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임리스트 4 - 데스피리아, 세가가가, 베르세르크, 타임스토커스, 캐리어, 블루스팅거, 치비로보, 미션임파서블 게이머의 신조



이번엔 하나 빼고 다 드림캐스트 게임.








세가가가 (DC)

세가 최후의 자학의 시. 드림캐스트로 무너져 가는 세가의 자가당착과 마지막 광기, 똥꼬쇼를 볼 수 있습니다. 초차원게임넵튠 시리즈의의 원천이기도 할 겁니다. 아마도. 사장(아마도)에 의해 고용된 주인공은 개발실에 가서 개발자들이 올바른 게임을 만들도록 채찍질 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허나 문제는 그 개발실이 오랜 개발로 인해 찌들어 있고 광기에 휩싸여 있단 게 문제입니다. 특히, 패배주의에 휘말린 상태라 더욱 더 큰 광기에 휘말려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센스 자체도 광기가 넘치는데, 도심 한 가운데 마계의 탑도 아니고 세가 탑(...)이 좆나 그로테스크한 모양새로 서 있는 모양새로 나오거든요. 안에서 게임CD 만드는데 굽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하고. 그게 CD를 굽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그 굽는 게 아니라 진짜 열판에 굽는 장면이 나옵니다. 으앜.

범접할 수 없는 망조의 기운
게임을 플레이하다보면 정제된, 그래서 더 아스트랄한 광기와 마주하게 됩니다. 다시 쓰지만, 이것은 세가 최후의 자학의 시, 즉, 똥꼬쇼입니다. 그래서 게임 자체는 별 거 없지만, (JRPG의 그 것) 그 포인트가 세가가가의 가치를 살립니다. 생각해보면, 드림캐스트와 세가가 밀어준 게임들이 취지는 좋았어요. 드림캐스트로 별난 실험적인 게임들이 많이 나왔으니까요. 드림캐스트의 종말의 끝에 별남의 끝을 보여주는 본 게임이 나타난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이런 걸 보면 세가는 확실히 실험적인 게임을 좋아했던 회사였던 것 같은데, 트렌드를 잘못 탔던 겁니다. 지금이라면 힙하다고 사람들이 열광했을 텐데 말이죠. 시기 잘못 타서 저렇게 되버린 게 심히 안타까울 정도에요.

저 시기를 겪은 지금 세가 사람들이 저 게임을 플레이하며 당시 얘기나 지금 감회를 이야기하는 걸 잠깐이라도 보고 싶네요. 가혹한 발상이긴 하지만, 그래도 재밌잖아요. 오랜 시간이 흐른지라 지금이라면 말할 수 있는 뭔가가 있을 지도.

메인 캐릭터들은 귀엽습니다. 메인 캐릭터만. 쇼타! 로리! 망가! 에요. 마치 이것은 개발자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본 게임은 끔찍한 장면과 가혹행위 묘사(AKA 개발환경)를 담고 있습니다. 정신이 피폐해지실 테니, 대신에 귀여운 쇼타로리를 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느낌. 근데 어째 그 발상도 어쨰 무섭고 끔찍하게 느껴지네요.









데스피리아 (DC) - Despiria

지금은 페르소나 시리즈가 이미지 쇄신을 많이 시켜준 상태지만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아틀라스, 이 인간들이 제정신이 아니라는 걸요. 그들이 가장 어두웠을 때 무슨 짓을 했는 가를 기억하세요. 그리고 그들이 얼마나 깊은 어둠의 심연과 광기를 지니고 있는 가를 알아야 합니다. 데스피리아는 솔직히 제가 본 것 중에 가장 그로테스크하고 디스터빙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JRPG입니다. 린다큐브와 문RPG, 기존의 진여신전생 시리즈 그 이상으로요.

그로테스트의 미학을 아는 오늘날, 이 게임을 리마스터하면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렇게 되면 더 많은 게이머들이 본 게임을 플레이해보고 자다가 오줌을 싸게 되겠지요. 아틀라스도 아싸에서 벗어나 일코의 맛을 즐기고 있으니 상관없는데, 문제는, 아틀라스가 일코의 맛을 잃어버리면 어떻게 될까? 라는 가정에서 시작합니다. 우리의 관심이 멀어지면 아틀라스 이 녀석들은 더이상 일코할 가치를 못 느껴서, 끝내 검은 속내를 세상에 드러내고 말 겁니다. 데스피리아라는, 깊고 어두운 심연을 드러내고 말거에요. 그렇게 되면 게이머들은 그 광기에 휩싸여 미친 나머지... 밤에 자다가 오줌싸는 거죠, 뭐.






