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취업이 안되는 이유는 다이스갓 때문이야 게이머의 신조



많은 시간이 나에게 주어졌고, 안정적인 삶이 이어지자 나는 이제서야 아이디어를 하나씩 긁어모으고, 뭔가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정작 내가 뭔가를 할 때는, 지금처럼 머리가 열려있지 않았다. 이전에 게임을 만들 땐 '잘 만들어야지', '평가가 좋아야 하는데', '뭔가 놀라운 게 필요한데'라는 압박이 심했다. 그런 작품이 나와야 다들 나름 내세울 수 있는 커리어를 갖게 되는 셈이고, 이걸로 자기 어필이 가능해지니까.

모든 것이 끝난 후에 압박을 풀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나서야 명확하게 보였고,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경계를 볼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누군지에 대해 알게 되었고, 내 스타일과 방향도 찾을 수 있었다. 1년 새에 좋은 아이디어들을 많이 챙겨뒀다. 나름대로 게임에 대해 계속 연구할 수 있게 되었고, 이전과는 다른 활기와 가능성을 찾아나갔다.

그런 것 같아. 회사에서는 일정이 주어져 있기에 제한된 시간 대비 건설적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데 사람의 머리가 늘 포텐을 터뜨리는 것도 아니다. 뭔가 주사위 굴리듯 컨디션이 랜덤하다. 그런 생각에서 출발하니 아래와 같은 이론이 나왔다 (...)

풀어보자면,







모든 이들에겐 베이스 스탯이 있는데, 지능 점수는 날마다 보너스 스탯이 붙는다. 오늘은 지력이 2고, 내일은 8이고 하는 식으로. 베이스 스탯이 18이라면 오늘 아침에 주사위 굴렸더니 보너스가 4다. 그럼 오늘 하루는 22만큼의 지력을 발산하는 거다.

허나 그대로 가느냐? 그게 아니다. 패널티가 있다. 잠을 충분히 자고 났을 경우 이 보너스스탯을 충분히 받지만, 깨어난 후로 1시간마다 0.5~2퍼센트씩 전체 지능이 감소하는 페널티가 주어진다. 즉, 위 말대로 오늘은 22 지능스탯으로 하루를 시작해도 하룻동안 잠을 자지 않으면 결국 조만간 12 지능스탯으로 버티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될 거다. 그리고, 패널티 퍼센티지 때문에 전체 지능의 80퍼센트가 먹히는 상황이 되면 뇌는 자진하여 잠을 청하게 된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거나 칭찬으로 기분이 좋거나 등으로 페널티에 저항하는 버프를 줄 수 있지만, 것은 순간이고 자주 써먹을 경우 오히려 내성이 생겨서 버프효과가 줄어든다. 이럴 때, 새로운 바람이 필요한데 새로운 바람이 또한 내성이 생겨서 버프효과가 지속적으로 줄어들 경우 우울이 발생한다. 우울에 걸리면 지능을 감소시키는 만성 페널티가 추가로 주어진다.

지능이 높다고 또 뭔가 되는 것도 아니다. 계속 뭔가를 수행할 때마다 뇌는 아이디어를 짜내기 위해 확률을 돌린다. 정답이 나올 확률은 지능 수치에 따라 달라진다. 높으면, 확률도 높은 거고, 낮으면, 확률도 낮은 거고. 완벽한 아이디어는 없지만, 확률이 좋으면 좋은 아이디어에 속하는 아이디어가 불쑥 올라오고, 낮으면 좋은 아이디어에서 거리가 먼 아이디어가 불쑥 올라온다.






근데 여기까지가 아니다. 다음으로 지혜가 있다. 지혜는 지능과 다르다. 지능은 뇌의 연산 능력에 속하기에 논리적이지만 지혜는 내적인 정치능력에 속한다. 카리스마는 외적인 정치능력이다.

지혜는 지능과 다르다. 베이스 스탯이 있고, 매 케이스 마다 보너스 스탯이 나타난다. 허나 현재의 스트레스 상황에 따라 페널티 퍼센트를 받기에, 만성 스트레스가 있다면 지혜가 낮을 수 밖에 없다. 업무능력은 좋은데 남에게 쉽게 화를 내거나 자기 통제가 어려운 사람들이 지능이 높으나 지혜가 낮은 사례에 속한다. 혹은 만성 스트레스로 지혜를 감소시키는 페널티가 지나치게 크기 때문에 제대로 된 사고를 못하는 경우.

