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클라우드2 └ RPG



아이작 클라크 이전에, 이 녀석도 있었다.


상당히 아기자기한 그래픽이라고 무시하면 안됩니다. 방심하다간 갑자기 들이닥치는 선빵의 신맛에 나가 떨어집니다. 액션RPG라고 핵앤슬래시같이 들이대면 안 됩니다. 대충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도 버려야 합니다. 캐릭터가 좆나 약하거든요. 여러분들은 렌치 하나로 흉악한 괴물들을 상대하는 아이작 클라크의 원형이 어디서 나왔나를 유추할 수 있게 되실 겁니다.

캐릭터가 너무 약해서 뎀딜도 제대로 안 박힐 정도냐면, 그건 아닙니다. 단지 적들이 두 세방에 죽듯이, 캐릭터도 두 세방에 죽을 뿐이죠. 로봇을 타고 다녀도, 업그레이드 이전엔 로봇 내구도가 별로라 역시 로봇도 몇 방에 털썩 쓰러집니다. 근데 맵 상에는 많은 적들이 있죠. 다양한 위협적인 패턴을 가지고 있는 적들이 던전에 있습니다.

어떤 적들은 원거리공격(총)으로 때리는 게 이득이고, 어떤 적들은 근거리공격(검, 렌지)으로 때리는 게 이득입니다. 어떤 적은 로봇 타고 때려야 유효데미지가 나요. 다른 아군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결국 위의 이득구조를 좀 더 편중화시킨 것입니다.

특정 캐릭터로 플레이하는 게 유리하지만, 무기 레벨과 강화 때문에 특정 캐릭터만 쓰면 안 됩니다.. 각자의 캐릭터를 골라가며 싸우게 해서 부족한 능력들을 충족시켜야 해요. 강화와 레벨업으로 공격력을 계속 올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무기 레벨업 한 후에, 아이템을 스펙트럼화 시켜서 무기의 능력치를 올린다는 개념은 다분히 흥미로웠습니다. 흔하게 나오는 아이템은 소모되는 포인트 대비 오르는 능력치가 낮아 가성비가 낮지만, 희귀한 아이템은 가성비가 높은 부분도 인상적이었어요.

방어력과 체력이 매우 약한데, 그걸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이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상자를 찾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대체로 스토리를 진행해야 하거든요. 그러기 위해 던전탐험하는데, 적들 상대하기가 기가 막히게 어렵습니다. 캐릭터들이 거의 2~3방이면 죽기에, 거의 노데미지로 클리어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래서 방어력과 체력 올려주는 아이템을 먹을 즈음엔, 그냥 마스터한 지 오래라 딱히 먹으러 다닐 이유가 없어요. 그냥 심심하니 찾아 먹으러 다닌다 정도(...)

액션RPG가 아니었습니다. 일단 글라인딩할 건덕지가 없으니까요. 레벨 개념과 핵앤슬래시와는 달랐습니다. 그냥 무기 강화가능한 액션 어드벤쳐 같았어요. 비슷한 액션 어드벤쳐인 젤다의 전설도 자신을 강화할 아이템을 얻기 위해 다양한 퍼즐과 모험을 강행해야 하는데, 이 게임을 보면 그렇잖아요. 발명하기 위해서 주변 사물들을 찍고 다녀야 하고, 발명이 없으면 스토리 진행이 안 됩니다. 발명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죠.

그리고 본편 외의 다양한 미니게임모드들 생각해보면,
...생각해보면 젤다도 미니게임 있잖습니까? (억지)

이 게임은 소니와 레벨5가 진중하게 기획한 게임이었을 겁니다. 생각에, 이 들은 닌텐도의 젤다의 대항마를 꿈꿨을 지도 몰라요. 그리고 생각에, 발명 부분만 잘 다듬으면 견줄만 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드코어 액션과 캐주얼 그래픽의 부조화와 살짝 느린페이스의 플레이가 좀 답답하긴 했지만, 그래도 전투 밸런스와 파고들기를 노린 게임 디자인에 힘이 들어가 있거든요.



허나 하드한 게임전투 대비 캐주얼한 그래픽은 전혀 안 어울립니다. 총은 좀 더 간지나고, 렌치도 좀 더 간지나고 쿨했어야 했어요. 암울한 분위기를 캐주얼한 그래픽에 감추지 말고 전면에 드러냈어야 합니다. 구조가 뒤틀리는 던전 내 사악한 괴물들을 처단하며 미래 인류의 재건을 위한 사명이 달린 게임으로 갔어야 합니다. 건 액션과 검술 액션과 메카 액션을 좀 더 살려서, 삼합을 먹는 듯한 게임으로 갔어야 ㅎ...

...아 그럼 데메크구나.

그렇군요!
이 게임은 데빌메이크라이의 비밀외전작품이었습니다! (?)

렌치로 괴물들 뚝배기 깨는 저 흉악한 소년 캐릭터는,
이후에 개명하고 단테가 되는 거지!

이 게임을 가지고 계신다면 제 추천을 들어주세요. 이 게임의 사운드를 끄고 핫라인 마이애미 OST나 Ruiner OST, DOOM ost를 틀면서 던전을 플레이해보세요. 이 게임의 본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애가 순진한 표정으로 렌치를 휘두르며 악마들 뚝배기 깰 때부터 알아봤어! 이 끔찍한 놈들!


덧글

  • G-32호 2019/05/01 20:11 #

    근데 은근히 캐쥬얼한 디자인을 한 게임이 하드코어한 경우가 많더라고요.
  • 로그온티어 2019/05/01 21:04 #

    ...이런걸 화전양면전술이라 하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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