타임스토커스(DC)

당시 북미에서 평이 좋지 않았는데, 평이 좋지 않은 이유는 대체로 본 게임이 경험치를 리셋하고 던전이 랜덤하게 구성된다는 점에서 불편을 느꼈기 때문이었습니다. 타임스토커스는 풍래의시렌을 모티브로 한 게임인데 북미 유저와 평론가들은 본 게임을 파이널판타지 스타일의 게임으로 봤기 때문에 시점의 차이에서 나온 걸맞지 않은 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허나, 본 게임의 진짜 문제점은 개연성에 있습니다. 고블린이 화염공격이 안 먹힙니다. 왜 인가요? 그 고블린들이 많이 나오는 던전의 보스는 화염공격이 먹힙니다. 왜인가요? 보통은 스테이지에서 무언가를 학습한 후에, 그 학습한 무언가로 보스를 잡도록 던전을 디자인 하잖아요. 그게 정석이니까요.

먼저 치면 선공격제도 없습니다. 허나, 공격한 위치, 그 자리에서 바로 턴제전략 게임으로 변하는 게 인상깊습니다. 근데, 그리드가 보이지만 절대 SRPG 방식이 아닙니다. 위저드리처럼 후방전방 위치 개념만 있을 뿐이죠. 예를 들어, 한칸 더 긴, 리치(Reach)가 긴 공격을 하려면 Thrust 공격을 해야 합니다. 그정도의 전략, 딱 그 정도.

세이브는 주인공의 집사인 mutters (그 젖소인간)에게 가야 할 수 있습니다. 왜죠? 보통 RPG에서는 세이브포인트가 있거나 아니면 침대나 책이나 Inn(여관)에서 하잖아요? 왜 하필 젖소인간입니까?

마을을 돌아다니다 보면 갑자기 어딘가에서 이동가능한 지역이 쿵하고 떨어집니다. 그리고, 아직 궁금하지 않은 캐릭터의 과거이야기가 펼쳐지기도 합니다. 3D모델과 일러스트가 보여주는 캐릭터의 성격이 달라서, (3D폴리곤모델의 표정은 화나있는데, 일러스트는 시니컬한 표정.) 캐릭터의 성격을 유추하기 어렵습니다.

이처럼, 게임은 긍정적으로 보지만 그 전반을 구성하는 개연성이 매우 흐트러져 있습니다. 허나 기존의 RPG들도 이해하거나 넘어가기쉬웠을 뿐이지 구체적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이처럼 개연성이 없는 경우가 꽤 많았습니다. 생각해보면 큰 문제에요. 오랫동안 게임의 역사가 흘렀는데, 과거에 시스템 제약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개연성 부족의 설정을 오마주랍시고 담습하고 있는 게 문제인 겁니다. 이것이 진입장벽을 만들고, 게임뇌를 만들고, 게임을 시작할 때 내가 잘 모르는 장르에 대해서 학습하지 않았다면 그 게임 자체를 이해할 수 없는 경우도 생기니까요. 본 작품에서 풍래의 시렌 (어찌 보면 일본 내수용 게임이었떤)을 잘 모르는 해외 리뷰어들이 내놓았던 부정적 평처럼요. 어떤 게임을 하기 전에 타 게임을 플레이함으로서 전개를 학습해야 하는 게임이 옳은 건지 아닌 지는 지금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Blue Stinger (DC)
[바이오하자드]가 남긴 유산 중 하나는 바로 엉성한 스크립트입니다. 바이오하자드는 과도하게 비틀린 B급적 대사를 가지고 있었고 그게 컬트적 인기를 만들어냈죠. 허나 이걸 가지고 굳이 유산이라고 말한 이유는, 이후 비슷한 류의 게임들이 엉성한 스크립트를 억지로 써서 내보내는 만행을 저질렀기 때문입니다. 일부러 망가뜨리거나 멍청한 스토리라도 방관했던 거죠. 바이오하자드와 비슷해보이는 본 게임에도 그런 대사가 많습니다. 실로, 바이오하자드처럼 서바이벌호러를 겨냥했다기 보다는 판타지 분위기의 액션게임을 살짝 호러블하게 만든 게임일 뿐이기에 바이오하자드 스럽다고 쓰기엔 미묘한 감이 있지만요.