따라서 지능이 아이디어를 내면 지혜가 그걸 써먹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지혜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으면 판단이 잘못 서게 된다. 그러니까, 아이디어를 활용하지 못한다. 심지어 홧김에 찢는 경우가 생긴다. 지혜가 낮으면 오만해지거나 심각하게 불안해져서 아이디어를 남에게 힘있게 설득하는 걸 못한다. 이걸 잘 활용해야지라는 생각이 안 선다. 이쯤 되면 정신에 속하는 스탯이라고 해야 하나.

지혜도 높다면, 이제 이 아이디어를 남에게 설득해야지. 그건 카리스마가 담당한다. 카리스마는 외모 보너스를 받는다. 외모가 높다면 지능과 지혜가 낮아도 설득되는 경우가 있다. 허나 지혜가 지나치게 높을 경우 지혜의 30퍼센트가 카리스마 스탯에 보너스를 주는 경우가 있다. 혹은 개인의 언행... 정치 포지션에 따라 형성되는 이미지가 타인에게 적중할 경우 그 타인에게 설득시에 카리스마 보너스가 붙는다. 감소하기도 한다. 카리스마에 대한 어드벤티지는 캐릭터 자신의 이미지에 따른다. 즉, 카리스마나 외모가 선천적으로 낮아 카리스마가 낮은 개인이라도 자신의 행보에 긍정하는 사람에게는 높은 카리스마 보너스를 동반한 설득이 가능하다.

카리스마로 인해 상대방의 신뢰를 얻었더라도, 상대방이 답을 이해해야 설득이 진정으로 이뤄지는 것. 그러나 문제는 그 답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방의 지능과 지혜 스탯에 달려있단 거다. 만일 상대방이 지나친 스트레스와 그냥의 컨디션에 의해 지능과 지혜에 문제가 생긴 때라면? "그럼 당신 말이 좋아보이긴 한데, 나는 이대로 가야 하면 안될 것 같아요." 라는 이상한 소리가 타인의 입에서 나온다.

그럼 설득은 실패하는 거지. 좋은 아이디어를 내도 도중에 무산되는 거다.








개인의 베이스 스탯의 문제 (외모라던가, 외모라던가.) 도 문제지만, 정치적 상황과 수면 상태와 스트레스 상태도 중요하단 것. 자기 관리를 꾸준히 하면 되지 않나? 라고 할 수 있지만, 상사가 계속 갈구고 한정된 시간내에 일을 해내야 해서 지혜가 낮아지고 야간작업으로 수면질도 낮아진 상태에서 자기관리가 철저해질 리 만무하다.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선천적으로 지혜 수치가 높은 거지, 대다수는 그렇지 않다.

그럼 이 말은 블랙 회사를 나가라! 라는 글이 되는가? 그건 아니다.

사람이 지혜와 지능 스탯이 높아도 그걸 실현할 수 있는 곳이 있어야지. 그리고 회사가서 면접을 보면 다들 모종의 이유로 지혜와 지능이 떨어져 있는 상태잖아? 설득될 리 만무하다. 내가 취업이 안되는 이유는 다이스갓과 스트레스가 축적되는 회사와 사회, 못난 개인들의 압박 탓이다.










PS1.
...여기가 이글루스라서 노파심에 쓰는데,
진짜로 내가 이걸 진지하게 논하고 있다고 생각되거나
이걸 진지하게 받아들일 블랙야크 없겠제

PS2.
그냥 시간때우려고 쓴 글인데 제목 쓰고 나니
저걸로 양산형 라노베나 쓰고 싶어졌다

덧글

  • 주사위 2019/05/28 21:46 #

    저게 사실이라면 왠종일 굴려지는 인생을 살고 싶어서 만든 닉네임이 되버린다고요! 안됩니다!!!
  • 로그온티어 2019/05/28 23:41 #

    앗... 아앗 님 닉네임....
    근데 그래도 만사를 판가름하는 신이 되니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를 굴리사 만사를 형통하게 하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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