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 시티의 경찰들 └ 일상/코믹





가끔 북미제 빻은 애니메이션이 땡길 때가 있다. 어릴 적에는 그냥 마냥 엽기적인 게 좋아서 봤는데, 성년이 되서는 빻은 감성으로 본다. 세상이 그렇게 올바른 건 아니기에 그 속에서 부딪히며 서서히 빻은 감성이 자라났기 때문이다.

나도 더러운 구석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집에서는 코도 후비고, 가끔 좀 더러운 야동보며 딸도 치고, 똥닦다가 실수로 손에 묻힐 때도 있다고. 방구도 뀌고, 잘 때는 침흘리고 자고, 노는 날엔 샤워도 안해서 어느날은 팬티에서 라면 냄새가 나더라(...) 그냥 1차원적 더러움만 그런가? 이 블로그는 내가 가진 고차원적 더러움을 보유한 장소다. 덧글 잘 달던 사람들이 갑자기 덧글 안 다는 것을 보면서, 아 저 사람도 참다참다 내가 질렸군이라는 것을 깨닫곤 한다. 그만큼 정신적 더러움의 성지가 바로 여기지.

그래도 먹고 살려면, 적어도 대인관계를 유지하려면 나는 내 속의 더러움, 빻은 구석을 참아야 한다. 허나 사람이 각이 진 상태로 늘 하루하루를 살 수 있는 건 아니다. 어느날은 속에 차곡차곡 답답함이 쌓이지. 저 사람은 대체 지가 얼마나 깨끗하다고 나를 엿먹이는 지, 저사람이랑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내가 죄악감이 들어야 하는 이유가 뭔지, 가끔 보여주기로 영문모를 비효율적인 바보짓을 해야하고, 세상은 나보다 심각하게 빻은 사람들을 방관하며 조금 빻은 나를 욕하는 것 같고. 아마도 내가 돈이 없어서 그럴지도 모르지! 이런 식으로 속마음에 해소되지 못한 '빻음'이 꽉꽉 들이차면 가끔은 제정상적 판단이 어렵고 예민해질 때가 있다.

그래서 디시인사이드가 존재하고 오유가 존재하며, 일본과 북미에는 쓰레드가 존재하는 거지. 그런 감정의 쓰레기통에 똥누듯이 아무거나 표현해서 자신을 정화하는 거다. 벽에다가 똥칠을 해대는 어린아이의 순수함과 어른의 온갖 빻은 마인드가 뒤섞여서 게시판은 화장실이 되는 거고.

그런데 가끔은 그냥 내가 어딘가에 욕설하고 쓰기 보다, 그냥 보면서 풀고 싶을 때가 있다. 야동말고. 그런 의중으로 보게 되는 게 [사우스파크]같은 빻은 애니메이션이다. 사우스파크는 여포같은 광기를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그 광기에 미국이 반응하고 인기를 끌었다는 말은 미국 스스로도 빻음이 엄청나다는 거지. 미국은 이미 많은 일들, 정치적 홍역을 겪으며 모순과 가식과 청교도적 헛소리에 대한 불안과 불만이 꽉찬 상태 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우스파크의 인기는 그걸 의미하는 걸지도 모르고.



사우스파크가 두각을 드러내자 그것만큼 더럽게 빻은 작품이 속속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허나, 드디어 거기 견주고 싶다며 제대로 빻아대는 작품이 있다. [파라다이스 시티의 경찰들]이 그거다. 초장부터 아버지의 불알 두쪽을 날리고 경찰견이 마약을 빨아대고 떡을 치는 걸 보고 나는 느꼈다. 그래 이 맛이야.

다른 빻은 작품과 다른 점이라면, 파라다이스 시티의 경찰들은 경찰을 다루고 있단 점이다. 전에 리뷰했던 오클랜드 경찰을 재건하라라는 다큐에서 설명했듯이, 미국은 경찰의 과잉진압과 폭력에 민감하다. 그래서 소재가 경찰인 거다.

그래서 아예 대놓고 과잉진압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아예 대놓고 무능한 경찰도 나온다. 근데 무능함의 상징을 활용해 악당을 처단하는 아이러니를 보여주기도 한다. 경찰이 정치적 올바름을 주장하는 언론에 의해 모함을 받을 때도 많다. 근데 쉴드를 친다고 내놓은 게 언론에 동성애와 이성애를 뒤섞은 (거기에 몇가지 소품으로 더 괴기한 꼴인) 쓰리섬을 보여주는 거였다. 언론이 프레임짜기 힘들게 아예 대놓고 난해하고 건드리기 힘든 장면을 보여주기로 보여준 것이다. 근데 또 그게 먹힌다. 어느 에피소드에서는 대놓고 브레이킹 배드를 패러디하기도 한다.

이런 작품은 한바탕 웃기 위해 보는 작품은 아니다. 정상인 코스프레를 하는 빻은 사람들의 정신 속에 빻은 내면을 훌훌 털어, 정상인 코스프레를 돕는 그런 작품이라고. 어떤 이들은 이를 보며 미국개그는 저속하다고 하지만, 정치적 올바름 문제와 현대에 일어나는 문제의 속성을 해괴하게 찌를 때 보면 마냥 저속한 건 아니다. 타락한 것에 가깝지. 이미 다문화적, 다정치적, 다인종적 사람들의 각기 다른 버라이어티한 병신미 속에 성장하기도 했지만 회의적이기도 하고 부분적으로 미쳐버리기도 했으니. 그래서, 그들의 정신을 해소시켜주는 것도 작품의 역할이기에, 이런 스타일의 작품이 미국에서 간간히 보이고 소비되는 이유일 것이다. 아마도.








PS.

애니메이션에는 항상 꽃(?)이라고 할만한 존재가 등장하는데 내 시점에서 꽃은 이녀석이었다. 항상 볼때마다 괴랄하다. 마약탐지견이 먀악중독견이 될 거라는 상상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으니. 그것도 초장에, 동네 견들을 다 데려와 경찰서에서 마약난교파티를 하는 걸 보고 극강의 아스트랄함과 모럴해저드에 빠졌다. 이후, 뭔일만 있다면 약을 빨아대는데, 약을 빨아대는 것과 별개로 의리가 있고, 알고보면 개라는 특성 탓에 착취(?)당하는 불쌍한 녀석이라는 다층적인 면도 있다. 작품 내에서 가장 귀여운 캐릭터지만, 가장 아스트랄하고, 보일 때마다 기묘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캐릭터. 왠진 모르겟지만 어떤 중견 영화배우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