스토리는 나쁘지만, 아류작들 치곤 액션성은 나쁘지 않습니다. 주먹질이나 레슬링기술로 괴물을 때려잡을 수 있고, 네일건이나 보우 건등, 괴물 때려잡을 무기도 보다 다양하니까요. 이펙트는 철권2에서나 나올 법한 그 이펙트긴 하더라도 그래도 나름 타격감을 신경썼다는 느낌이 납니다. 너무 발로 만든 스토리와 깜빡이 안켜고 뛰어드는 이벤트들을 스킵못해서 그렇죠.







Carrier (DC)

어찌보면 당시로선 고성능의 그래픽으로 풀폴리곤으로 맛볼 수 있던 바이오하자드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게임 자체는 바이오하자드스럽지만 풀 폴리곤에 오토타게팅도 되는 바이오하자드. 타격감도, 사격 전략도 괜찮습니다. 크리티컬이 터지면 머리는 터지고, 위아래로 조준점을 컨트롤 할 수 있어서 거리와 사격포인트를 잡는 전략도 쓸 수 있어요.

하지만 문제는 시점. 1인칭 시점 스캔을 통해 정면을 바라보며 위협포인트를 빠르게 인지할 수 있으나, 게임이 고정시점이라서 시야를 제한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바이오하자드도 그랬지만, 그건 사실 시스템 제약 때문에 그렇게 만들 수 밖에 없던거고, '캐리어' 쯤 되면 굳이 그렇게 고정시점으로 만들지 않았어도 되었습니다. 허나 그냥 문제점을 그대로 담습해버린 거죠.

어떤 사람들은 고정 시점으로 인해 앞을 볼 수 없으니 호러감과 특유의 하드코어한 감각이 산다고 말하더라고요. 허나 좀 이상하잖아요. 적이 나오는 장소를 억지로 못 보게 틀어놓고 알아서 맞추라는 식으로 만들면 당연히 난이도가 높아지지만, 그게 공정한 난이도라고 말하긴 어렵잖아요. 대다수는 시점 거지같네 하고 그만뒀을 겁니다.










치비-로보! (DC)



명작 액션어드벤쳐 중 하나. 유니크하진 않습니다. 그래보이긴 하지만, 그래봐야 맵 돌아다니며 할 일 찾아 하는 류의 게임에서 벗어나진 못하니까요. 허나 치비-로보라는 캐릭터성과 그를 떠받들어주는 귀여운 세계관이 이런 장르의 뻔함의 느끼함을 날려줍니다.

치비로보가 타일 위를 걸을 때는 실로폰 사운드로 변경한 것 처럼, 치비로보의 모든 걷기 사운드는 리얼리스틱하다기 보단 캐주얼히 세공한 사운드로 들려집니다. 덕분에 게임 자체는 동화같은 느낌이 강합니다. 치비로보의 캐릭터성을 위해 애니메이션부터 기능까지 세심하게 디렉팅한 게 눈에 보입니다. 이 녀석들은 안 거에요, 3인칭 게임 디자인에서 캐릭터 디렉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그 캐릭터의 내면과 역사를보여주는 컷신과 스토리가 아니라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을.



직접 보세요. 모든 애니메이션이 귀엽고 상상력 넘칩니다. 만일 제게 아이가 있다면 저는 다른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보다 본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권유하고 싶을 정도에요. (영상이 심각할 정도로 기니까 첨부터 끝까지 보는 것 보단, 중반부터 대충 아무 장면이나 넘기면서 보시는 걸 권장합니다.)

유한한 배터리와 충전 시스템은 제한시간의 개념과도 같습니다. 이런 게임 특성상, 독이 될 수 있는 시스템이긴 한데요. 왜냐하면 더 널리 탐험하고 싶은 유저들은 탐험에 제약이 걸리는 걸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살아남는 스타일의 게이머와 탐험하는 스타일의 게이머의 성질은 다르거든요. 두 장르의 소화력을 가진 게이머는 있어도 (본인) 그게 아닌 게이머들이 많습니다.

그래도 충전시스템 아니면 치비로보의 마지막 개성도 없었을 거라는 게 참으로 계륵한 겁니다.












