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오멘2 └ 액션/슈팅



사놓고 클리어하지 못한 게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건 시간이 안 나서도, 할 의지가 없어서도 아니죠. 이 게임은 제가 7년동안 10번을 깨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못 꺴죠. 지금은 공략법이 영상으로 나돌기에 깰려면 얼마든지 깰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못 깼죠. 이번엔 챕터3까지 갔습니다. 다행이도요(?) 그리고 다시 접습니다.

왜냐하면 ... 지루하거든요.

레거시 오브 케인 시리즈 팬들이 많다는 건 인정합니다. 대중적인 게임팬들에 비해저는 좀 적지만 그래도 있다는 건 이해해요. 그걸 기반으로 월드 오브 다크니스란 세계관 놀이도 벌였었고 말이지.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이 게임이 정말 그럴 가치가 있었느냐고 저는 정말 묻고 싶어요. 팬 중에는 레거시 오브 케인 시리즈가 돌아오길 희망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글쎄요. 왜 그래야 하죠? 이 게임을 보고서도 그런 말이 나오는 지 모르겠어요.

만일 레거시 오브 케인 팬 중에 어떤 분은 이 글을 보면 화가 나실 지도 모릅니다. 저는 누군가가 좋아할 물건을 대차게 까려는 거거든요. 근데 어쩌나요. 때로는 자기가 좋아하는 게 쓰레기같은 구석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떤 것이든 쓰레기같은 구석은 있지요. 만일 쓰레기같은 구석이 없었다면 정말 불후의 명작이 되었을 텐데, 블러드 오멘2가 그런 명작인가요? 아니지. 케인 시리즈가 이렇게 된 이유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그 쓰레기같은 부분이 너무 커서 그런거죠. 그러니까 만일 팬이라면 일단 자세 고쳐 앉고 들어봐요. 난 지금 심각하니까.

이 게임은 크리스탈 다이나믹스가 어느정도 성숙해질 시기에 나온 게임입니다.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크리스탈 다이나믹스는 3인칭 액션 어드벤쳐에 집중해 왔습니다. 그냥 액션 어드벤쳐가 아니라 캐릭터를 만들려고 했어요. 정확히는 라라 크로프트처럼 오래오래 IP로 써먹을 캐릭터를 만들려 했던 것 같아요. [아쿠지]나 [겍스]같은 거 말이죠. 그러던 그들이 [레거시 오브 케인]이란 유산을 실리콘 나이츠에게서 상속받고는 레거시 오브 케인 시리즈 게임들을 내놓게 됩니다. 첫 작이 [소울리버]였죠. 그리고 본격적으로 [레거시 오브 케인]의 후속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소울리버도 후속작을 만들고, 본격적으로 두 캐릭터가 합심하는 레거시 오브 케인: 디파이언스가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모두 가지고 있는데
모두 깬 적이 없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냐고요? 지루하거든요.

그만 투덜거릴게요, 빠르게 짚겠습니다.

문제가 있습니다.

1. 지루한 캐릭터
2. 지루한 전투디자인
3. 특징도 지루함

저게 사실 레거시 오브 케인 시리즈 공통 사항인데,
일단 지금은 블러드 오멘2 차례니까 블러드 오멘2를 기준으로 쓰겠습니다.

메인 캐릭터 부터 볼까요?

케인.

무자비하고 피에 굶주리고 뱀파이어 군주 스타일.

끝.

게임 내내 얘에게 어떤 매력을 느껴야 할 지를 알기 힘듭니다. 그냥 피에 굶주려서 시민패서 피빨러 다니고, 악당도 공평하게 피빨아먹고... 그게 다니까요. 컷신에서 타 캐릭터와 대화하는 부분에서도 매력을 느끼기 힘듭니다. 대화만 하니까요. 대사도 뭔가 독특한 게 없습니다. 캐릭터성은 있어요. 다크 크루얼하지만 막무가내인 놈은 아니죠. 그리고 괴물이 되었으니까 인간미가 안 느껴지는 게 당연하긴 합니다. 하지만 캐릭터에 이입하려면 나름의 드라마라도 있어야 하거나, 이 자식이 쿨한 점을 하나라도 설명해야 합니다. 그리고 레거시 오브 케인1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초장에 이 캐릭터의 매력을 강하게 드러낼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하죠.

