스파이더맨 혼모노들은 다릅니다. 그러니 갑자기 스파이더맨 복장까지 하고 보는 혼모노가 등장했다고 놀라거나 미워하지 마세요.

PS6.
위에 PS5 쓰다가 일반을 쓰는데 오타로 이란 혼모노라고 써서 수정했습니다.
그런 혼모노는 또 대체 뭔 혼모노란 말인가.

PS7.
중간에 마일즈가 선배들에게 까이는 대목이 있는데, 묘하게 선임이 후임까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잘 성장한 모습에 샘레이미판 스파이더맨이 감탄하며 '역시 내가 잘 키웠어'라고 말하니, 옆에 있던 그웬이 정정하며 '아니 쟤는 스스로 자란 거에요'라고 말하는 데 그게 꽤나 인상적인 대사였네요.

PS8.
킹핀의 동기를 살펴보면, 사실 중년이혼남 스파이더맨의 사정과 거의 비슷합니다. 아니, 전체 스파이더맨이 겪은 일과 연결되어 있지요. 누구는 버렸지만, 누구는 버리지 않았던 집착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집착을 버리고 다시 일어서느냐, 아니면 집착이 광기가 되버려 악당이 되느냐의 이야기가 내면에 살짝 깔려있어요. 이걸 가지고 편을 갈랐기 때문에, 이것이 작품 내의 유일한 생각할 거리, 주젯거리가 됩니다. 그밖의 이야기는 다 즐길거리만 가득합니다.

PS9.
극장판 중에서 역대급 숙모가 나옵니다.
파커랑 산전수전 다 겪었기에 그 연륜과 카리스마가 묻어나는 모습이란...

PSX.
이 애니메이션 감독들의 경력보시면 아셨겠지만 경력 진짜 화려합니다 (....)
감독 경험은 없지만 다양한 대작에서 아트를 맡으며 쌓은 경험이 눈에 보였는데
어쩐지 연출력이 프로를 넘어서더라...

PSX1.
이 애니의 원작(스파이더 버스)을 일으킨 장본인 답게, [셰터드 디멘션즈]의 스파이더맨이 쿠키영상에 등장합니다. 익숙한 페이스다 했더니 역시 그 녀석이었어... 그리고 그 스파이더맨이 스파이더맨 밈의 전설인 60년대 스파이더맨을 만닙니다(...)
전설과... 전설의 만남이라니...

PSX2.


괜히 심슨을 언급한 게 아니다


덧글

  • 이굴루운영팀 2018/12/14 20:27 #

    그리고 삼촌이 죽습니다.
  • 로그온티어 2018/12/14 20:34 #

    그게 깊은 이야기인데, 마지막에 모랄레즈가 모두가 스파이더맨이 될 수 있다고 했는데, 스파이더맨이 있었던 세계에서 스파이더맨의 후임을 맡았을 뿐인데 똑같이 삼촌이 죽은 걸 보면 분명히 스파이더맨이 되려면 주변인 중 한명이 죽는 운명을 타고나는 게 분명합니다. 그러니까 스파이더맨 되라는 말은 겉으로는 엄청 중요한 일처럼 들리지만 실은 의미심장한 저주같은 말입니다 (...)
  • virustotal 2018/12/14 22:16 #

    .......그치만...이런영화라도 나와야지 아니면...혼모노쨩... 스파이더맨은 관심도 없는걸!
  • 로그온티어 2018/12/15 04:20 #

    내가 스파이더맨에 관심없다고? 진짜?;;
    진짜 그렇게 볼거야? 토탈군! 실망이야!
  • 타누키 2018/12/15 16:03 #

    ㅋㅋㅋ 진짜 올해의 영화급입니다. ㅜㅜ 용아맥에서 틀어주면 좋으련만 ㅠㅠ
  • 로그온티어 2018/12/15 18:49 #

    어라 아이맥스로도 나왔나요
  • 타누키 2018/12/15 19:03 #

    네 왕십리랑 열려서 봤네요. ㅎㅎ 아이맥스로 한번 더 가시죠~ 아맥으로 그 효과를 보니 정말 ㅠㅠ)b
  • 로그온티어 2018/12/15 19:06 #

    주중에 가야겠다 (벌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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