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와 선택 └ 일상의발견



저는 언제나 작품 시점을 현대나 현대 비스무리한 시점으로 그리려고 노력하곤 했습니다. 어반판타지나 현대물이지만 현대 시점에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는 컨셉을 정말 좋아했거든요. 허나 그걸 그리려면 보통보다 많은 자료조사가 필요합니다. 특히, 현재를 보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경제, 군사지식, 인권, 사회적인식, 안보, 외교, 해외소식, 사건사고, 대중의 관심사 등등을 조사하는 게 좋죠.

그래서 계속 찾아보고는 있습니다만 어느새부턴가 참 묘하더라 이거에요.

그러니까 예전에, 제가 어떤 현대판타지 물을 만드려고 조사했는데 그게 거진 안보내용이었거든요. 당시엔 조사한다고 그런 걸 하나하나적어서 포스트잇으로 벽에 붙여놓고 작업하고 있는데 그걸 유심히 보던 동생이 이러는 겁니다. "형 간첩이었어?" 물론 동생의 농담입니다만 그 말이 아직도 (심장에 꽂혀) 기억나네요.

어떤 문제가 되는 대상을 수사할 때, 그 사람의 기록이란 기록은 죄다 뽑게 되는데, 그때 그 사람의 검색 기록도 뽑아봅니다. 만일, 정말 만일이요. 제가 테러리스트로 오인 받거나 간첩으로 오인받는다 생각해봅시다. 그래서 저를 프로파일링하려고 군경수사기관에서 제 검색기록을 뽑아보겠죠. 근데 제 마지막 검색기록들이, 군체계, 테러, 사건사고, 보안문제, 취약점 등등인 거에요.

미친, 제가 그럴 사람이 아니더라도
그걸 가지고 프레임 잘 짜면 전 한방에 골로 가는 겁니다.

물론 지금은 그럴 일 없으니까 재미삼아 던지는 소리입니다만, 매카시즘 비스무리가 아직도 사회에 묘하게 존재하는 가운데 제가 그런 오해에 휘말리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최근에도 오인사건이 많이 일어났었으니까요. 그리고 사회에 일어나는 일은 매일마다 그 한계가 경신되고, 때로는 그런 미친일이 나에게 안 벌어지리라는 보장이 없을 때도 있습니다.

뭐 대충 그런거죠. 전 항상 그런 생각으로 세상을 삽니다. 자신에게 뭔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요. 사건 속 피해자들도 일이 터지기 전에는 자신에게 그 일이 터질 줄은 몰랐을 겁니다. 그렇기에 처음에는 뭔가 준비해야 한다고,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늘 그러면 다른 방향의 일이 터지더라고요.

그렇다고 "이런 오해나 누구에게 누명이 가는 사회가 한심하다" 그런 쪽으로 말하려는 건 아니에요. 당사자가 아닌 이상, 정황증거 가지고는, 정확한 사실을 정확히 판단하기란 어렵기 때문입니다. 단지 그게 두렵다고 미리 행동해봐야 어차피 앞날은 예측할 수 없는 거라면, 지금 선택을 잘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드는 거에요. 실종사고와 오인사고는 지금도 많이 벌어지고 있어요. 내일 아침 제가 사라질 수도, 이 글을 읽던 여러분 중 한 명이 사라질 수도 있죠. 혹은 아직도 이단신문 그런 게 남아있어서, 정부기관이 의문을 품던 사람을 납치해가는 만행이 여전히 일어날 수도 있는 거고요. (지금은 그런 일이 없다지만, 누가 자세히 알겠습니까. 전적이 없고, 지금엔 보는 눈이 많아 일어날 일이 드물다 하더라도, 제가 늘 말했듯이 사회엔 구멍이 꽤 많거든요.)

결국 지금 선택이 중요한 것 같아요. 어쩌면 여러분은 선택을 잘해왔기에 지금까지 잘 살아왔을 수도 있는 겁니다. 혹은 이미 망했다 하더라도, 그 순간에도 선택을 잘하면 씁쓸하더라도 좋게 넘어가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저는 이 글을 쓰기를 '선택'한 겁니다.

혹시 그런 일이 있을까봐서, 여러분들은 제가 무고하다는 사실을 믿어주십사하고 (...)
....

요즘 그것이 알고싶다를 너무 많이 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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