하지만 게임은 책을 읽는 것 같이 진행됩니다. 아니, 그보다 심해요. 캐릭터 두명이 대화하고, 거기엔 어떤 액션도 없어요. 그냥 대화하고, 또 대화하고, 또 대화합니다. 내용도 별 거 없어요. 케인이 투덜대면서 그냥 하라는 거 하고, 길 찾기 위해서 시민과 대화하는 것 뿐입니다. 케인의 성향이 드러나지도 않아요. 목표 조달도 잘 안 됩니다. 만일 캐릭터가 복수를 위해서 달리는 거라면, 복수극 다운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다만 주인공 개인사는 게이머에겐 관심없기 때문에, 악당이 나쁜 새끼다라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 목숨을 물로 보든, 잔혹한 행위를 일삼던지, 아니면 주인공의 능력을 앗아가는 부분을 플레이상으로 보여주던지요. 그러면 복수하는 과정에서 무자비하고 도덕적이지 않지만, 복수를 잔혹하고 훌륭히 끝내는 케인의 캐릭터성을 보여줄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게 전혀 없어요.

그리고 게임과 캐릭터 특징을 잡아줄 시그니처가 없습니다. 케인이 쓸 수 있는 기술은 많은데, 모든 기술이 하나의 톤으로 이어져 있지 않아요. 심각하게 말해서, 투명화와 버프 스킬, 넓게 뛰는 점프가 뱀파이어와 무슨 상관이 있는 겁니까.

그리고 캐릭터 게임이라면 스킬은 캐릭터가 어떤 것이다라는 것을 대변해야 합니다. 그리고 게임의 어드벤쳐(퍼즐) 구조도 캐릭터의 행동을 대변해야 합니다. 캐릭터가 교활하다면, 삼엄한 경비를 '교활한' 방법으로 뚫는 것을 보여줘야 겠죠. 캐릭터가 영리하다면, '영리한' 방법으로 뚫어야 할 겁니다. 이건 루카스아츠 어드벤쳐 게임을 아신다면 이해갈 부분입니다. 그들이 낸 어드벤쳐 게임들이 시스템은 다 똑같은 방식이어도, 하나의 세계관과 그 속의 캐릭터와 그렇기에 그 세계에 맞는 해결방법, 유저 피드백이 틀리기에 다른 게임처럼 인식되고, 그걸 넘어서 그 게임과 캐릭터와 세계의 개성이 살아납니다.

근데 심각하게 말해서 케인이 퍼즐을 풀 성격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게임에서 요구하는 건 퍼즐풀기에요. 그리고 퍼즐만을 위한 스킬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퍼즐을 푸는 게 재밌냐고 말한다면 그것도 아닙니다. 레벨이 복잡한 것도 아니고, 퍼즐이 흥미진진하게 주어지는 것도 아니거든요. 퍼즐들의 매력도 잘 모르겠어요. 미로같은 레벨을 풀어나가는 퍼즐도 아니고, 보물찾기 스타일의 퍼즐도 아닙니다.

게임 내내 유저는 계속 장치나 돌리고, 레버를 내립니다.
관찰력을 요하는 것도, 추리력을 요하는 것도 아닙니다.
뭐에 도전하는 건지, 내 어떤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퍼즐이 그렇지 않자면, 거기에 뭔 매력이 있는 겁니까.
퍼즐은 유저의 지적능력을 발휘하라고 존재하는 건데.

제 생각에 방어막이라던가 잠금장치를 푸는 퍼즐을 보면 견고한 보안장치를 뚫고 요새로 진격한다는 느낌을 내려고 한 것 같습니다. 근데 그렇게 만들려면 요새가 튼튼하고 견고하고 복잡하다는 느낌을 먼저 줘야 하지 않을까요. 저라면 세계관을 설명하기 위해 초장부터 컷신 그리고 대화씬에 할애하지 않고 저 너머에 나쁜 새끼가 있고 그 나쁜 새끼가 치사하게 기계장치로 단단하고 복잡하게 레벨을 꾸려놓고 있다고 말해주고, 케인에 대한 서사는 가면서 조금씩 이야기를 꺼내는 것으로 진행했을 겁니다.

퍼즐도 케인이 일일이 돌아다니며 숨은 레버를 내리는 게 아니라 그냥 장치를 부순다거나, 아니면 교활하게 적들을 속인다던가 스킬로 푸는게, 그 스킬이 사실 공격 스킬이라던가... 그런 쪽으로 풀었을 겁니다. 물론 모든 액션어드벤쳐가 액션을 위해 파괴하는 쪽으로 가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케인 성격보면 저렇게 레벨 돌아다닐 캐릭터는 아닌 것 같은데, 게임이 그렇게 만들고 있단 말이죠. 어떤 의도에서든 이건 매력이 없습니다.