미션임파서블 (PS1)

미션이 임파서블 하면 누굴 불러야 할까요? 이단 헌트죠! 괴랄한 게, 옛 노인들이라면 미션 임파서블 팀을 떠올렸을 겁니다. 만일 드라마를 기억하시는 옛노인들을 위한 게임이었다면 본 게임은 팀플레이 작전이 위주인 게임이 되었을 거에요. 전에 포스팅했던 I SPY처럼 더 클루! 와 레인보우 식스에 시스템 모티브를 둔 게임이 되었을 겁니다. 허나 그러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90년대 후반의 사람들은 이단 헌트가 다 해먹는 이단 헌트 쑈쑈쑈를 보고 있었거든요.

그런고로 본 게임에서 유저는 이단헌트가 다 해먹는 걸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게임 자체는 액션어드벤쳐에서, 특정한 공략법을 따르는 어드벤쳐의 공식에 맞춰져 있는 게임이 되었고요. 그게 답니다.










캐논 스파이크! (DC)

탑뷰 슈팅 게임이며, 정공법으로 밀어붙인 듯한 스타일이 인상적인 게임입니다. 캡콤과 사이쿄의 공동개발하에 이뤄진 게임인데, 그래서인지 캡콤이 바이오하자드와 스트라이더를 만들었을 때의 노하우와 사이쿄가 전국블레이드를 만들었을때의 노하우가 결합되어 있습니다. 액션 명가와 슈팅 명가가 내세운 액션의 정석이라고 해야 할까요. 게임 진행 자체는 스크라이크2처럼 어딘가 중심을 못잡고 정신없기만 한 편이지만, 액션이 부족함이 없음에는 이견이 없을 겁니다.

캐릭터의 기능은 4개가 있습니다. 근거리 강공격. 근거리 약공격. 원거리 강공격, 원거리 약공격, 필살기. 각 공격의 장점과 약점을 기억하고 적재적소에 써먹어야 하는 게 특징입니다. 대체로 근거리는 슈팅게임에서는 위험한 공격이니 만큼 데미지가 큽니다. 당연한 소리죠! 허나 이런 기본적인 것도 못 지키는 게임들도 있어서... 그래서 액션 명가를 찾는 겁니다. 뻘짓은 하지 않거든요. 예? 록맨대쉬3요? 전 그 기억이 잘 안ㄴ....

록맨의 참전이 인상적이기도 한데, 정작 잘 써먹지는 못했다는 느낌. 록맨의 연사 공격을 보고 있노라면, 록맨이 아니라 연사력이 좋았던 엑셀이 결합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 나거든요. 록맨의 변신속성은 시스템과 밸런스의 이유로 아예 구현이 안 되어 있기도 하고 말이죠 (...) 이럴 거면 차라리 스트라이더를 참전시키지 그랬냐.

...근데 이 짤 지금 보니 묘하게 아스트랄하네요








베르세르크 (DC)

대시와 방어, 순간의 아이템을 잘 써야 하는 핵앤슬래시. 콘솔 지향 게임이나 스테이지를 돌파하고 스테이지 중반에 아이템을 아껴서 중요한 때 써야 하는 아케이드 스타일입니다. 게임 자체가 직선형이기도 하고요.

독특한 점이라면 검을 쓰기 까다로운 공간이 있단 겁니다. 공간이 좁으면 검보다는 주먹을 쓰는 게 좋습니다. 주먹이 턱없이 힘이 약하지만, 좁은 공간에서 검을 쓰면 검이 튕겨서 콤보공격을 낼 수 없으니까요. 독특한 시스템과 디자인이고 리얼리스틱하긴 하지만 시원함이 없다는 것도 인정해야 할 겁니다.

덧글

  • 무명병사 2019/06/15 12:33 #

    세가는 언제나 그 작당을 했고 앞으로도 그 작당을 할 겁니다. 예전에는 오오 병신같지만 멋있다고 했으나 이젠 그냥 병신들로만 보입니다. 트렌드를 읽었다고 보지는 않아요. 그냥 지들 멋대로 하다가 어쩌다 들어맞은 게 히트를 쳤을 뿐이죠. 이제와서 드는 생각인데, 저 동네는 단 한번도 사람들이 뭘 원하는지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버추얼온 살려달랬더니 금서목록하고 섞지를 않나, 소닉을 무슨 크리처로 만들지를 않나 다른 사람들 다 놔두고 쿠보를 불러오지를 않나.
  • 로그온티어 2019/06/15 18:29 #

    제 생각에는요, 실패 이후에 광기가 더 심해진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니까 어느정도 제정신이 있었는데, 드캐 실패 이후엔 그 마저도 잃어버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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