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특별한 숲속여행 └ 액션/모험





장엄한 뉴질랜드 숲 속에서 벌어지는 은밀한 가족애에 대한 이야기. 저 한국 작명 센스 진짜 거지같군요. 제목이 무슨 애들 영화같은데, 이 영화는 그런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위험하고 가슴 아픈 범죄 이야기를 담고 있는 범죄드라마 작품입니다. [델마와 루이스]에 비견될 만하고, 거기에 캐릭터 관계는 [업]을 뒤섞은 듯 해요. 피와 내장이 튀어나오고, 아이는 그걸 보고 겁먹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군대와 한바탕 전쟁을 벌이기도 합니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뛰어난데, 특히 샘 닐은 본 작품에서 그는 인생연기를 펼칩니다.




처절하고...




절망적이고...




숨막히고...




우울하고...




끔찍한 현실에 분노하는 역할을 맡았죠.










네... 이 영화는 그런 영화입니다.



















위는 그냥 해본 말입니다.

이 작품은 [토르 : 라그나로크], [뱀파이어에 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로 유명한 타이카 와이티티의 작품입니다. 와이티티가 전에 감독했던 [보이]와 비슷한 주제를 지닌 영화이기도 합니다. 불량 성인과 아이의 성장에 대한 이야기요. 사실 생각해보면 이런 이야기는 정말 많았습니다. 찰리채플린 작품까지 언급해야 할 정도죠. 그렇기에 시놉시스만 봐도 딱 견적 나오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어찌나 뻔한지 본 영화가 원작이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즉, 이 작품은 플롯이나 스토리의 독창성보다는 스토리를 어떻게 전달하냐가 가장 중요한 평가포인트가 되는 작품인 셈입니다.









이쯤되면 뉴질랜드 주성치


이 영화는 타이카 와이티티의 개그욕심보다는 드라마적 정서가 깊게 박혀있는 영화입니다. 스타일과 개그욕심으로 점칠된 [토르 : 라그나로크], [뱀파이어에 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와는 달라요. [샤크 대 이글], [보이]와 같은 그의 초창기 작품에 가까운 작품입니다.

타이카 와이티티는 항상 평범한 것 속에 독특한 것을 이끌어 내는 재주가 있었습니다. 타이카 와이티티 속 캐릭터들은 독특해 보이지만, 살다보면 어딘가에서 한번쯤 마주한 것 같은 친숙함이 있다는 점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많은 분들이 그의 작품에서 시트콤 [오피스]를 떠올리는 이유가 그거라고 생각합니다. [오피스]도 그런 작품이었거든요.

[뱀파이어에 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에서는 이젠 너무 많이 나와서 평범하게 느껴지는 뱀파이어의 설정에 설거지 하나 가지고 룸메랑 싸우는 것이나, 뱀파이어가 너무 힙한 패션을 입어서 게이로 몰리는 것, 갑을 관계의 설움(...) 등등의 현실에서 흔히 일어날 법한 일들을 집어넣어 뱀파이어 설정을 재미나게 살려 냈었습니다. 중간에 스투라는 캐릭터가 나오는데요. 스투는 현실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내성적이고 평범한 회사원입니다. 실제로 그는 연기자가 아닙니다 (...) 헌데 그런 지독히 평범한 캐릭터가 지독히 개성있는 캐릭터 사이에 등장하니 지독히 평범한 캐릭터가 존재감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이와 같이 [내 인생 특별한 숲속여행]도 극적 상황에 어울릴 만한 극히 현실적 상황을 충돌시켜 독특한 현실을 만들어냅니다. 이를테면, 극적 상황에 캐릭터들이 관객이 공감할 만한 현실적 반응을 보이거나 아니면 평범한 극이었다면 위기였을 상황에서 바짝 긴장타게 하더니 현실에서 흔히 볼법한 얼간이를 출연시켜 긴장을 완화시키기도 합니다.

영화 속 주연인 줄리안 데니슨은 반항적이고 경계적이지만 애정을 바라는 13세 소년을 연기하고, 샘 닐은 인생 다 산 듯이 무기력하고, 온정에 알러지가 있는 듯한 고독한 할아버지를 연기합니다. 둘 다 사회 어딘가에서 볼 법한 캐릭터죠. 영화에서도 자주 본 캐릭터입니다. 타이카카는 그들이 사회의 단면과 충돌할 때 나오는 현실적 반응 (극적 과장보다는 관객의 공감점을 찌르는) 을 우러내어 이 평범한 캐릭터에서 독특한 시너지를 발산시킵니다.

허구와 현실의 단면이 충돌하기에 솔직한 느낌이 들고, 동시에 솔직하게 현실을 말하면서 현실에서 있을 법한 빛도 조명하는 느낌도 납니다. 이야기의 매력이 바로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재미를 위해 극적 과장은 노출시키지만, 그렇다고 해서 타이카카 식 현실감각이 흐트러지진 않습니다. 오히려 결합됩니다. 그가 좋은 스토리텔러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부분이죠.

타이카카의 유명한 작품들과는 달리 잔잔한 편이지만 한 치도 빠질만한 장면이 없습니다. 캐릭터의 감정과 코미디와 아름다운 자연경관, 패러디, 뜻밖의 액션이 뒤섞여 있습니다. 후반에는 대자연의 들판을 배경으로 전차와 카레이싱을 하는 장면도 등장합니다(...) 뒤쳐짐 없이 꽉꽉 알차게 에피소드들이 삽입되어 있고, 인연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꺼냅니다. 그냥 보시면 알거에요. 이 분의 다른 작품을 보셨었다면, 역시 타이카카라는 말이 절로 나올 겁니다.



독특한 힐링물이며, 그의 후속작들이 기대됩니다.





PS.
본 작품에서 줄리안 데니스가 분한 리키가 [데드풀2]의 러스티와 캐릭터성이 흡사합니다. 고아란 특성과, 안타까운 배경, 가족에 대한 갈망과, 반항끼 있는 10대를 연기했다는 점이 비슷합니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트윗으로 "[내 인생 특별한 숲속여행]을 보고 데니스에게 푹 빠졌다"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아마도 그래서 본작의 리키의 캐릭터성이 [데드풀2]의 러스티에게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가 개봉한 날이 2016년3월이었고, 데드풀2의 첫 드래프트가 2016년 6월에 끝나고 최종탈고가 2017년 1월에 끝나 이후에 촬영 들어간 걸 보면 확실합니다.

심지어 새로운 가족의 탄생이라는 결말도 비슷합니다. 그러니까 어쩌면 가족주의적 성향은 디즈니의 의지가 아닐 수도 있단 말입니다. 제작자로서의 레이놀즈가 본 작에 영감을 받아 새로 만든 비전에 디즈니가 긍정한 것일 수도 있단 말이죠. 즉, 본 작품의 덕에 데드풀2가 가족주의적 성향을 지니게 된 것일 수도 있는 겁니다. 데드풀2 프리퀄





PS2.

패션 때문인지, 자꾸 쥬라기공원 생각나더군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