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 퍼블리셔에 대해 게이머의 신조





게임 계의 로저 코먼이라고 할 수 있는 B급 게임 전문 회사 D3 퍼블리셔! 그들의 대표작은 스타쉽 트루퍼스의 정신을 이어받은 [지구방위군], [오네찬바라], [여름빛 하이스쿨★청춘백서 ~전학 첫날 내가 소꿉친구랑 재회하자마자 보도부원이 되더니 도촬소년의 나날은 특종의 대발견이고 의외로 인기도 많은데 어째선지 메모리 속엔 팬티사진뿐이라는 현실과 마주하면서 떠올리는 한 여름 섬에서의 학원 생활과 적나라한 사랑의 행방~]!

원래는 심플 시리즈를 리뷰할까 했는데,
갯수가 너무 많고 공통점이 보여서 이 글로 퉁치는 겁니다.







예전에 제가 중소기업 게임 취향이라고 언급한 적 있죠. D3 퍼블리셔가 만든 게임은 중소기업 게임취향에 속합니다. 사실 어떤 사람들은 B급 게임이라 그러더군요. 그렇게 보자면 제 성향은 B급 게임인 겁니다. 근데 하다보면 좀 구려서, "어... 죄송해요... 저 사실 그렇게 까지 중소기업(B급)취향은 아닌가봐요"라며 거절하게 됩니다. 그들이 만든 심플 시리즈가 그래요. 표지부터 풍기는 쌈마이하고 마이너한 기운에 거부감이 확 온단 말이죠. 그래서 잡다가 포기하니,

변태성 자극 요소로 눈을 가리고
쌈마이한 비판 의식으로 입을 틀어막고
단도직입적 게임성으로 저를 묶습니다!

그럼 저는 읍읍거리다 질린 나머지 결국 몬스터볼에 빨려드는 포켓몬마냥 게임 속에 흡수되고 빠져들게 되죠. 그게 그들이 만든 게임의 마력이자 특징입니다. 극도의 변태적 아이디어와 순수한 게임성의 조화는 A급 게임에서 보지 못한 감각들을 선사해요. A급 게임이 예술과 기술력의 첨단을 달린다면, B급 게임은 그에 절대로 미치지 못하는 걸 아니까 쓰레기 취향을 선보입니다. 허나, 지구방위군처럼 B급 영화가 늘 하던 정도의 사회비판의식이 있습니다!

그리고 변태성을 자극하기도 하죠. 오네찬바라에서는 수영복의 여자가 피로 뒤덤벅인 모습을 관람할 수 있고, 더 병사에서는 상관이 다짜고짜 주인공을 발로 밟아 마조취향의 사람을 섬칫하게 합니다(...) 그들 게임 분위기는 매우 단순한데, 그 와중에 뭔가 뒤틀린 감성같은 게 있어요. 주류의 고오급성향에 대한 저항적인 의지와 투머치텍스트를 남발하며 일본 주류 문화의 문제점을 과감없이 드러내기도 합니다. 좀 기술적인 동인게임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전 그런 점이 좋았어요. 그 테이스트란 쉽게 평하고 간단히 정의내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매우 싸지만, 그 싼 면을 전면에 드러내며 말하고 싶은 메세지를 드러내고 실험을 한다는 것.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자는 디자이너들의 의욕에 부합되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죠.

그래서 언젠가 생각하기를, 우리나라도 시장을 이렇게 개척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 백억대, 몇 년동안 같은 작품을 세공하며 대형 프로젝트를 쓰는 것은 이제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퀄리티를 공들인다 해도 해외 퀄리티에 도전하기란 어렵습니다. 우리도 내수화에 집중하는 바람에 기술 격차가 심해졌거든요. 그 와중에 자국에서 탈출(...)해 중국에 돈을 받고 기술력을 내준 요오오오망한 디자이너(...)들 때문에 중국이 게임개발 기술이 상향되는 일도 생겼지요.

내수화라고 해도, 내수화에 걸맞는 게임을 만드는 회사들은 따로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제 거대 프로젝트를 해서 돈을 번다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의미가 없는 일이 된거죠. 그러니 D3퍼블리셔처럼 문어발로 가는 겁니다. 저렴한 가격에 게임을 살 수 있게 하고, 퀄리티는 적지만, 특정 취향을 만족하는 형태의 다양한 게임으로 수익을 올리는 거죠.

그리고 다양한 게임에 도전하고 개발한다면, 그만큼 노하우도 쌓이기 마련일 겁니다. 같은 게임을 주구장창 몇년동안 만들어 쌓은 개발노하우보다, 더 높은 개발노하우와 디자인 노하우가 쌓일 지도 모릅니다. 다양한 작품을 만들며 다양한 트러블에 직면함으로써, 보다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지게 될 테니까요. 그리고 만일 그렇게 되면, 유연한 게임을 만드는 것이 가능합니다. 개발 도중 트러블이란, 문제가 생겨서 갈아엎는 건데, 그런 상태에서 소스를 일부 갈아엎고 노선을 바꾸던지 하는 등의 대처로 큰 손실이 없는 작품개발환경을 만들 수 있을 지도 몰라요.

게이머들이 눈이 높긴하지만, 그것에 따라 자세를 낮추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전에 게임은 가오를 잡아야 한다고 썼지만, 가오를 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자세를 낮추는 것도 좋습니다. 자세를 낮추지만 그것은, '내게는 아무것도 없어'란 포기가 아닙니다. 자세를 낮추고, 그래도 싼 가격에 우린 이런 걸 선사해줄 수 있어란, 욕망을 살살 긁는 방향으로 가는 거죠. 왠지 그게 더 사악하게 느껴져

말하지만, 저가 가격과 특정취향 저격은 통하는 전술입니다. 거절하기 어렵도록 취향을 매우 저격하면 게임이 저퀄이라도 그 게임을 사게 되어 있어요. 절 믿어요. 진짜 그건 통합니다.

그러니 '심플'하게 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저는 저 회사 게임을 보며 늘 그런 생각을 했답니다.

덧글

  • 이굴루운영팀 2019/04/25 14:20 #

    태클:
    D3 퍼플리셔는 돈이라던가 뭔가 라던가 뭔가 부족한 중소 게임개발사 게임을 지원해서 발매해주는 말그대로 퍼블리싱 업체임.
  • 로그온티어 2019/04/25 15:57 #

    아, 다시 보니 개발이 아니고 제작이네요
    뭐 그럼 그런 제작사가 있는 것도 나쁘지 않죠 (태세전환)
  • blackace 2019/04/25 14:57 #

    지구방위군은 AAA게임인데 왜 저기 거론되고있는거죠 진 'ㅅ' 지
  • 로그온티어 2019/04/25 15:58 #

    히히히 내 맘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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