보세요. 제가 챕터1부터 챕터3까지 뭘했는 지 아세요? 레버만 내렸어요.

위에 썼듯이 전투도 뭔가 부족합니다. 기술은 3콤보에 그랩만 있어요. 피하고, 콤보 넣고, 피하고 콤보 넣고... 그거면 됩니다. 딴 건 필요 없어요. 아예 없기도 하고. 전투테스트의 궁극이 되어야 할 보스는 그냥 막으며 기회를 보며 기다렸다가, 보스가 가드 안 먹히는 일격을 하려고 하면 살짝 옆으로 움직여서 피하고 콤보 넣으면 됩니다. 차라리 가드는 타이밍 맞게 가드버튼을 눌러야 가드가 되게 해서, 5방 타이밍 맞게 막으면 적이 빡쳐서 일격 날리려고 하고, 그때 가볍게 피해주고 공격 넣는다는 식으로 해버리면 어떤가요? 왜냐하면 패턴이 보스가 일격 날릴 떄까지 가드하는 방식이거든요.

그리고 케인의 트레이드 마크가 뭔가요. 피빨기요? 피빨기가 주 컨텐츠이긴 하지만, 피빨아서 되는 건 경험치 쌓기와 체력 회복밖에 없습니다. 차라리 npc마다 체력 회복이 다르게 하거나, 피 빨때마다 케인이 음흉한 조크를 드물게 넣어주는 건 어떨까요? 만일 상류층의 피가 더 많이 빨린다던가, 특수한 적이 맵 안에 숨어있는데 얘를 찾아 죽여 피를 빨면 경험치를 더 준다던가, 공격 말고 잠입으로 죽인 녀석은 피나 경험치가 더 많이 빨린다던가, 가끔 역병 도진 놈이 있어서 얘는 잘 걸러서 빨지 않는다던가?!

이 게임을 하면서 재밌을 만한 아이디어만 계속 튀어나왔어요.
왜냐하면 이 게임 자체가 재미없으니까요!
대체 이 게임에 뭐가 있는 것 처럼 보입니까?

스토리요? 감흥 있게 만들면 상관없을텐데 접점없는 대화만하고, 배경이나 이벤트로 스토리텔링을 하려는 것도 없고 캐릭터 어필하려는 노력도 없어요. 그냥 고전체로 무뚝뚝히 일관하는 케인과 뭔가 크루얼하긴 한데 직접적으로 감성을 건드릴 노력은 하지 않는 세계가 존재할 뿐입니다. 거기에 자기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지 모르는 퍼즐과 레벨디자인, 그리고 마지막으로 맥알이 없는 전투까지.








그리고 이게 2002년도 게임이니까 이런거다. 라고 변명할 가치도 없는게, 제가 이전에 인디아나 존스:황제의 무덤을 플레이했었거든요. 그리고 이 게임도 2002년에 나왔죠. 이 작품도 썩 좋은 작품은 아닙니다만, 괜찮은 아이디어가 많았습니다.

어차피 리뷰할 거지만 잠깐 티징 좀 하죠.

챕터2에 해당하는 파리 레벨에서 인디는 난간에 서있는 악당에게 술병을 던져서 난간 너머로 떨어뜨립니다. 난간 사이를 뛰는 적에게 수류탄을 던져서 넉백 시켜서 떨어뜨릴 수도 있고요. 그리고 적들과 총격전 하기 전에 "날 대면하는 덴 어려운 방법과 쉬운 방법이 있어." 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적들을 다 쓸어버린 후에, 인디가 한탄하듯 한마디 하죠. "쟤넨(나치들) 늘 어려운 길을 택하더라." 그리고 시계탑에서 다빈치의 비행기를 타고 다른 타워로 가서 보물 줍자 가스가 나와서 플랫포밍을 통해 유리를 깨고 가까스로 탈출하는 가 하면, 트레이드 마크인 채찍을 써서 탈출하는 플랫포밍 퍼즐이 꽤 많습니다.

