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파이트 : 스트리트 와이즈 └ 액션/슈팅



캡콤 스튜디오과 세가 스튜디오가 협업해서 만든 3D 액션 어드벤쳐 게임. 파이널 파이트 시리즈의 정식 작품으로 파이널 파이트의 빗뎀업의 성질과 테이스트를 액션 어드벤쳐에 가미한 게임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원작의 아케이드 스타일을 완전 무시한 것은 아닙니다. 원작의 벨트스크롤 빗뎀업 방식을 떠올릴 수 있는 아케이드 모드를 구비해놓았거든요. 따라서 원작팬들을 온전히 무시한 행보는 아니란 말입니다.

게임 자체는 철저히 북미 취향입니다. 그래픽도 북미 게임 특유의 테이스트가 묻어나요. 뿌옅고 부드럽지만 지저분한 걸 정말 잘 강조한 그래픽 말입니다. 나쁘지 않습니다만, 북미 게임을 오래 해본 유저의 눈에는 별로 유니크해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익숙하다면, 화면 처음 볼 때부터 졸음이 밀려오는 바로 그 그래픽(...)



시대의 반영탓인지 원작의 펑크적 분위기가 다소 줄어서 아쉬웠습니다. 어둡지만 묘하게 컬러풀한... 바로 그거요. 작품에서 유일하게 해괴하다는 느낌을 주는 건 세라복 입고 카타나 휘두르는 여자 적 밖에는 없습니다. 나머지는 정말 GTA나 트루크라임 시리즈를 해봤다면 한번 쯤 상대해봤을 법한 적들이라 이것도 졸음이 밀려오게 만드는 요소가 되죠.

그래픽을 넘어 게임 구성 자체는 준수합니다. 스토리를 진행할 떡밥을 찾아 거리를 해메다, 적들 발견하면 적들을 패고, 스토리 진행관련한 이벤트가 나타나면 스토리 진행하는 것이 이 게임의 본체에요. 간혹 파이트머니를 벌거나 바퀴잡기나 차량 부시기등의 원작의 느낌을 재현한 미니게임들도 존재하지만 도전 포인트가 있다기 보다는 그냥 하게끔만 만든 난이도입니다.

한편으로, 어드벤쳐 파트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돌아다니다보면 구석탱이에서 돈과 아이템을 줏을 수 있고, 돌아다니며 고수들에게 돈을 주고 기술을 배울 수도 있지요. 싸울 만한 상대가 갑자기 등장해서 돈과 경험치를 올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돌아다니는 건 게임 내에서 상당히 중요합니다.

게임 레벨은 GTA처럼 심리스 월드도 아니고, 갈 수 있는 거리들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허나 거리에서 시민을 죽일 수도 있고, 애꿎은 기계를 부술 수도 있지요. 특히 거리를 돌아다니며, 악당들을 제압한다는 컨셉 자체가 지닌 단순하고 뻔하지만 명확한 로망자극이 있습니다. 이쪽으로 방향을 튼 게임은 아니지만, 그래도 있긴 합니다. 생각해보면, 액션게이머라면 강호로서 거리를 돌아다니며 거리를 청소하는 맛을 거부할 수 있을리는 없지요. 이런 느낌을 준 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파이널 파이트를 아케이드 느낌으로 계속 만들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아케이드 시장이 좀 달라지는 추세였고, 동시에 콘솔판으로 내보내도 뭔가 좀 묘하게 부족한 게 있으니까요. 그리고 파이널 파이트 자체의 개성도 지금 와서는 묘연하게 되었습니다. 뭔가 명확하진 않잖아요. 거리에서 싸운다라는 컨셉의 게임이 지금 들어서 얼마나 많습니까. 주먹말고 무기를 든다고 해도... 그런 게임들이 그때 시점엔 많았다는 게 문제죠. 게다가 당시 PS2 액션 게임계가 스타일리시에 빠져버린 바람에, 게이머들이 자극받는 정도의 수준이 너무 높아졌습니다. 원작에서 가장 매력적이었던 스킬과 콤보들은 발매 시점에서는 간지를 느끼기 힘든 수준으로 전락했어요.

아무튼 본 게임은 크게 나쁜 작품은 아닙니다. 가볍게 킬링타임으로 해보기 좋아요. 허나 제 입장에서는 지루했습니다. 묘하죠. 게임 자체는 나쁘지 않거든요. 이럴 때마다 저는 내가 빻을 대로 게임을 한 게 나쁜 건지, 아니면 제작자가 지루하게 만든 게 맞는 건지...에 대해 고민하곤 합니다.


덧글

  • 주사위 2019/04/23 14:31 #

    이것도 이래저래 크게 뜯어고친 리메이크가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되네요.

    2D로 유명한 파이날 파이트 3D로도 한번 크게 성공하는게 보고싶어지지만 현실은 절대 안 쉬우니 ㅠㅠ
  • 로그온티어 2019/04/23 14:47 #

    나오게 되어도, 그게 파이널 파이트다운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을 거라고 생각듭니다. 제가 파이널 파이트의 특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이런 생각이 드는 건지 모르겠지만요.
  • 무명병사 2019/04/23 18:41 #

    캡콤과 세가라니, 사실은 "이거 하나 실패해도 망하진 않을테니 저것들 엿이나 먹여보자"는 심보가 아니었을까요?
  • 로그온티어 2019/04/23 21:33 #

    엿을 먹이고자한 퀄리티는 아니었습니다
    좀 평이해서 그럴 뿐이죠. 당시 빗뎀업 장르가 다 이런 느낌이었으니까요

    생각해보니 캡콤에서 나온 다른 작품인 비트다운도 이런 느낌이었네요
  • 나인테일 2019/04/24 01:01 #

    요새야 80년대 하면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나 응답하라처럼 완벽고증이 목표지만 그때만 해도 그냥 유행 지난 형광색이 물결치던 유치찬란한 시대로 밖에 대접을 못 받았는지라;;
  • 로그온티어 2019/04/24 01:09 #

    저 시절에 북미겜 스타일이 확실히 리얼리즘쪽이긴 했죠...
  • 스와티 2019/04/24 12:19 #

    살짝 쉔무의 마이너카피가 된 듯한 느낌이 든 시리즈였죠. 생각보다 저평가된 느낌이 든 게임이었고..
  • 로그온티어 2019/04/24 12:28 #

    당시 너무 이런 류의 게임들이 많았기에 저평가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거리에서 싸운다 + 오픈월드 컨셉의 게임들이 꽤 있었으니까요. (GTA류는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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