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인간 하카이다 └ 액션/슈팅





초코송이에 케미컬X를 들이부으며 터미네이터로 마개조된 놈이 멀쩡한 마을에 가서 분탕질 친다는 내용의 영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건슈팅+어드벤쳐 게임. 원작이 키카이다라고는 하지만 키카이다 배경은 몰라도 됩니다. 그걸 알아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건 또 아니니까요. 특촬물이 배경과 주인공의 비애를 위한 것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냥 간지나는 특촬액션과 영웅물로서의 약간의 사색을 보는 맛에 보는 거지. 어드벤쳐 파트는 4방향 그리드 방식으로만 움직일 수 있는 1인칭 던전크롤 방식을 썼으며, 게임 내 배경을 탐험하는 맛을 살렸고, 액션 파트는 건슈팅으로 채택. "이지오프뱅", 눈앞에서 더러움이 사라집니다 급의 가시적인 파괴감을 약속합니다.


슈팅조아요 정말조아요!

게임이 좋냐 나쁘냐는 나무위키가 잘 설명해주었으니 그거 보심이. 그냥 내내 어딘가 뭔가 빠진 느낌이 듭니다. 일단 컨셉도 의도도 이해는 가는데, 뭔가가 공회전 도는 느낌이 계속 들어서요. 주인공 간지와 파괴적 액션 하나로 게임성의 심오함과 공백을 때우기엔 그 빈 자리가 너무 크기도 하고.

그리고 마을 이름이 싼티나게 지저스 타운이 뭐냐. 뭔가 대충망한 듯한 배경이라 이름도 대충 막 지었구나. 스토리가 막장이고, 스토리가 별 중요하지 않긴 해도 배경이 되는 마을 이름을 잘 지었다면 느낌이 잘 살았을 겁니다. 보다 현학적인 문구로 치장했어야 했어요. 낙원이라던가 시타델이라던가 약속의땅 뭐 그딴 거 말이죠. 말이 그럴 싸하지 실은 내실이 엉성한 마을이라는 컨셉에도 부합됩니다. 이름은 그럴싸하고 현학적이라 고도의 무언가처럼 느껴지지만, 그 속으로 진입할 수록 망가져 있는 배경을 보여주는 것으로 부조리를 그럴싸하게 납득시킬 수 있었을 거라고요.

그러니까 각본가는 뭐했냐. 이게 각본이냐. 3번은 반려했어야 해요. 이건 2번만 반려된 각본입니다. 제가 디렉터라면 3번은 반려했을 겁니다. 삼고초려라고 3번은 반려해야 작가가 정신을 차리고 제대로 쓰거든요. 믿으면 골룸

멀쩡해보이는 마을이 사실 군데군데 결함이 있고 그 결함 숨기려고 정신승리나 하는 데라서 진정한 유토피아나 평화지대는 아닙니다. 그러니 주인공은 분탕질치는 악당에서 다크히어로로 승격되는 감이 있습니다. 정당화는 되는 셈이죠. 그때 당시에 액션 팬들이 열광할 만한 비주얼을 집합시켰는데, 남자라면 껌뻑 죽을 누가 올블랙패션에 산탄총을 들었고, 주인공이 과묵합니다. 네, 터미네이터죠. 90년대 중후반까지는 터미네이터가 짱먹었잖습니까. 그러니 누가 그걸 안 따라하고 배기겠어요.













허나 지금 시점에도 괄목할 만한 부분이 있습니다. 지저스타운이 굉장히 선의 극에 달해있지만 실은 타락한 지점이 있는 마을이란 점이요. 우리가 정의다! 라고 하지만 실은 비뚤어진 정의인, 마치 오늘날의 PC를 보는 것 같습니다. 그 밑에서 지옥을 경험하는 마을 사람들은 덤이고요.

생각해보면 그래요. 정의감이 투철한 곳은 말 그대로, 여러가지를 거른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렇기에 자유와 정의는 반대말입니다. 정의가 높으면 어떤 일에 관해서 분류를 해야 할 일들이 많아지는데, 그 과정에서 행동의 자유가 억압되거든요. 중독과 표현의 자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개인에겐 남을 모욕할 자유가 있고, (동시에 모욕받을) 개인은 주체를 가진 인간으로서 스스로를 파괴할 권리가 있습니다. 허나 정부나 사회가 그러지 말라고 어떤 논리로 개인을 가로 막을 때, 정의는 실현되지만 자유는 억압됩니다. 자유와 정의는 반대입니다. 정의는 진보적이지 않아요. 즉, 정의가 센 사회라고 본다면 그것은 무언가가 이 곳을 지배하고 있다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정의를 실천해야 하기 위해서는 선을 만들고 선을 지키도록 사람들을 유도해야 하기 때문에 정의의 극을 유지하려면 사람들을 통제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 과정에서 지배는 일어납니다. 단지 그 지배에 사람들이 납득하냐 아니냐에 따라서 나쁜 지배와 착한 지배가 나뉠 뿐이죠.

어떠한 회의나 고민없이 무조건 정의를 부르짖다 보면 이 사회는 지저스타운과 같은 광기로 물들어가게 될 겁니다. 하카이다는 여기서 진보의 극단에 서있는 개인이고요. 그가 지저스타운에 삿대질을 하며 사보타주를 하는 이유는 그가 마냥 조커마냥 혼란을 좋아해서가 아닙니다. 정의가 극에 달할 때 조여지는 인권과 정의 뜻에 따른 모순이 싫은 거죠. 지나친 정의로 인해 나머지를 무시해도 된다는 생각으로 가득찬 타운의 인조 신들을 보세요. 이게 마을이냐

근데 감독 양반, 이게 게임이냐









PS.
하카이다랑 미래닌자경운기인외전 보고 싶은데
볼 수 있는 데가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