동시간대 나온 '캐릭터 위주' 게임 중에 가장 평가가 미묘한 게임도 이정도로 재밌는 아이디어들이 많습니다. 캐릭터가 상황에 따라 한마디 거드는 것으로 캐릭터성을 드러내기도 하고, 트레이드 마크 하나를 내세워서 잘 써먹기도 하고, 단순 인디아나존스가 기존의 프랜차이즈였기 때문에 재밌는 아이디어가 나왔을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인디아나존스는 영화 원작이고, 게임은 시행했을 때 또 하고픈 매력이 느껴질 만한 기능들과 게임오버 되어도 다시 도전하게끔 만드는 매력 존재하는 레벨과 전투(혹은 흥미로운 선택~AKA 전략~) 있어야 것인데, 영화는 그게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그렇기에 [인디아나 존스] 게임 제작진은 [인디아나 존스]식 유머를 게임 전체에 바르려는 노력을 했습니다. 정확히는 유저가 인디아나 존스처럼 행동할 수 있게 만들었어요. 칼로 전투하려는 검객을 '넌 또 뭐야 귀찮게'라는 표정으로 총으로 가볍게 쏴버리는 인디봤죠. 그것처럼 게임 자체를 전투로 해결할 수 있지만, 위에 썼듯이 술병을 집어던져서 떨어뜨린다던가, 적이 달려들 때 가볍게 피해서 자진낙사시킨다던가 식으로 게임을 풀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유물을 집어들면 인디가 말합니다, "이걸 다 모으면 난 부자가 되겠지! ...물론 여기서 살아남는다면 말야." 혹은 이 말도 합니다. "이건 박물관에 있어야 해!"

그리고 그 [레거시 오브 케인]의 케인이요?
아무 말 안 합니다.






만일 캐릭터극을 위주로 한 게임이든, 스토리 위주의 게임을 만들 것이든 염두해두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컷신 집어넣고, 이벤트 신 집어넣는 건 상관없어요. 하지만 게임플레이를 통해서 이야기와 매력을 전달하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캐릭터극이라면, 캐릭터가 하는 행동과 유저가 원하는 행동의 접점이 뭔지부터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게 1단계죠. 물론 이 게임에서는 피를 빨고 기어다니는 적을 발로 까는 등의, 케인의 사디스트적 기질을 드러낼 수 있게 했습니다. 1단계는 달성한 겁니다. 이제 거기서 심오하게 들어가는 겁니다. 만일 이 캐릭터가 사디스트적 기질이 있고, 유저의 사디스트적 기질을 발휘할 수 있게 하여 캐릭터에게 매력을 느끼게 할 것... 오케이. 그럼 게임이니까 도전해야 할 것들을 마련해야 겠지,

그럼 게임의 난이도는 어떻게 올려야 할까?
캐릭터(유저)가 겪어야 할 난관은 어떤 걸까?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야 캐릭터성도 살고, 유저가 원하는 플레잉도 완성할 수 있을까?
만일 사디스트적 기질을 발휘하게 만들거라면, 어쩔 떄 그런 특성이 올라올까?
아마도 어려운 적 (유저를 화나게 만드는 적)을 처참히 굴복시키는 데에서 오겠지.
그럼 어렵고 짜증나는 적은 어떻게 만들지, 그 적을 어떻게 전투하고 굴복시켜야, 유저가 어려운 도전에서 승리했다는 걸 느낄까? 그리고 그것이 앞으로 행할 사디스트적 행위에 대한 쾌감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플레이톤은 어떻게 맞춰야 할까?
머리 쓰는 퍼즐이 지금의 캐릭터성에 맞을까?
머리 쓰는 퍼즐을 넣겠다면, 지금 사디스트적 캐릭터성에 맞는 퍼즐을 넣어야겠지.



근데 제작진은 그딴 고민은 치웠습니다. 걍 무난한 퍼즐과 전투로 때웠어요.

그걸로는 매력을 느끼기 힘듭니다. 뭔가 강하게 잡아 땡기는 게 있어야 해요. 접전, 짜증나게 하는 것들, 그리고 그걸 넘어서는 과정, 퍼즐이나 전투나 배경오브젝트(미장셴) 이벤트... 모든 것들이 유저의 관심을 잡아끌고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해야 합니다. 강렬해야 합니다. [맥스 페인]에서 초장부터 주인공 가족이 죽듯이요. 사실 그건 게임 스토리텔링의 것이 아닙니다. 모든 스토리는 강렬하게 시작합니다.

