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그리고스트 └ ADV/퍼즐





제목은 뭔가 쌈마이해서 호러 같진 않지만, 본 게임은 호러게임입니다. 사실 비주얼이 무섭진 않아요. 유령들이 일본 게임 특유의 그것보단, 코스믹호러에 나오는 괴물같은데 그 괴물들의 디자인이 공격적이라기 보단 좀 괴기하다는 느낌만 들기 때문입니다. 특히 주인공은 [언다잉]의 주인공의 장발머리를 한 잭 월터스 같습니다. 거기에 중간에 등장하는 중견몹의 그래픽은 [다크 코너 오브 디 어스]의 날아다니는 폴립스럽게 생겼어요. 물론 본 게임은 코스믹호러 세계관을 차용한 작품은 아닙니다. 우주적 존재보다는 악령과 제령에 대한 소재로만 나아가거든요. 단지 그 악령이 존나 빡셀 뿐이지.





게임 자체의 난이도가 호락호락하진 않습니다. 1인칭일 뿐더러, 컨트롤도 괴악하고, 다양한 상태이상이 등장하며, 적들은 주인공에게 랜덤하게 상태이상을 걸어오고, 상태이상을 치유하는 아이템은 한정되어 있거든요. 그리고 중반부터 적들이 기형적으로 세집니다. 단순 4~5방에 죽던 적들이 사라지고, 온갖 아이템을 던지고 수십번을 찔러도 그냥 뒈지지 않는 끔찍한 혼종들이 나타나거든요.

제령에 대한 테마를 가지고 있지만, 흔히 생각하는 논리구조에 맞춰서 아이템과 전투구조를 짠 게 아니라서, 설명을 따라가기가 버겁습니다. 공략을 옆에 끼고 하는 게 필수인 게임이에요. 사용처를 알고보면, 대체 왜 이 아이템이 이런데 쓰이는 걸까, 사용처를 왜 이렇게까지 쓸데없이 만들어놨을까란 의문만 들 때가 있습니다.

특히 공격은 R스틱으로 휘두르거나 진짜 찌르듯이 밀어야 하는데, 그때문에 시야이동과 스트라이프 이동 컨트롤이 킹스필드처럼 변했습니다. 이거 프롬게임인가 로고 다시 살펴볼 정도로 답답했어요.



게임이 거슬리는 부분들이 있지만, RPG속성을 빼고 호러적 요소를 가미한 던전크롤형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상당히 편해집니다. 적들의 특성을 분석하고, 이상 상태에 걸리는 걸 최소화하며 플레이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요점이 되니까요. 그리고 아이템을 줏을 때, R스틱으로 창을 밀듯이, R스틱으로 손을 서서히 내밀어 아이템을 줏어야 하는데, 갑자기 손이 나오거나 입이 나와서 손을 공격할 때가 있습니다. 이처럼 아이템 하나 얻는 것도 긴장감이 흘러요. 그리고, 어떤 적은 주인공에게 빙의하기 위해서 눈빛만 산 검은 구름처럼 다가올 때가 있는데 그땐 정말 묘하게 서늘합니다.

일어판인데, 한문이 상당히 많아서, 엥간한 일어나 한문 능력자가 아니라면 아이템의 사용처를 알기가 어렵습니다. 그냥 HP, SP라고 쓰면 편하게 이해될 걸 왜 이렇게까지 했을까. 이건 영어권에서 쓰는 구어체의 느낌, 현학적 느낌을 한문으로 살린 겁니다. 코스믹호러의 아버지인 러브크래프트가 장엄한 느낌을 쓰려면 구어체를 써야 한다는, 그 노하우를 일본어판에서는 한문체로 살린 셈입니다.

불편한 컨트롤과, 재미 대비로 과하게 설명이 필요한 시스템, 상태이상 개념들이 뒤섞여 스트레스가 상당한 게임입니다. 허나 역설적으로 아이디어가 있고, 그걸 살리는 센스가 좋았다고 봅니다. 그래서 플레이 하는 내내 저는 상당히 불편했지만, 그래도 게임 자체는 비판할 건덕지가 거의 없었어요. 유령을 코스믹호러 속 괴인들급으로 대상화시킨 점은 정말 좋았습니다. 물론 일본에서 유령을 코스믹호러 대상화 시킨게 한 두번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아예 서구에서 볼 법한 괴수화를 시켜놨거든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