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고 싶은 것 방황하는 글짓기



비밀을 지닌 시골도시 (Town에 가까운),
인근에 존재하는 작은 시골마을까지.

절대 넘어가서는 안되고 아무도 넘어가지 못한 다리,
그 다리 너머에 기묘한 (청록색) 이파리 색을 가진 거대한 나무들이 즐비한 숲

마법사들이 종말을 연구하는 도서관,

정부의 눈을 피해 숨은 해커들이 IMF부도로 망한 회사 건물에 불법 점거하고 있고,

미스터리한 소음을 새벽2시25분마다 방출하는 공군기지

괴물이 등장한다고 알려진 폐공장과 그 인근에 위치한 수상한 연구소

초등학교, 중학교, 공업고등학교와, 대학

이중에 공업고등학교는 공군과의 협력하에 지하실에 변신로봇을 구비하고 있고

긴급상황시, 군청이 갈라지며 대공포 미사일이 튀어나온다

UFO가 자주 등장하는 언덕에 위치한 술집에는
외계인들이 술 마시러 온다
지구의 알코올 주조 능력은 우주에서 제일가기 때문

어떤 초등학교는 동상이 없는데, 밤마다 운동장을 활보했기 때문,
비밀 연구하던 게 거기 있던거라며 공군기지 측에서 수거해갔다.

중학교엔 전직 특수부대 체육교사가 있는데
얼마전 한 중학생을 스카웃했다, 초능력이 있다나 뭐라나

비밀이 많아 보이는 여고생은 작은 카드를 손에 돌리며 등교하고

마을 곳곳을 수리하는 용역직원들은
나무처럼 생겼고 흙을 퍼다 먹으며 말 수가 적다

인테리어를 담당하는 지업사 주인은 발명가라
매일마다 참신한(?) 인테리어 제품을 팔고

이곳 마을 지하에는 의문의 거대한 미궁이 존재하며,

마을에 유일하게 존재했던 편의점 앞에 다른 편의점이 생겼는데,
1호 편의점 주인은 나중에 생긴 2호 편의점 주인을 경계하나
둘은 서로 첫 눈에 반해버린다

수상한 일들이 마을에 연속해서 일어나지만 마을 사람들은 신경도 안 쓴다

그리고 이 평범한 마을에 지극히 평범한 남고생이 전학을 오게 된다










뭐 그런 내용.
귀찮아서 쓰다가 말거나, 맘에 안들어서 안 쓰고 말 때가 많다.

보통은 습작으로 짧게 치고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편인데, (소재와 짧은 질문 하나를 굵직히 던지는 것을 맘에 들어하기 때문에 장기전으로 끌고 가는데 애로사항이 많다.) 어떤 작품은 길게 쓰고 싶을 때가 많다. 이런 작품은 길게 쓰고 싶다. 다른 작품을 숱하게 내는 한편에, 어떤 연대기라고 할만한 것이 있는 작품을 쓰고 싶었다.

왜 작은 도시냐면, 그냥 어린 시절엔 여기서 자랐으니까. 그래서 작은 도시에 대한, 어두움과 황당함과 소소한 웃음들이 가득한 버라이어티한 작품을 쓰고 싶었다. 고층 빌딩이 존재하지 않는 곳엔 어디든 쉽게 올라갈 수 있고, 올라가면 반짝 열린 세상이 한 눈에 보였다. 오히려 고층 빌딩 하나가 있으면 그 빌딩 자체가 유니크하게 보였고, 묘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곤 했다. 작은 도시니까 어떤 가게는 잘 안되기 마련인데, 그래서 폐허가 된 곳이 많았고, 그런 곳은 상상력을 불러일으켰다.

내가 사는 지역은 군부대를 끼고 있는 곳이었고, 뒷산을 오르면 훈련용으로 파놓거나 비치해놓은 망루같은 것이 있었다. 되게 평범한 것이지만 그런 비밀 시설들을 볼 때마다 나는 산에 대한 상상력을 품곤 했다. 글에는 새벽 2시라고 썼지만 실은 오후 2시쯤마다 허공에 울리는 소리가 같은 게 있었다. 시골 마을로 넘어가면 시골 마을은 평범한데, 무언가 의문스러운 시설들이 가득했다. 가끔 이상한 괴물들과 현상을 보곤 했다. 난 늘 거기에 무언가가 있다고 믿었다.

공고만 있는 이유만 의외로 공고가 재밌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공업과니까 일반적인 인문계와는 다른 다양한 일들이 있었다. 기계들도 많고, 장치들도 많으며, 그 중에는 학생들을 통제하는 장치들도(?) 존재했다. 대학 진학하면서 대학이 시골에 존재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좀 로망도 없고 노잼이라 살짝 의문 (...)

외계인들이 오는 술집에 대한 아이디어는 술집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어서다. 사람들이 술만 들어가면 해괴한 소리를 하는데 늘 사람들이 술만 들어가면 외계인의 본성을 드러낸다고 생각했기 떄문. 어머니는 이를 가리켜서 사람들은 원래 외계인인데 지구 잠깐 들러서 살다가 가는 거라는 농담섞인 소릴 하곤 했다.

사람들이 이런 상황에 익숙해진다는 게 말이 안 되어 보이지만 내 눈엔 말이 되는 소리다. 익숙함이 무섭다고. 우리가 보는 일들과 만행, 관행들은 보두 익숙하기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아 보이지, 실제로는 황당한 것들도 꽤 많다. 그런데 익숙하니까, 오히려 익숙하지 않은 것들을 익숙하지 않아서 불쾌한 것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늘 '익숙함과 예외'가 주는 부조리에 대해 호기심을 갖곤 했다.

오히려 우리가 익숙하다고 생각되었던 것들이 익숙하지 않은 게 아닐까, 뭔가를 맹신하는 것이 우리들의 꽉막힌 습성을 드러내는 건 아닐까, 이럴 수도 있는데라는 생각이 이런 상상들을 만들어 내곤 했다.

실제로 내 삶은 예외성으로 가득했다. 전에도 포스팅 했지만. 그렇기에 예측하는 것이 필요한 일일까, 불필요한 일일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나는 예측할 수 없는 삶에서 평범함과 평범한 삶의 가치란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했다. 우리가 익숙하다고 생각하는 삶이 실은 평범하거나 안전치 않은 삶이었을 지 모른다, 단지 그렇게 믿고 있었을 뿐이지.

그렇다면 우리가 추구하는 평범한 일상이라는 과연 뭘까?
...가 내 평생의 질문이다.

물론 이미 답은 알고 있지만.




그러니까, 이게 쓰여진다면 그것은 말 그대로 내 인생의 총집합이라고 해야겠다.