시작이 어색하더라도, 가는 과정에서 매력을 전달해도 됩니다. 하지만 제작진은 대화로 때웁니다. 그마저도 립씽크 만들기 귀찮아서 텔레파시 대화한다는 설정으로 때운 부분이 있어요. 영리하긴 한데, 잘 하는 짓 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처음부터 지금까지 든 생각이 뭐냐면,
나올 필요가 없는데 억지로 나온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느낌.

어쩌면 레거시 오브 케인 시리즈 전체가 그런 것일 지도 모르겠고, 더 나아가 월드 오브 다크니스도 그런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이 느낌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다크 유니버스 같습니다. 근데 이 작품은 다크유니버스의 [미이라]보다도 최악입니다. 왜냐하면 그 작품은 톰크루즈의 얼빵한 표정보는 맛이라도 있는데 케인은 아무것도 없거든요. 간혹 잔혹한 오시이마모루 작품보는 것 같습니다. 근데 그 작품은 어설프게나마 철학이라도 건지는데 이 작품은 아무것도 없어요.

당신은 아무것도 없는 것에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까? 1분 1초마다 멋진 걸 보아도 시간이 부족할 판인데 말이죠. 게임 개발자들은 그걸 알아야 해요. 시간의 소중함이요. 지가 생각하는 멋에만 취해서 재미없는 대사만 늘어놓는 것, 아니면 공무원 수준으로 일하듯이 게임을 만들지 말라고요. 유저의 소중한 시간은 이미 흘러가고 있어요. 당신들이 엉망으로 게임을 만들면 수많은 사람들이 그 게임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겁니다. 그 낭비가 가치가 있다면 상관없는데 가치가 느껴지지 않는다면 어떨 지 생각해보세요. 당신들은 정말 돈들이고 공들여서 악마보다 더한 짓을 하는 거라고.

이 게임을 끝까지 붙잡고 레거시 오브 케인 시리즈를 소중히 여기는 팬들의 심정을 알 것 같아요. 스톡홀름신드롬과 같은 거죠. 원수를 너무 미워하는데, 미워하는 자신을 바라보는 것 조차 괴로워서 억지로 원수를 사랑하게 되는 현상말입니다. 이 게임을 끝내고, 이 게임에 많은 시간을 낭비하게 한 자신과 (뭐라도 있겠지, 돈주고 샀는데, 그래도 가치가 있겠지라며 끝까지 플레이해봤으나 끝까지 아무것도 없었다.) 제작진이 너무 원망스런 나머지 사랑하는 겁니다. 그렇게 광팬이 되었지만, 사실 광팬이 아닙니다. 자신을 망가뜨리고 만 사람들인 거죠.

그게 아니라면 레거시 오브 케인 시리즈 팬들에게
진심으로,
고전 뱀파이어 영화들을 추천합니다.
이 게임을 더 하느니 1928년에 나온 노스페라투를 한 번 더 보는 게 낫겠어요.

덧글

  • 주사위 2019/01/04 09:59 #

    난이도 하니까 생각나니 망할코나미 놈의 위닝 일레븐이 생각나네요. 몇번째 작인지는 기억은 안 나지만.

    난이도와 경기 승패에따라 습득 보상이 달라야 하는데. 패배는 아무것도 안주고 이겨도 어느 난이도나 동일 보상. ㄱ-

    EA의 피파시리즈는 이래저래 꾸준히 개량도 하고 피파와 관계관리도 잘해서 라이센스 따내는 교섭도 잘 돌아가는 거 같으니 피파가 앞서는게 당연하더군요.
  • 로그온티어 2019/01/04 13:40 #

    맞아 맞아 보상도 중요한데 난이도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거나 잘 안 챙겨주는 게임도 사실, 열정과 흥미가 빨리 식게 만들죠
  • Avalanche 2019/01/04 16:08 #

    레거시오브케인1도 전 하다가 때려쳤습니다. 게임의 비주얼이나 분위기는 정말 압도되었지만, 가장 주요한 게임플레이가 너무 재미가 없었어요. 그 이후 케인 시리즈는 그냥 스토리만 훑어보고 기억에서 지웠죠. 애초에 그리 장수할 수 있는 시리즈는 아니었던거 같습니다.
  • 로그온티어 2019/01/04 16:26 #

    실리콘 나이트 거 말인가요; 실리콘 나이트 건 버그 문제도 있었지요... 근데 해본 지가 오래되서 기억이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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